"대만의 고객 유입 수준은 한국 사업 구축 당시 나타난 양상과 유사합니다. 우리는 대만 시장의 장기적인 잠재력에 대해 확신하고 있습니다."
5일(한국 시각) 김범석 쿠팡Inc 의장이 3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대만 사업의 성장세에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한국에서 로켓배송 신화를 썼던 초창기 모습이 대만에서 재현되고 있다며 상품군 확대와 자체 물류망 구축을 통해 성장을 가속화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쿠팡의 3분기 전체 매출은 12조8455억원으로 전년 대비 20.2% 성장했다. 성장의 핵심 동력은 '성장사업' 부문이었다. 대만, 파페치, 쿠팡이츠 등이 포함된 이 부문의 매출은 31% 증가했다. 이날 컨퍼런스콜에서도 대만 사업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다.
김 의장은 "대만은 이번 분기에도 전년 동기는 물론 직전 분기와 비교해서도 놀라운 매출 성장을 기록했다"며 "고객 경험 전반을 최고 수준으로 구축하는 데 집중한 결과 높은 신규 고객 유입률과 기존 고객 유지율로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대만의 성공적인 확장을 이끌 두가지 핵심 전략을 제시했다.
첫째는 '상품군 확대'다. 김 의장은 "쿠팡이 직접 상품을 매입해 배송하는 로켓배송(1P) 상품군 확대에 상당한 진전을 이루고 있다"며 "최근에는 외부 판매자들이 입점하는 마켓플레이스(3P) 사업도 시작해 상품군을 크게 늘려 소비자에게 매력적인 가치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둘째는 '자체 물류망 구축'이다. 김 의장은 상품이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마지막 단계인 '라스트마일' 물류망을 대만에 직접 구축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아직 초기 단계지만 지난 분기 인상적인 진전이 있었다"며 "자체 물류망을 통한 배송 비중이 크게 증가하면서 고객이 한국 쿠팡에서 기대하는 수준의 속도와 신뢰도에 한층 더 가까워질 기반을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성장의 이면에는 막대한 투자가 있었다. 3분기 성장사업 부문의 조정 에비타(EBITDA) 손실은 4047억원(2억9200만달러)으로, 아난드 CFO는 "대만에서 뚜렷이 나타나고 있는 성장 모멘텀을 지원하기 위해 투자를 늘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쿠팡은 앞서 올 한해 성장사업 부문에 9억~9억5000만달러(약 1조2900억~1조3700원)의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 전망한 바 있다. 아난드 CFO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대만을 중심으로 한 투자 손실액이 해당 범위의 상한선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러한 투자 수준은 각 사업의 잠재력에 대한 당사의 확신이 지속해서 높아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