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서울경찰청과 공조해 190억 규모의 주식 리딩방 사기행각을 벌인 캄보디아 거점 조직원 54명을 붙잡아 검찰에 넘겼다.
6일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5월 당국은 중국인과 한국인 등 500여명이 캄보디아에서 해외 유명 금융사를 사칭한 온라인 리딩방 사기를 준비하고 있다는 내부 조직원의 제보를 접수했다.
중국인 총책이 범행 시나리오를 만들면 조직은 한국어로 번역하는 번역조, 피해자를 유인하는 콜센터 상담조, 대포통장 및 조직원 모집책 등으로 작업을 세분화했다.
해당 조직은 SNS를 통해 무작위로 메시지를 전송하거나 주식 투자 관련 문자메시지를 발송했다. 이후 텔레그램 채팅방으로 피해자를 초대하며 유인하는 수법을 사용했다. 일정 기간 안부 인사 및 주식 시황정보를 제공하며 친밀감을 쌓은 뒤 가짜투자앱 설치를 유도해 투자금과 수수료 명목으로 금전을 탈취했다.
금감원은 내부 제보자를 통해 범행에 사용된 조직 내부 텔레그램 계정을 확보했다. 해당 계정으로 대화방에 접속해 범행 시나리오, 역할 분담, 피해자 유인 방식 등 증거를 수집했다. 또 조직원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확보해 사진, 성별, 생년월일 등 신원정보를 경찰에 공유했다. 이후 서울경찰청은 지난해 8월부터 지난달까지 주요 혐의자 신원을 특정해 54명을 범죄단체조직 등 관련 혐의로 검찰에 넘겼다.
금감원은 이번 조직원 검거에 기여한 내부 제보자에게 '불법금융 파파라치' 최우수 제보 포상금 1000만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금감원은 2016년 도입한 불법금융 파파라치 제도를 통해 지난해 말까지 총 16회에 걸쳐 7억5000만원 상당의 포상금을 지급했다.
금감원은 향후 불법 금융행위 제보 활성화를 위해 현재 최대 1000만원인 포상금액을 두 배 이상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불법금융행위 검거를 위해서는 국민의 적극적인 신고·제보가 중요해 포상금액을 대폭 상향할 계획"이라며 "앞으로도 경찰청 등 유관기관과 민생침해 금융범죄 척결을 위해 적극 공조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