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의 대규모 '로맨스 스캠' 조직 총책은 국내에서 조직폭력배로 활동한 1980년대생 한국인으로 파악됐다.
최근 KBS 보도에 따르면 캄보디아 한 유흥업소에서 범죄 조직을 총괄하는 인물인 A씨 모습이 포착됐다.
인터넷 사이트 '디지털교도소' 운영자는 총책 A씨에 대해 한국에서 조직폭력배였으며 사기 범죄를 간간이 저지른 경험이 있는 인물이라고 분석했다. 이후 지난해 초 캄보디아로 넘어가 중국인 등의 투자를 받아 1년 넘게 사기 조직을 운영했다.
대부분의 조직원은 인터넷으로 모집했는데, 빚이 많거나 국내에서 범죄를 저지르고 도피하려는 젊은 남성들이 주로 가담했다. A씨는 조직원들에게 마약 투약을 유도한 후 영상을 촬영했고, 조직을 나가려 하면 경찰에 증거 영상을 넘기겠다고 협박하기도 했다.
심지어 범죄 단지 내부엔 전기충격기 등 고문 도구를 배치해 놓고 조직원들을 감시했다. '디지털교도소' 운영자는 "초반에 일을 좀 못하면 전기 고문을 했다. 전기 충격기를 이용해 위협했다"고 전했다.
남성 조직원은 여성으로 가장해 피해자와 대화하며 돈을 뜯어냈는데, 피해자는 수십명에 달했고 피해액은 30억원에 달한다. 이 조직에 로맨스 스캠 피해를 본 한 남성은 "돈을 갚지 못한다는 죄책감이 커서 우울증에 걸렸고 지금도 약을 먹고 있다"고 고백했다.
해당 매체를 통해 제보를 접수받은 경찰은 지난 3월부터 추적을 이어갔고, 지난 15일 국내에 있는 공범 1명을 체포해 구속했다. 관련자들에 대한 압수수색도 진행했다. 경찰은 총책 A씨가 캄보디아에 남아 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총책과 조직원들 추적에 속도를 내고 있다.
또 캄보디아 범죄조직에 한국인을 넘긴 인신매매 등 혐의로 경찰 조사를 앞두고 있다는 30대 남성 김씨는 지난 20일 한 유튜브 채널과의 인터뷰에서 1명당 100달러에 가까운 수고비를 받았다고 털어놨다. 월수입은 적게는 500만원, 많게는 1000만원에 달한 적도 있다고 했다.
그는 2015년부터 2020년까지 5년간 운반책으로 활동하며 매달 3~4회씩 국내에서 총 1000명 이상을 캄보디아로 데려갔다고 실토했다. 김씨는 범죄에 가담한 계기에 대해 "여행을 갔다가 현지에서 조직을 알게 됐다. 저는 운반책일 뿐이었으며 감금·고문 사실은 전혀 몰랐다"면서 "범죄로 번 돈은 가상화폐 등에 탕진했다. 2020년 결혼하면서 범죄 조직을 나오게 됐고 현재 기초생활수급자로 지내고 있다"고 전했다.
김씨는 최근 캄보디아에서 한국인 대상 강력범죄가 이어지면서 뒤늦게 경찰 수사망에 올랐다. 출입국 기록을 확인하며 조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처음엔 경찰 연락을 무시했다. 그런데 너무 공론화된 상황이라 구속될 것 같다"며 "아내는 제 상황을 모른다. 지금 친정집이 가 있다. 도망갈 생각은 없고 가서 해결할 것"이라며 경찰 조사에 협조할 뜻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