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가 바이오시밀러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지배구조상 분리되는 게 골자인 인적분할을 단행했다. 이해 충돌 문제를 해소해 순수 CDMO(위탁개발생산)로 도약하기 위해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CDMO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증설 등의 투자도 병행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10월17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분할계획서 승인의 건을 통과시켰다. 신설회사 삼성에피스홀딩스를 설립하고 삼성바이오에피스를 편입시키는 게 핵심이다. 분할 비율은 삼성바이오로직스 65%, 삼성에피스홀딩스 35%다. 두 회사는 지난달 24일 각각 변경 상장 및 재상장되며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인적분할을 통해 고객사의 이해 상충 우려를 불식시켰다. 삼성바이오로직스에 CMO(위탁생산)를 맡기는 일부 제약사들은 핵심 기술이 바이오시밀러 사업을 영위하는 삼성바이오에피스로 유출될 것을 우려했다. 바이오시밀러는 바이오의약품 복제약을 의미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측은 "별도 법인인 삼성바이오에피스에 기술이 유출될 가능성은 없다"는 취지로 반복해서 설명했으나 고객사의 걱정은 여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인적분할에 성공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추가 고객사 유치에 주력할 방침이다. 글로벌 톱 20 제약사였던 기존 고객사 범주를 톱 40으로 확대하고 일본 등의 지역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달 기준 올해 누적 수주 5조5193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였던 지난해 연간 수주 금액(5조4035억원)을 경신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수주 확대에 대응할 수 있도록 캐파(CAPA·생산능력) 확대에도 몰두하는 중이다. 지난 4월 5공장 가동을 시작했고 최근 2공장에 1000리터 규모 바이오리액터를 추가 도입했다. 해당 증설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생산능력은 세계 최대 수준인 78만5000리터까지 늘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추가 증설을 통해 오는 2032년까지 132만5000리터 규모로 확대할 계획이다.
미국 사업도 본격화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최근 미국 GSK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설 인수 소식을 알렸다. 인수 금액은 2억8000만달러(약 4147억원) 규모로 내년 1분기 관련 절차가 마무리될 예정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인수하는 생산시설은 미국 메릴랜드주 바이오 클러스터 중심지에 위치한 총 6만리터 규모 원료의약품 생산공장이다. 임상 단계부터 상업 생산까지 다양한 규모의 항체의약품 생산을 지원할 수 있다.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는 미국 생산시설 인수 소식과 함께 "고객 지원과 바이오의약품 공급의 안정성을 강화하고 풍부한 경험을 갖춘 현지 인력과의 협업을 통해 경쟁력을 높여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