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를 드 골 전 프랑스 대통령이 1970년 11월9일 숨졌다. 향년 79세.
드 골은 프랑스 제18대 대통령이다. 국내에선 프랑스 파리 샤를 드골 국제 공항으로 친숙하다. 드골 전 대통령은 사후에도 여전히 이름이 회자되고 있는 인물이다.
샤를 드 골 전 대통령, 20세기 프랑스 역사를 대표하는 인물
드 골 전 대통령은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압제에서 프랑스를 해방시킨 영웅이다. 20세기 프랑스에서 가장 큰 발자취를 남긴 인물로 평가받는다. 그의 이름을 따 현재 프랑스 해군은 최신예 항공모함에 그의 이름을 붙여 샤를 드 골급 항공모함으로 명명했으며 파리 샤를 드 골 국제 공항도 그중 하나다.
드 골 전 대통령이 유명한 이유는 낙후된 프랑스의 사회보장제도를 정비했기 때문이다. 또 집권 당시 전 국민을 대상으로 투표권을 확대했으며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한 대체복무도 인정했다. 2차 세계 대전으로 혼란스러웠던 나라를 안정시킨 정치인으로도 유명하다.
특히 그가 활동했던 시기에는 프랑스 대표 산업인 우주항공산업이 본격적으로 발전했다. 콩코드 여객기, 에어버스 전신인 카라벨이 발전됐으며 자동차 산업도 이 시기에 자리 잡았다.
경제적 성장을 이루고 전후 국가 발전에 힘썼다는 평가도 있지만 드골 전 대통령에 대해 독재자로 인식하는 부정적 평가도 적지 않다. 드 골 전 대통령은 수세에 몰릴 때마다 재신임 투표를 통해 실질적 독재를 펼쳤다는 비판을 받았다. 자신이 주장한 법안과 자신의 재신임을 결합해 정책에 대한 비판을 피한 것은 민주주의 대원칙을 무시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후 법학계에선 대부분 국민투표에서 대통령 재신임을 결부시키는 것을 제한하고 있다.
아울러 프랑스 식민지였던 아프리카 콩고, 알제리 등에서 신식민주의 체제 프랑사프리크 정책을 펼쳐 옛 식민지국을 독립 후에도 예속시켰다는 비난도 받았다.
프랑스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샤를 드 골 전 대통령… 회고록 출판 후 사망
드 골 전 대통령은 사임 후 프랑스 콜롱베레되제글리즈 사저에서 칩거했다. 그는 칩거 중 회고록을 작성했고 출판 직후인 1970년 11월9일 급성 심근경색으로 사망했다.
생전 자신의 장례식에 대해 그는 "내 장례식은 콜롱베에서 치르고 가족과 마을 주민만 참석해달라"며 "정치인과 정부 관리는 오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특히 자신의 묘비에 이름과 출생 연도, 사망 연도만 적어달라고 유언을 남겼다. 유언에 따라 실제로 드 골 전 대통령 묘비에는 이름과 출생·사망 연도만 적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