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화군이 아동의 '놀 권리'를 행정적으로 구현한 참여형 놀이공간 '모두의 놀이터'를 개장했다고 17일 밝혔다.
봉화군에 따르면 군은 민선8기 들어 아동친화 환경 구축을 주요 공약으로 제시하며 제도 기반 확충에 나섰다.
군은 2022년 '아동친화도시 조성 조례' 제정, 아동참여위원회 구성, 전담부서 운영 등 체계를 갖추며 정책을 꾸준히 추진한 결과 지난 6월 경북에서 다섯 번째로 유니세프 아동친화도시 인증을 획득했다. 이번 '모두의 놀이터' 조성은 이러한 기반 위에서 만들어진 상징적 사업이다.
'모두의 놀이터'는 봉화읍 내성리 일원 4300평 부지에 총 30억원을 투입해 조성됐다. 이곳에는 어린이 놀이시설 14종을 비롯해 그늘막, 벤치, 둘레길 등 휴식공간과 화장실·주차장·터널조명 등 다양한 편의시설이 갖춰져 있다.
무엇보다 이 놀이터의 가장 큰 특징은 아동과 주민이 직접 설계 과정에 참여한 '참여형 놀이터'라는 점이다. 2023년 4월 열린 '어린이 디자이너 캠프'에서 초등학생 24명과 학부모들이 직접 놀이시설 아이디어를 제시하며 설계 방향에 참여했다.
아이들은 자신이 원하는 놀이 요소를 그림과 점토로 표현했고 주민들은 이를 실현 가능한 형태로 다듬어 초기 설계가 만들어졌다.이후 주민 디자인 공유회, 선호도 설문조사 등을 거쳐 2023년 8월 실시설계가 착수됐다.
시공 과정에서도 30명의 '어린이 감리단'이 공사 현장을 직접 살피고 시설물 점검에 참여하는 등 아동 의견이 실질적으로 반영됐다. 운영 단계에서도 지역 공동체의 참여가 이어진다.
봉화군은 봉화시니어클럽과 연계해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놀이활동가' 양성과정을 운영했고 이 중 14명이 아이들과 함께 놀아주며 안전을 돕는 '놀이터 선생님'으로 활동하게 된다. 놀이터가 단순한 시설을 넘어 세대가 함께 어울리는 마을 소통 공간으로 기능할 수 있는 구조가 마련된 셈이다.
봉화군 관계자는 "아이들이 상상한 놀이터를 어른들이 함께 완성하고 다시 함께 운영하는 주민 참여형 공간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아이들의 웃음이 끊이지 않는 아동친화도시 구현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