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이 국내에서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의 국내 생산에 본격 착수하며 국내 에너지 산업 생태계 강화에 나선다. 글로벌 시장에서 대세로 떠오른 LFP 배터리를 국내에서 직접 양산하는 기반을 마련함으로써 기술 경쟁력 확보와 공급망 자립에 속도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17일 LG에너지솔루션은 충청북도와 함께 오창 에너지플랜트에서 'ESS용 LFP 배터리 국내 생산 추진 기념 행사'를 열고 국내 에너지 산업 생태계 강화와 기술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말부터 생산라인 구축을 시작해 2027년 본격 가동에 돌입할 계획이다. 초기 생산 규모는 1GWh로 설정했으며 향후 시장 수요에 맞춰 단계적 증설도 검토한다. 소재·부품·장비(소부장) 등 국내 LFP 배터리 산업 생태계 발전을 위한 노력도 병행한다.
김형식 LG에너지솔루션 ESS전지사업부장 상무는 "오창 에너지플랜트는 LG에너지솔루션의 모든 제품 개발과 제조의 허브 역할을 하는 '마더 팩토리'(Mother Factory)"라며 "이 곳에서 ESS용 LFP 배터리를 생산하는 것은 국내 ESS 산업 생태계의 더 큰 도전과 도약을 위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비(非) 중국권 기업 중 유일하게 ESS용 LFP 배터리 양산 체계를 구축한 기업이다.
회사는 지난해 중국 난징 공장에서 ESS용 LFP 배터리 생산을 시작했고 지난 6월부터는 미국 미시간 공장에서도 양산을 개시했다. 이러한 생산 경험을 기반으로 글로벌 기업들과 대규모 ESS 프로젝트 계약을 확보해 지난 3분기(7~9월) 말 기준 약 120GWh에 이르는 수주 잔고를 보유하고 있다. 신규·기존 고객사들과의 추가 계약 논의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국내 ESS 산업 생태계 강화를 위해 이 같은 글로벌 양산 경험과 노하우를 오창 에너지플랜트에 그대로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아직 국내 양산 체계가 부족해 글로벌 공급망에 의존하고 있는 LFP 소재에 대해서도 충북도·국내 소부장 협력업체들과 공동 기술 개발, 단계적 공급망 구축 등 협력을 확대해 ESS 산업 생태계, 특히 LFP 배터리 생태계 발전을 지속 추진할 방침이다.
글로벌 ESS 시장에서 LFP 배터리는 '완전한 대세'로 자리 잡고 있다. 원가 경쟁력이 높고 발화 가능성과 화재 위험은 상대적으로 낮아 안전 ·가격 측면에서 ESS에 최적화된 배터리로 평가된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 등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ESS 시장의 약 90% 이상이 LFP 배터리를 기반으로 구축돼 있으며 향후 그 비중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LG에너지솔루션이 북미·유럽 지역에서 수주한 다수의 대형 ESS 프로젝트 역시 모두 LFP 기반으로 진행되었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의 LFP 제품은 UL9540A 기준을 충족하는 것은 물론 대형 화재 모의 시험을 통해 셀의 안전성을 입증했다. 전기저장시설 화재안전 기준(NFPC607) 시험 결과 열폭주 상황에서도 화염 없이 연기만 관찰되었고 인접 모듈로의 전이는 발생하지 않았다.
이러한 성과는 LFP 셀의 높은 품질 역량뿐 아니라 LG에너지솔루션이 자체 개발한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 기술과 모듈·팩 설계 기술이 결합된 결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