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가 한·미 합의에 대해 미국의 상선과 전투함 신규 건조를 비롯해 한국형 원자력 잠수함의 국내 건조 가능성에 관련 조선업계의 수혜를 기대했다. 지난 14일 이재명 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 후속 조인트 팩트시트(공동 설명자료) 합의안을 발표했고, 미국 조선업 재건 프로젝트(마스가·MASGA)에 한국 기업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란 전망이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은 이날 기준 전 거래일 대비 2.90% 오른 60만3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팩트시트 발표 당일인 14일 HD현대중공업은 3.17% 오른 58만6000원으로 마감했다. 한화오션도 1.47% 오른 13만1000원에 HD한국조선해양은 1.04% 오른 43만6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증권업계는 국내 조선업계에 대해 긍정 전망을 내놨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조선업에 대해 1500억달러를 투자 확정을 명기했다는 것은 미국의 마스가 의지를 재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라며 "한미간 선박의 건조뿐만 아니라 유지 및 창정비, 인력 개발 등 조선업 공급망 회복에서 관련 업계에게 기회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그는 "한국형 원잠 도입이 앞당겨질 수 있는데 HD현대미포 합병을 통해 선제적으로 방산 도크를 확충한 HD현대중공업을 비롯해 옥포조선소의 특수선 조선소를 2023년부터 증설해 온 한화오션이 혜택을 볼 것"이라 전망했다.
김용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2026년 들어 방산 부문의 진전과 마스가의 본격화로 주요 조선업체의 대미 투자가 가속화될 것 같다"면서 "이에 따른 수혜의 범위와 방향성이 구체화될 때마다 업종 전체에 대한 긍정적 투자 심리가 지속 반영될 것"이라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특히 AUKUS 사업으로 얽혀있는 호주도 주요 변수라고 봤다. 그는 "국내 원잠 건조 승인으로 해외 시장에도 개입 기회가 열릴 수 있다"며 "미국은 버지니아급 원잠의 납품과 MRO가 지연되고 있어 한국 조선업체들의 협력이 절실하다"고 분석했다.
이에 "버지니아급의 미 해군 공급이 밀린다면 AUKUS를 통한 공급 예정된 호주에 대한 원잠 인도도 지연될 것"이라면서 "이 상황에서 한국이 원잠 건조를 성공적으로 진행해 나간다면 호주 또한 국내 조선업체에게 협력을 요청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한편 이 대통령은 지난 14일 한국의 우라늄 농축 및 사용 후 핵연료 재처리 권한 확대와 함께 미국 선박과 함정의 국내 건조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그는 "미 해군 함정 건조도 대한민국 내에서 진행될 수 있도록 제도적 개선책을 모색하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