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법무부가 19일(현지시각) 공개한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 수사 기록 약 30만 쪽 중 일부에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사진이 여러 장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엡스타인은 2019년 미성년자 성매매·인신매매 혐의로 체포된 뒤 재판을 앞두고 구치소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번에 공개된 '엡스타인 문건'에는 엡스타인의 개인 제트기에서 한 여성이 클린턴의 무릎 위에 앉아 있는 모습과 엡스타인의 공범인 기슬레인 맥스웰과 수영장에 있는 모습, 온수 풀에 얼굴이 가려진 여성과 함께 있는 모습 등이 담긴 사진이 포함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관련 자료는 거의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법무부에 클린턴 전 대통령과 엡스타인의 관계를 수사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이에 일부 정치 평론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여론을 자신과 엡스타인과의 연관성에서 빌 클린턴 전 대통령으로 돌리려는 시도라고 분석했다.
토드 블랜치 법무차관은 이날 의회에 보낸 서한에서 "공개 자료 중 피해자 또는 피해자와 관련된 사람으로 식별된 이름이 1200명 이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추가 공개를 위해 다른 문건도 검토하고 있으며 약 2주가 걸릴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백악관도 성명을 통해 "수천 쪽의 문건을 공개하고 하원 감독위원회의 소환 요청에 협조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엡스타인의 민주당 관련인에 대한 추가 조사를 촉구한 건 트럼프 행정부가 피해자들을 위해 많은 일을 했다는 걸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미 의회는 엡스타인 수사 자료 공개를 위해 '엡스타인 문건 투명성 법'을 통과시킨 바 있다. 공개 대상에는 내부 서신·조사 자료·법원 기록 등이 포함됐다.
미 법무부는 지난 2월 일부 문건을 공개했으나 새로운 사실이 거의 담기지 않아 비판받았다. 이어 7월에는 피해자 사생활 보호와 법원 명령을 이유로 "엡스타인과 관련된 추가 문건은 공개할 필요가 없다"고 결론 내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4년 대선 과정에서 엡스타인의 기밀 문건을 전면 공개하겠다고 약속했으나 재선 이후 문건 공개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 지지층 반발이 거세졌다.
그는 엡스타인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했음을 인정하면서도 2004년쯤 결별해 어떠한 부적절한 행동도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