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주식형 ETF 수익률 상위권을 한화자산운용과 NH아문디자산운용이 휩쓸었다. 자료 29일 기준 2025년 주식형 ETF의 연간 수익률. /그래픽=강지호 기자

올 한해 주식형 ETF 수익률 상위권을 한화자산운용과 NH아문디자산운용이 휩쓴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규모는 크지 않지만 먼저 시장성을 포착하고 장기적 관점에서 상품 개발에 나선 결과로 풀이된다.

30일 코스콤 CHECK ETF에 따르면 올해 1월2일부터 12월29일까지 수익률 상위 10위 종목 중 한화자산운용과 NH아문디자산운용의 비중은 60%에 달했다. 한화운용과 NH아문디운용이 각각 3개씩 총 6개를 순위권에 올렸다. 수익률 1위~3위도 이들 차지였다.


한화자산운용은 ▲1위 PLUS K방산(181.41%) ▲3위 PLUS 글로벌HBM반도체(166.44%) ▲8위 PLUS 태양광&ESS(147.02%)였다. NH아문디자산운용은 ▲2위 HANARO 원자력iSelect(181.17%) ▲6위 HANARO 글로벌금채굴기업(157.24%) ▲7위 HANARO 전력설비투자(152.42%)가 10위 안에 들었다.

올 한해 상승장을 주도한 반도체나 원자력, 방산 등의 테마에 힘입기도 했지만 이들의 수익률은 타 회사의 유사 테마 상품보다 높았다. 수익률 1위를 기록한 한화운용의 PLUS K방산은 연간 수익률 181.41%로 유사 테마인 TIGER K방산&우주가 기록한 162.77%나 SOL K방산의 142.94%보다 높았다.

NH아문디운용의 HANARO 원자력 iSelect 수익률은 181.17%로 비슷한 테마인 ACE원자력TOP10의 144.40%나 삼성액티브운용의 KoAct AI인프라액티브의 100.26% 등을 웃돌았다.


이는 치열한 ETF 시장 경쟁 속 중위권 운용사들이 낸 성적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Check Expert+에 따르면 30일 기준 ETF 순자산총액 순위에서 한화운용은 7조9055억원으로 6위, NH아문디운용은 3조5175억원으로 9위에 불과했다.

"장기적 투자 기회 먼저 포착해 선제 대응… 면밀한 모니터링과 지속적 수익 확대 집중"

한화자산운용의 PLUS K방산의 성과는 먼저 가치에 주목해 차별성을 가져간 결과라는 시각이다. 사진은 4일 머니투데이가 주최한 '2025 대한민국 펀드대상'에서 베스트 ETF를 수상한 금정섭(오른쪽) 한화자산운용 ETF운용본부장이 신동승 한국펀드평가 대표와 함께 한 모습. 이날 한화운용의 PLUS K방산은 '베스트ETF 국내패시브' 부문에 선정됐다. /사진=머니투데이

이들의 성과는 먼저 주목해 차별성을 가져가는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실제로 1위와 2위에 오른 두 ETF는 국내 최초로 선보인 상품으로 남보다 먼저 가치를 알아보고 장기적 관점에서 준비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연간 수익률 1위의 한화운용의 PLUS K방산은 2023년 1월 출시됐다. 2025년 방산수출이 본격적으로 힘을 받기 전부터 상품을 내놨다. ㄱ 결과 상품 출시 이후 29일까지 누적 수익률은 454.12%를 찍었다. 3위에 오른 PLUS 글로벌HBM반도체 역시 메모리 슈퍼사이클이 도래하기 전인 2022년 9월 선보인 종목이다.

전상훈 한화자산운용 ETF운용팀 매니저는 "방산과 HBM 반도체 종목은 국내 기업들이 경쟁 우위를 갖고 있지만 출시 당시에는 주목받지 못했다"며 "출시 당시 비교할 수 있는 경쟁상품이 없어 각 테마 대표기업을 넣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다만 이 테마는 앞으로가 기대되기에 국내 최초 출시를 목표로 했었고 그 부분이 맞아떨어졌다"고 분석했다.

NH아문디운용도 마찬가지다. 수익률 2위를 나타낸 HANARO 원자력 iSelect는 2022년 국내 최초 출시된 원자력 테마 ETF다. 출시 후 1년 동안 수익률이 0.03%에 불과했지만 이후 원자력 및 전력 설비 수출 확대의 수혜를 누렸다.

상품 출시 후 누적 수익률도 342.68%까지 올랐다. 6위에 오른 HANARO 글로벌금채굴기업도 해당 테마로는 국내에서 유일하다.

김승철 NH아문디자산운용 ETF투자본부장은 "회사의 전략은 시장의 일시적 유행보다 기술 및 산업 전망을 바탕으로 장기적 투자 기회에 집중하는 것"이라며 "HANARO 원자력iSelect의 경우 AI 발전과 에너지 인프라 전환 구도에 먼저 주목했고 HANARO 글로벌금채굴기업은 금값과 높은 연관성을 지니는 한편으로는 금값 급등의 수혜를 보는 채굴기업에 주목한 결과"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서도 낙관했다. 전 매니저는 "향후 지정학적 이슈와 AI(인공지능) 반도체 호황으로 인한 관련주의 호실적이 예상된다"며 "지속적인 수익 향상을 위해 관련 산업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며 기초지수를 추종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최근 지수 방법론을 개편해 대표성과 성장성이 높은 기업을 위주로 ETF의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했다"며 "거시적 트렌드에 기반한 적절한 투자 기회를 지속 포착하며 수혜가 확대되는 종목에 투자를 집중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