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순자산총액 300조 원 시대를 목전에 두며 폭발적인 성장을 기록했다. 특히 한국 ETF 시장의 성장 속도는 글로벌 평균을 두 배 이상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한국거래소가 발표한 '2025년 ETF·ETN 시장 결산 및 주요 특징 분석'에 따르면, 올해 말 기준 국내 ETF 시장의 순자산총액은 297조 2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173조 6000억 원) 대비 무려 71.2% 성장한 수치로, 글로벌 ETF 시장 성장률(31.7%)을 2배 이상 상회하는 기록이다.
종목 수 1000개 돌파… 'TIGER 미국S&P500' 순자산 1위 등극
올해 ETF 시장은 양적 성장뿐 아니라 질적 다양성도 확보했다. 상장 종목 수는 지난해 935개에서 올해 1058개로 늘어나며 처음으로 1000개 시대를 열었다. 올해에만 173개 종목이 신규 상장됐다.종목별로는 미국 대표지수와 국내 시장대표 지수 상품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순자산 1위는 TIGER 미국S&P500 ETF로 12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이어 KODEX 200 (11조7000억원) KODEX CD금리액티브(합성) (8조7000억원) 순이어었다.
특히 KODEX 200의 경우 코스피 시장 활황에 힘입어 순자산이 전년 대비 107.3%나 급증하며 시장 성장을 견인했다.
수익률 측면에서는 국내 주식형 ETF의 활약이 눈부셨다. 올해 ETF 시장 전체 평균 수익률은 34.2%를 기록한 가운데, 기초자산별로는 국내 주식형이 64.8%의 수익률을 시현하며 해외 주식형(17.2%)을 크게 앞질렀다. 원자재 관련 ETF도 63.3%의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며 투자자들에게 큰 수익을 안겨줬다.
투자자별로는 개인 투자자의 거래대금 비중이 30.4%로 가장 컸으며, 외국인(22.2%)과 기관(18.0%)이 뒤를 이었다. 특히 개인(34조9000억원)과 기관(35조4000억 원) 모두 순매수 규모가 전년 대비 비약적으로 증가하며 ETF 시장이 증시의 핵심 자산군으로 자리매김했음을 보여줬다.
반도체·AI 등 테마 다변화… ETN 시장도 최고치 경신
올해 시장의 주요 특징으로는 투자 테마의 다변화다. AI, 반도체, 원자력 등 미래 유망 산업에 대한 투자자 니즈를 반영한 테마형 ETF 공급이 확대됐다.여기에 증시 불확실성에 대비한 '파킹형(머니마켓)' ETF와 매월 현금을 확보할 수 있는 '커버드콜' 상품에 대한 투자 수요도 지속됐다.
한편, 상장지수증권(ETN) 시장 역시 성장을 이어갔다. 올해 ETN 시장의 지표가치총액은 18조 9900억 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국내 시장대표지수 인버스 상품과 금리형 상품을 중심으로 활발한 거래가 이뤄졌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국내외 증시 활황과 투자자 관심 확대에 따라 ETF 시장으로의 자금 유입이 지속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기술주 중심의 업종 테마형 상품과 퇴직연금 수요를 충족하는 혼합자산 상품 등 다양한 라인업을 통해 투자자 선택권을 넓혀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