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반도체와 AI(인공지능) 업종이 강세를 보이면서 이를 추종하는 ETF(상장지수펀드)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국내 개인 투자자들은 단기 수익을 노리고 홍콩 증시에 상장된 반도체 레버리지 ETF를 사들이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세금 구조까지 고려할 경우 국내 상장 ETF가 투자 효율 측면에서 더 유리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11일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에 따르면 전날 기준 한 달 동안 국내 개인 투자자들은 홍콩 증시에 상장된 'CSOP SK하이닉스 데일리 2X 레버리지'와 'CSOP 삼성전자 데일리 2X 레버리지'를 각각 701만1223달러(약 102억원), 563만9706달러(약 82억원) 순매수했다. 이는 홍콩 역외 반도체 ETF 수익률 덕분이다. 지난 한 달 새 수익률은 각각 68%와 61%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국내 상장된 반도체 레버리지 ETF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반도체TOP10레버리지'와 삼성자산운용의 'KODEX 반도체레버리지' ETF의 수익률은 54%와 44%의 머물렀다.
이처럼 두 국가 간 ETF의 수익률이 큰 데는 상품 구성에 차이 때문이다. 홍콩 증시에 상장된 ETF의 경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라는 특정 종목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며 레버리지를 일으킨 덕분에 최근 수익률이 높게 나왔다. 반면, 국내 상장된 'TIGER 반도체TOP10레버리지' 등은 여러 종목을 담는 지수 추종 방식이라 상대적으로 수익률(40~50%대)이 낮아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단순한 수익률만 보고 투자할 경우 큰 낭패를 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특히 세금으로 인해 실제 수익률은 크게 낮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홍콩 등 해외 상장 ETF는 매매차익에 대해 22%의 양도소득세가 부과된다. 이에 반해 국내 상장 ETF는 사실상 비과세가 적용된다.
국내주식만 투자하는 ETF를 제외한 모든 ETF에 대해선 보유기간과세가 붙는다. 보유기간과세는 매매차익과 과표기준가 증분 중 작은 금액에 대해 15.4% 세금을 낸다. 레버리지 역시 보유기간과세인데, 국내주식, 선물에 투자하고 그 자산들이 과표기준가에 영향을 주지 않아서, 사실상 비과세라는 설명이다.
과표기준가에 영향을 주는건 국내 주식의 배당, 국내 채권, 해외 주식 가격, 해외 선물 가격, 해외 배당 등이고 국내 주가, 선물 가격은 영향은 없다.
구조적인 위험도 고려해야 한다. 홍콩 상장 상품은 특정 1개 종목에 2배 베팅하는 방식이라 해당 기업에 악재가 발생할 경우 하락장에서도 2배의 충격을 그대로 흡수한다. 반면, 국내 상장 레버리지 ETF는 상위 10개 종목 등에 분산 투자하는 효과가 있어 특정 기업의 리스크를 일정 부분 상쇄하면서도 반도체 업황 전체의 상승 흐름을 타기에 적합하다.
이 밖에도 환율 변동성과 높은 해외주식 거래수수료를 고려하면, 장기적으로 국내 상장 ETF 투자가 유리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레버리지 ETF는 단기 수익률에 주목받기 쉽지만, 실제 투자 성과는 세후 수익률에서 갈린다"며 "수익률 격차가 줄어드는 구간에서는 세금 부담이 낮은 국내 상장 ETF가 합리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레버리지 상품은 장기 보유에 적합하지 않은 만큼 투자 기간과 세금, 변동성 관리까지 함께 고려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