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반정부 시위가 벌어진 이란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미국, 유럽 국가, 카타르 등 각국이 병력을 철수하고 이란 당국이 공식 허가받은 국제선을 제외한 항공편 이착륙 금지, 영공 폐쇄 등을 결정하면서 분위기는 더욱 뒤숭숭해지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 전문가들은 이란을 향한 군사 개입을 전망하고 있다.
반정부 시위 통제 나선 이란, 하늘길까지 막아
이란 당국은 지난 14일(이하 현지시각) 밤부터 하늘길을 폐쇄했다. 이란은 미리 허가받은 국제선 항공편 일부를 제외하고 모든 항공편의 이착륙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미국 연방항공국(FAA)에 따르면 이란은 지난 14일 오후 5시15분(미국 동부시각)부터 공식 허가를 받은 국제선을 제외한 모든 항공편에 대해 영공을 폐쇄했다.
이란 당국은 반정부 시위대를 폭도로 규정하고 강경 진압하고 있다. 지난해 12월28일 시작된 시위로 지금까지 사망자가 수천명에 달한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미국 국무부는 이란 당국이 1만600명 이상 이란인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다만 현재 이란 내부 소통이 차단돼 정확한 파악은 어렵다.
인권단체는 반정부 시위대 대규모 처형을 우려하고 있다. 지난 12일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노르웨이에 본부를 둔 인권단체 이란휴먼라이츠(IHR)와 이란민주주의국민연합(NUFD)은 최근 카라즈 지역 시위에 참여했다가 체포된 에르판 솔타니(26)가 오는 14일 처형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IHR는 "솔타니가 사형 선고를 받았으며 14일에 집행될 것이라는 통보를 그의 가족이 받았다"고 밝혔다. 현지 언론은 솔타니가 '신에 대항해 전쟁을 벌였다'는 혐의로 기소됐으며 변호인 조력을 받지 못한 채 재판받았다고 보도했다. 다만 이같은 사형 집행 계획은 현재 이란 전역에 걸친 통신 차단 조치로 확인되지 않고 있다.
병력 움직인 미국… 트럼프, 군사 개입 시도할까?
지난 14일 NBC는 미국이 카타르에 위치한 미군 기지 병력 철수를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미 정부 관계자들은 "카타르 알우데이드 공군기지에서 수백 명의 병력을 철수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에 미국의 이란 공습이 임박한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국에 이어 영국도 알우데이드 기지에서 일부 공군 병력을 철수시켰다. 또 영국 정부는 이란 테헤란 주재 대사관 외교 인력을 임시로 철수시켰으며 이란 여행 중지를 권고했다.
같은날 카타르 정부는 이날 자국 내 미군 기지에 주둔 중인 일부 인원에게 철수령을 내렸다. 카타르 정부는 자세한 내용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현재 지역적 긴장 상황에 대응해 철수 명령을 내렸다"며 "카타르는 핵심 기반 시설, 군사 시설 보호와 관련된 조치를 포함해 우리 국민과 거주자 안전과 안보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필요한 모든 조치를 지속적으로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군사 개입을 거론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4일 보류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반정부 시위 사태에 대해 "매우 중요한 소식통들이 살인이 멈췄고 처형도 없을 것이라고 했다"며 이란에 대한 군사적 개입 시나리오를 일단 보류했음을 시사했다.
군사 개입을 강조했던 트럼프 대통령의 말이 바뀐 것은 측근 참모들이 이란의 보복, 역내 불안정성 확산이 우려 등을 거론하며 설득한 영향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또 미 항공모함 등 상당한 전력이 베네수엘라 대응을 위해 카리브해로 가 있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