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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유가·환율 상승, 공공요금 인상 등을 계기로 고물가가 이어지는 가운데 최근 물건의 양이나 품질을 낮춰 가격을 실질적으로 인상하는 슈링크플레이션(shrinkflation) 움직임이 디스인플레이션을 더디게 진행할 수 있단 분석이 나왔다.
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주요국 물가 상황 비교'에 따르면 국내 물가 상승률은 미국·유럽보다 낮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었지만 지난 8월부터 반등을 시작하면서 10월 급기야 미국·유럽의 물가 상승률을 제쳤다.
한은은 "10월 현재 최근 3개월간의 물가 상승률을 비교하면 우리나라는 2.0%로 미국(1.1%)과 유로지역(0.9%)을 상당 폭 웃돌았다"고 설명했다.
특히 한은은 디스인플레이션(물가 상승률 둔화)이 느리게 이뤄질 여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은은 "팬데믹·전쟁 등으로 비용 압력이 누증됐던 데다 올해 중반 이후 추가적인 공급 충격이 크게 나타나면서 당초 예상보다 파급 영향이 오래 지속될 수 있어 향후 디스인플레이션이 더디게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하반기 들어 유가·환율·농산물가격 상승, 공공요금 인상 등을 계기로 최근 주류, 여행·숙박 등 일부 품목에서 가격 상승 움직임이 나타났다"며 "일각에서는 양이나 품질을 낮춰 가격을 실질적으로 인상하는 슈링크플레이션 또는 스킴플레이션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은은 "팬데믹 이후 비용 상승을 완충했던 전기·가스요금 인상 제한, 유류세 인하 등과 같은 정부의 정책 지원도 디스인플레 흐름을 더디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전기·가스요금은 주요국에 비해 인상 폭이 제한되면서 지난해 소비자물가 급등을 완화한 측면이 있는 반면, 인상 시기가 이연되면서 파급 영향이 오래 지속되고 있는 면도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