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고 즐기는 디저트는 대부분은 서양식이다. 그러나 잘 살펴보면 우리나라에서도 서양의 디저트와 비교해 충분히 경쟁력 있는 아이템들이 많다. '떡'은 그 대표격이라고 할 만하다.
최근 공평동에 문을 연 ‘합(合)’은 전통 답례떡을 전문으로 하는 떡카페다. 여럿이 모인다는 뜻의 ‘合’ 글자를 이곳의 방식으로 풀이해보면 재미있다. 가장 위는 보자기, 중간은 카드, 맨 아래는 떡을 상징한다는 것. 말 그대로 답례떡 포장을 설명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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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은 미식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들어 봤음직한 신용일 셰프와 권영미 셰프가 합심해서 오픈했다. 신용일 셰프는 프랑스의 에꼴 르노트르에서 제과·제빵을 공부한 유학파로 국내 유명 레스토랑의 헤드세프를 지냈고, 권영미 셰프는 일본의 유명 조리학교인 츠지학교를 졸업했다.
큰길에서 조금 들어간 골목에 있는데다 자그마한 입간판이 전부라 그냥 지나치기 쉽지만 오픈때부터 꾸준히 찾는 단골과 입소문을 듣고 온 고객들로 작은 매장 안이 붐빈다. 실내는 두명 정도 앉을 수 있는 바(bar)스타일의 테이블을 빼고는 대부분 셰프의 작업실을 겸한 주방이다.
기계를 사용하지 않고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레시피와 방식대로 떡을 만드는데 특히 증편과 주악이 눈길을 끈다. 흔히 '술빵'으로 알고 있는 증편은 그 과정이 의외로 까다로워 제대로 만들기가 쉽지 않은 떡이라 한다. 재래방식 그대로 긴 발효과정을 거쳐 하나하나 손수 만들어 독특한 향은 물론 포슬포슬하면서도 촉촉한 식감이 살아있다. 백증편을 기본으로 밤, 팥, 콩, 유자, 올리브 등 내용물에 따라 다양하게 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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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중 떡으로 잘 알려진 주악은 찹쌀을 반죽한 다음 튀겨서 꿀이나 조청에 집청해서 내는 고급 떡이다. 쫄깃한 주악을 한입 베어무니 달콤한 청이 툭 하고 입안 가득 터져 나온다. 은은하면서도 기분 좋은 적당한 정도의 달콤함이라 여러 개 먹어도 물리지 않는다.
이 외에 서양의 조리방법을 응용한 ‘오븐에구워낸약과’ 와 ‘대추칩’ 도 다른 곳에서 찾아 볼 수 없는 인기메뉴다.
답례떡 전문점답게 포장 등 시각적인 요소에도 많은 공을 들였다. 특히 광목보자기를 이용해 멋스럽게 묶어낸 포장이 인기다. 고객이 떡이나 대추칩, 음청류을 고르면 직접 제작한 박스에 담고 은은한 색감과 질감을 가진 광목보자기를 이용해 하나하나 직접 그 자리에서 포장해준다.
찾아가는길 : 종각역 3번 출구에서 조계사 방면 도보 5분 농협중앙회 종로지점 보이면 우회전 직진도보3분 좌측 공아트갤러리 건물 1층
메뉴 : 유자증편 2000원, 오븐에구운약과 2000원, 주악 2000원, 배숙 3000원
연락처 : 070-4209-08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