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약고가 된 '중국의 보배'

송기용 특파원의 China Rep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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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新) 강역(疆)이라는 의미의 신장은 중국이 과거 '서역'이라고 부르던 곳을 1759년 청나라 건륭제가 정복해 영토로 편입하면서 붙인 이름이다. 공식명칭 '신장위구르자치구'의 면적은 166만㎢로 중국 31개 성급 행정구역(22개 성, 4개 직할시, 5개 자치구) 중 가장 크다. 한반도의 7.5배, 중국영토의 6분의 1(17.3%)에 해당한다.

이처럼 광활한 땅에 석유와 천연가스, 석탄 등 천연자원 매장량이 무궁무진해 중국의 보배로 여겨진다. 이 같은 신장이 최근 체제안전을 위협하는 화근덩어리로 부상했다.
 
'중국의 화약고' 신장… 무차별 테러 잇따라

신장은 분리·독립 활동이 끊이지 않아 '중국의 화약고'로 불린다. 2009년 위구르인과 한족 간 종족갈등으로 200여명이 목숨을 잃었던 사건이 대표적 사례다. 그동안 신장 내부의 폭동 및 소요 수준에 머물던 분리·독립 세력의 움직임이 최근 중국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신장 독립을 주장하는 대표적 단체인 '동투르키스탄 이슬람운동'이 신장에서 다른 지역으로 공격 목표를 확장하고 있는 것. 특히 이들은 기차역 등 공공장소에서 폭탄, 칼 등을 이용한 무차별적 테러를 감행하고 있어 중국을 테러공포로 몰아넣고 있다.

중국 국제관계학원 국제전략·안전연구센터는 최근 발표한 '2014 국가안전연구보고서'를 통해 "테러 발생 지역이 확대되는 등 심각한 상황이지만 취약한 정보수집과 지방정부의 대처능력 부족으로 반테러 노력이 큰 도전에 직면했다"고 밝혔다. 보고서 작성에 참여한 펑중핑 현대국제관계연구원 부원장은 "테러범들이 정부기구와 군경을 공격 목표로 삼는 등 테러리즘이 중국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면서 "칼과 창 등 비화약 무기를 사용하는 것도 최근 테러의 특징"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10월 톈안먼(天安門) 광장에서 발생한 차량폭발 사건을 테러범들의 공격목표 확장 신호로 해석했다. 위구르 일가족 3명이 차량에 탑승한 채 자폭해 사망 5명을 포함, 40여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중국의 심장부라고 할 수 있는 베이징 톈안먼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했다는 점에서 중국 안팎에 큰 충격을 줬다.

이어 중국 연례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兩會·정협과 전인대) 직전인 지난 3월1일에는 윈난성 성도인 쿤밍 기차역에서 테러가 발생해 29명이 사망하고 140여명이 부상당했다. 위구르인으로 추정되는 범인들은 1m 길이의 장검을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무차별적으로 휘둘러 무고한 희생자가 대거 발생했다.

테러위협이 고조되자 중국 당국도 본격적인 대응에 나섰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4월27일 취임 후 처음으로 신장을 방문했다. 3박4일간 우루무치와 카스 등 신장 곳곳을 방문한 시 주석은 테러 척결 의지를 분명히 했다. 무장공안의 테러진압 훈련을 지켜보는 자리에서 테러리스트를 쥐에 비유하며 "테러 척결은 쥐 때려잡듯이 해야 한다", "왜구 격살하듯 테러에 대비하라" 등 강경 발언을 쏟아냈다.

하지만 4월30일 베이징으로 돌아온 시 주석은 뜻밖의 소식을 들었다. 우루무치 기차역에서 폭탄테러가 발생해 3명이 숨지고 79명이 부상당했다는 것. 테러범 척결을 외친 시 주석을 향해 위구르 분리·독립 세력이 폭탄테러로 자신들의 존재를 과시한 것이다.

테러는 지난 6일 또다시 발생했다. 광둥성 광저우 기차역에서 칼부림 테러가 발생해 6명이 부상당했다. 용의자 중 1명은 현장에서 사살됐고 1명은 체포됐다. 목격자에 따르면 이들은 이슬람교도가 착용하는 흰색 모자와 흰색 옷을 입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져 이번 테러 역시 신장 분리주의 세력의 소행으로 추정된다.
 
화약고가 된 '중국의 보배'

◆천연자원 매장량 '어마어마'… 중국정부, "포기 못해"

이처럼 최근 두달 사이에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대도시 기차역에서 3번씩이나 테러가 발생하자 중국인들의 불안은 커지고 있다. 칼 등 흉기를 이용한 잔혹한 테러방법도 공포를 더욱 부추겼다. 

당혹한 중국 공안당국은 주요도시 기차역마다 무장인력을 증강 배치하는 등 삼엄한 경계태세에 돌입했다. 공안·사법부문을 총괄하는 멍젠주 중앙정법위원회 서기는 6일 "적의 급소를 찔러 테러분자들의 악랄한 기세를 꺾어야 한다"며 강력한 반테러 대응을 지시했다. 

베이징의 치안을 담당하는 푸정화 공안부 부부장겸 베이징 공안국장은 이날 심야에 직접 총기로 무장한 채 베이징 시내 주요기차역을 순찰했다. 류옌핑 공안부 부부장도 같은 시각 상하이와 쑤저우의 기차역을 순찰하며 보안상황을 점검했다. 그는 "테러분자들이 기차역을 대상으로 잔혹한 테러활동을 벌이고 있는데 선제타격으로 테러범들을 분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력한 공안당국을 겨냥한 비판도 고조되고 있다. 우사오중 인민공안대 교수는 "지난 4월 신장의 카스에서 21명이 사망한 폭발사건의 경우 범인들이 7개월 전에 계획을 세우고 5차례나 폭발물을 시험했지만 당국은 사전에 정보를 전혀 입수하지 못했다"며 허술한 테러대응을 비판했다.

신장의 분리·독립을 둘러싼 갈등은 계속될 전망이다. 근본적으로 신장의 위구르인과 중국의 다수를 차지하는 한족은 민족과 언어, 역사, 종교가 달라 갈등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위구르인들은 1860년대에 영국, 러시아 등 열강으로부터 독립국으로 인정받기도 했고 1933년과 1944년에는 '동투르키스탄' 독립을 선포하는 등 중국으로의 복속을 좀처럼 인정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중국 입장에서 신장은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영토다. 신장의 타림과 중가르 분지에는 중국 전체 석유 추정 매장량의 30%, 천연가스 34%, 석탄 40%가 매장돼 있는 그야말로 에너지 자원의 보고다. 신장 없이 중국경제의 지속적 발전은 불가능하다는 인식 아래 중국정부는 2000년대 초반부터 신장의 에너지 자원을 생산시설이 밀집된 동부 연안지역으로 운송하는 '서기동수(西氣東輸) 프로젝트'를 실행하고 있다. 

특히 중국당국은 신장을 중국화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한족을 대거 이주시키고 있다. 현재 신장 전체 인구 중 한족은 39%로 43%인 위구르족과 별다른 차이가 없을 정도로 증가해 공동체 해체에 대한 위구르인들의 위기의식이 고조되고 있다. 한족과의 차별대우와 풍부한 자원에도 불구하고 확대되는 빈부격차 등은 위구르인들을 더욱 극단적인 행동으로 내몰고 있다.

망명 위구르인 단체인 세계위구르회의의 딜사트 라시트 대변인은 우루무치 기차역 테러 직후 발표한 성명을 통해 "위구르인들은 시 주석이 이번 방문기간 동안 혼란스러운 상황을 개선할 건설적인 제안을 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며 중국 지도부의 강경탄압이 테러를 부추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시 주석은 우루무치 테러와 관련 "테러와의 전쟁에서는 한순간도 방심해서는 안된다"며 "테러를 분쇄하기 위한 단호한 조치를 취하라"고 강경대응을 지시해 양측의 갈등은 앞으로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331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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