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모바일 '접속'보다 '접촉'을 하라

가정의달 키워드 '가족힐링' / 돈독한 패밀리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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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한모씨(48) 가족은 요즘 출퇴근이나 등하교를 할 때 서로 안으며 인사하는 등 신체접촉이 부쩍 늘었다. '우리 아들', 우리 딸', '우리 아빠'처럼 호칭 앞에는 '우리'라는 단어가 항상 붙는다. 아이들 장래문제로 걱정이 많았던 한씨는 "건강하게 옆에 있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며 가족사랑에 애틋한 마음을 표현했다.

지난 2001년 9·11사태로 미국에서 불었던 '가족애 신드롬'이 세월호 침몰사고의 비극으로 한국에 상륙했다. 그동안 사랑에 소홀했던 가족들이 서로를 가슴으로 이해하고 품으려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 '유행하는 질병이 그 시대를 비춘다'는 말처럼 세월호 참사와 맞물려 5월의 힐링 키워드로 '접촉'이 뜨고 있다.


인터넷·모바일 '접속'보다 '접촉'을 하라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스킨십

부모와 자녀 사이에서의 접촉은 서로를 사랑하는 가장 쉬운 방법이다. KBS 2TV <해피선데이 슈퍼맨이 돌아왔다>를 보면 접촉이라는 수단이 어느 정도의 효력을 발휘하는지 확연하게 드러난다. 아빠와 친숙하지 않았던 아이들이 접촉을 통해 점차 밝아지는 모습이 눈에 띈다.

어린 쌍둥이를 둔 이휘재는 기저귀 갈기부터 이유식 먹이기, 목욕 시키기 등 육아의 많은 부분을 담당한다. 아빠가 육아에 동참하면 부모와 자녀 관계는 일방적이 아닌 동반성장이라는 긍정적인 효과로 나타난다. 접촉의 중요성을 설명하는 대목이다.

장현성도 방송에서 두 아들과 요구르트 한잔씩 마시며 속 깊은 이야기를 나눈다. 장현성은 대화를 통해 아들 준우가 잘한 점을 칭찬한다. 준우가 첫째로서 속상했던 기억을 꺼냈을 때 아빠는 아들의 어깨를 감싸 안고 따뜻하게 품어준다.

이처럼 스킨십은 친밀함을 표현하는 최고의 수단이다. 감수성이 예민한 아이들은 사랑을 접촉의 현장에서 감지한다. 굳은 악수나 어깨를 툭툭 두드리는 것이나 안는 동작, 혹은 어깨동무를 하며 노래를 부르는 동작에서 사랑의 감정을 느낀다. 만지는 것은 물론이고 눈만 마주쳐도 관심을 받는다고 느끼는 아이들도 있다.

◆접촉으로 풀어내는 부부 갈등

접촉은 스킨십에 국한되지 않는다. 대화 부족이나 부재 역시 접촉이 출발점이다. 특히 남편과 아내의 갈등은 사소한 오해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은데 서로를 가슴으로 이해하면 대부분 해소할 수 있다.

초등학생 자녀 셋을 둔 주부 이모씨(36)는 혼자서 가사 일을 감당하고 아이들을 교육시키느라 늘 녹초가 된다. 남편이 옆에서 거들어줬으면 좋겠지만 그는 대부분 PC방에서 시간을 보낸다. 이 부부 사이에는 오래 전부터 여러 문제가 있었는데 5년 전 남편이 실직하며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 서로를 불편하게 여기고 대화를 하지 않은 것이 원인이었다. 이 부부는 전문가의 조언을 받아 서로의 감정을 이해하기 시작했다.

채규만 성신여대 임상심리학과 교수는 이 부부에게 서로 칭찬과 격려해주기, 스킨십하기를 과제로 제시했다. 부부는 처음엔 매우 어색해했지만 서로 칭찬을 하고 어깨를 감싸거나 포옹을 하는 등 스킨십을 하면서 한결 부드러운 대화를 나누게 됐다. 얼마 후 남편은 일자리를 구했다. 이 부부는 과거의 상처를 치유하고 분노, 서운함, 오해를 풀면서 관계를 회복했다.

많은 부부가 표현하지도 않으며 자신의 마음과 생각을 상대방이 알 것이라고 여긴다. 상대방이 전하지 않은 마음과 생각을 지레 짐작해서 오해를 쌓는다. 가족 사이에서의 오해는 허다하지만 진심이 담긴 접촉을 통해 해소할 수 있다.

◆접촉 빼면 허울인 노년층 '힐링'

건강할 때는 자신에게 돌봄과 보살핌의 손길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갖지 않게 마련이다. 하지만 혼자 남겨지게 되면 외롭고 견디기 힘들 정도의 고통을 홀로 딛고 일어서기가 쉽지 않다.

노년층이 여기에 속한다. 이들에게 접촉을 시도하지 않는다면 어떤 질병으로 고통 받고 있는지 알기 어렵다. 자녀들에게 폐를 끼치지 않으려고 질병을 숨기는 경우도 흔하다.

지난해 tvN에서 방영한 <꽃보다 할배>는 할아버지들을 세계배낭여행 대상으로 끌어들임으로써 시청자들에게 신선함을 안겼다. 이후 배낭여행을 이용하는 노년층 여행객이 증가하고 있다. 스스로 힐링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노년층이 스스로를 치유하고 관리할수록 이들에 대한 관심어린 접촉은 보다 적극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배낭여행은 체력 소모가 큰 만큼 노년층의 경우 치명적일 수 있다.

초여름 날씨에 접어들면서 건강을 위해 운동이나 등산을 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 신체기능이 약해지기 때문에 무리해서는 안된다. 순간의 개운함이 찾아올 수는 있으나 주변의 관심어린 손길이 없다면 치유는커녕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을 초래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노년층은 건강검진도 꾸준히 받아야 한다. 요즘에는 '치료'에서 '예방'으로 의료행위가 옮겨가는 추세다. 이들에게는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통한 질병 예방이 힐링의 바탕에 있어야 한다. 힐링을 위해 마음의 안정을 취하고 즐거움을 누리는 것도 좋지만 주위의 관심과 접촉이 반드시 필요한 시기다.

◆가족 힐링, 함께하는 것부터

가족은 언제나 한팀이어야 한다. 자녀나 부모 간 문제가 있어도 가족이 한마음이면 실마리를 풀 수 있다. 전문가들은 정서적인 친밀감을 높이기 위해 자주 솔직한 이야기를 나눠야 한다고 조언한다.

가족의 힐링을 위해서라면 접촉을 통한 친밀감 형성이 바람직하다. 가족이 쉽게 접촉할 수 있는 취미를 갖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어색하거나 공통된 관심 분야가 적더라도 같은 취미를 갖도록 노력해야 한다. 서로 말을 하지 않더라도 가까이 할 수 있는 행동을 하다보면 어느덧 친밀감이 쌓인다. 이때 가벼운 산책이나 나들이는 좋은 취미가 될 수 있다.

이예선 한국여가평생교육연구소장은 "가족 힐링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함께 하는 게 중요하다"며 "인터넷만 찾아봐도 다양한 이벤트와 즐길거리가 가득한데 같이 하기 쉬운 것부터 하나씩 챙기고 애정이 가득한 스킨십을 주고받다보면 어느새 서로에 대한 탄탄한 친밀감이 형성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31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박성필
박성필 feelps@mt.co.kr

산업분야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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