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먼 파워] 여성벤처 8%, '넘사벽' 깬다

[창간8주년] 8% 우먼파워 / '창조경제'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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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는 속담은 옛말이 된지 오래다. 바야흐로 암탉이 울어야 하는 여성의 시대. 성공한 여성 경영인은 더 이상 성공모델이 아니다. 위기경영의 주체이거나 새로운 길을 여는 개척자라고 불려야 더 어울린다. 미래를 열어갈 각 분야의 신 우먼파워들. <머니위크>가 대한민국 8%, 감각있는 그녀들의 특별한 이야기를 조명했다.
우리나라에서 여성기업인을 찾기는 어렵지 않다.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을 비롯해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 등 이름만 들어도 떠오르는 인물들이다.

고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막내딸인 이명희 회장은 계열분리 때 백화점과 조선호텔을 갖고 나와 신세계그룹을 국내 굴지의 '유통 명가'로 키우는 능력을 보여줬다. 신세계는 현재 재계 13위에 올라 있다.

현정은 회장의 경영능력도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대가로 시집와 30년 가까이 살림만 했던 그는 남편인 고 정몽헌 회장이 타계하자 현대그룹 경영을 맡아 수완을 발휘했다. 유동성 위기에 부딪히기도 했지만 그룹의 재무상태를 개선해 나가는 그에 대한 평가는 제법 긍정적이다.

이처럼 굵직한 기업의 여성 CEO들이 일선에서 활약하는 가운데 후발주자들도 비상을 위해 날갯짓을 하는 모양새다. 대기업 정도로 덩치가 크지는 않지만 여성벤처기업인들의 규모가 눈에 띄게 늘고 있는 것.

여성벤처기업 수는 지난 2005년 308개사, 2007년 501개사, 2009년 1234개사, 2011년 1960개사, 2013년 2336개사, 2014년 2393개사로 꾸준히 증가했다. 10년 새 8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전체 벤처기업 수 2만9910개사 가운데 여성벤처기업의 비중도 3.1%에서 8% 수준으로 높아졌다.

이 정도로 여성벤처기업인이 우리나라에서 왕성한 활동을 벌인다고 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최근까지의 증가세를 보면 앞으로 그 수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앞으로 벤처업계에 몰아칠 강력한 여풍(女風)이 예상된다.

◆여성벤처 두드러진 증가세


여성벤처기업인 증가세가 두드러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국여성벤처협회는 과거에 비해 이공계로 진학하는 여학생이 늘어난 것을 근거로 꼽았다. 2000년대 초 7~9%에 그쳤던 이공계 여학생 비율은 최근 20%대까지 올라섰다.

과거에 여학생들은 주로 인문계로 진학했다. 상대적으로 이공계에는 남학생이 많은 수를 차지했기 때문에 여학생은 진학을 꺼리는 게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여성이 이공계로 많이 진학하면서 창업을 통한 여성벤처기업인이 늘고 있다.

여성벤처기업은 여성이 설립한 기업 가운데 벤처기업 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에 따라 벤처기업 인증을 받은 회사다. 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기술력 등을 검증받아야 하기 때문에 기술강소기업이 많은 특징을 갖고 있다.

여성벤처기업 중에는 상장을 추진하는 곳도 적지 않다. 지난 1985년부터 지난해까지 30년 동안 국내 주식시장에 상장한 여성벤처는 컴투스, 메디포스트 등 8개사에 불과했다. 올해는 6개의 여성벤처기업이 상장할 예정이다. 지난 2월 코스닥에 상장한 포시에스를 시작으로 한국맥널티 등이 기업공개(IPO)를 준비 중이다.

눈에 띄는 부분은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한 여성벤처기업이 하나둘씩 등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벤처계에서 매출 1000억원은 ‘마의 벽’이라 불리며 넘어서기 힘든 것으로 여겨진다. 1000억원의 매출을 넘긴 여성벤처기업들이 더욱 주목받는 이유다.

[우먼 파워] 여성벤처 8%, '넘사벽' 깬다

◆1000억 매출 여성벤처기업들

매출 1000억원이 넘는 주요 여성벤처기업들로는 기보스틸과 디젠, 이화다이아몬드공업 등이 있다.

먼저 최승옥 대표가 경영하는 기보스틸은 올해 5000억원의 매출을 바라보고 있다. 지난해 4661억원의 매출과 106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철강업계에서는 유일하게 여성이 경영하는 기업이다. 최 대표는 “남성 중심의 업계에서 접대 없이 실력과 신뢰만으로 성장한 것에 의미를 둔다”고 말했다.

한무경 대표이사가 운영하는 디젠은 올해 3000억원 매출 달성을 노리고 있다. 지난해에는 2978억원의 매출과 10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 기업 역시 남성의 전유물로 인식됐던 자동차시장을 겨냥해 주목받고 있다. 디젠의 주력 분야는 차량용 LCD 모듈·프론트판넬·내비게이션시스템이다.

김재희 대표의 이화다이아몬드공업도 2000억원대 여성벤처기업 중 하나다. 이 회사는 지난해 2291억원의 매출과 101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이화다이아몬드공업은 다이아몬드공구 전문기업으로 반도체, 자동차, 우주항공, 디스플레이, 정밀가공 등 산업 전반에 걸쳐 영향력을 미치는 중요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이처럼 여성벤처기업인들은 이미 남성 위주의 제조업계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해외진출도 활발… 선입견 극복해야

여성벤처기업인들의 활약은 국내에 한정되지 않는다. 여성벤처기업 중에는 해외시장 진출을 계획하거나 이미 해외에 진출해 활발히 사업을 펼치는 곳도 있다.

이길순 에어비타 대표는 공기청정기 에어비타로 독일시장에 진출했다. 독일의 홈쇼핑 채널인 QVC에서 방송 40분 만에 매진을 기록하며 유럽 각국으로 진출하는 발판을 마련했다. 박혜린 바이오스마트 회장도 글로벌 보안기업과 인도 현지에 스마트카드 제조사 설립을 논의하는 등 실질적인 성과를 거뒀다.

물론 아직까지는 우리나라 사회구조상 여성벤처기업인에 대한 선입견이 남아 있다. 여성벤처기업인의 수가 늘었지만 고쳐야 할 점도 많다. 예컨대 한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선 투자를 받아야 하지만 벤처캐피털은 여성벤처기업에 적극적인 투자를 꺼리는 눈치다. 지난 2000년 이후 벤처캐피털 투자를 받은 여성벤처기업은 10개사에 불과하다.

여성벤처기업인들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장애물이 존재한다. 이영 한국여성벤처협회장은 “여성벤처기업인들의 좌절은 국가경쟁력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여성벤처기업인들에 대한 선입견을 없앤다면 대한민국의 ‘창조경제’는 보다 가까운 현실이 될 것이라는 얘기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406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박성필
박성필 [email protected]

산업분야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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