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려따는 햄 통조림부터, 지금은 찾아볼 수 없는 라면, 그 당시에만 나오던 과자봉투까지. 제작진은 골동품 시장을 뒤지고 심지어 직접 제작까지 하는 정성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소소한 추억을 선사한다.
자동차도 마찬가지다. 국내 자동차 산업의 태동기라고 볼 수 있던 당시 시대상에서 당시의 모습 그대로 출현하는 옛 자동차들의 모습은 자동차 마니아는 물론 그 시대를 겪은 사람들에게 새로운 감회를 주기에 충분하다.
◆최초의 고유모델 ‘포니’
자동차 가격이 만만치 않았던 만큼 극의 주인공인 네 가족 중 자동차를 보유한 것은 ‘복권부자’인 김성균의 가족 뿐이다. 김성균 가족의 첫차 ‘포니’는 당시의 중산층의 상징과도 같은 자동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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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포니.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
현대차에 따르면 한국 최초의 고유모델인 포니를 통해 대한민국은 아시아에서는 일본에 이어 두 번째로, 세계에서는 열여섯 번째로 자동차를 만든 나라가 됐다. 1976년 울산공장에서 첫 출고된 후 단번에 베스트셀러가 된 포니는 그 해 7월, 국산승용차 최초로 에콰도르에 수출되기도 했다. 극에 출연하는 포니2는 1982년에 출시됐다. 한국 최초의 페이스 리프트 모델인 셈이다.
◆기아차의 자부심 ‘프라이드’
극중 김성균이 아내 라미란에게 2000만원을 받아 사온 차는 프라이드. 자동차산업 합리화조치 해제 이후 기아자동차(당시 기아산업)가 처음 출시한 승용차다. 일본의 마쓰다가 설계를 맡았고 기아자동차가 생산한 이 차가 국내에 출시된 것은 1987년 3월인데, 이보다 앞선 1월 미국에서 먼저 판매됐다. 포드사가 미국과 일본에서 판매를 담당했다. 출시된지 1년6개월 만에 10만대를 넘게 수출할 만큼 선풍적 인기를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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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 프라이드. /사진=tvN 응답하라 1988 캡처 |
당시 기사를 찾아보면 출고가는 329만5000원으로 기아차는 제세공과금을 합쳐도 400만원 미만인 자동차를 만들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1988년에는 5도어 해치백 형태로 출시되기도 했고 세미오픈카라고 볼 수 있는 캔퍼스탑형 프라이드도 개발됐다. 당시 한 신문에서는 “천정부분을 가장자리만 남겨두고 부드러운 천으로 만들어 열고 닫을 수 있는 모델”이라고 표현했다. 지난 2000년 단종되기까지 13년 동안 판매됐다.
◆대우차의 전설 ‘르망’
극중 성보라가 선배에게 빌린 자동차는 르망. 대우자동차가 지난 1986년 새롭게 선보인 소형차다. 독일 오펠사의 카데트 모델을 기반으로 개발한 차다. 출시당시 국내에서는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디자인과 빨간색 등 다양한 색상으로 주목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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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자동차 르망. /사진=머니투데이 DB |
1986년 6월 시판해 1996년 단종하기까지 내수에서 54만대가 팔리고 수출을 합치면 총 102만대가 판매됐다. 당시 미국 판매는 GM이 맡았다. 국내에서는 1500cc세단과 해치백, 2000cc모델인 임팩트, 고성능모델 이름셔 등으로 출시됐다.
◆현대차의 첫 미국 진출 차 ‘엑셀’
극중 최무성이 티비를 보는 장면에서 현대차 엑셀의 광고가 나온다. 하지만 현대차 블로그에 따르면 엑셀의 출시는 1989년으로 그 당시 배경이 1988년인 것을 고려하면 고증상의 오류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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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셀 광고장면 /사진=tvN 응답하라 1988 캡처 |
엑셀은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진 최초의 앞바퀴 굴림 승용차였다. 또한 현재 현대차의 주력시장인 미국시장에 최초로 수출한 자동차이기도 하다. 엑셀은 1989년 등장과 동시에 매달 베스트셀러에 등극했다. 1994년까지 수출 포함 144만여 대를 판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