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널강관 안전한가③] 신제품 진실, 누구 말 맞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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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싸고 안전 의문” vs “빠르고 친환경적”

도로나 철도를 잇는 ‘터널’은 국민 대다수가 이용하는 국가기반시설이다. ‘터널이 무너질까’라며 의심하는 사람은 많지 않지만 최근 건설분야 안전사고가 잇따라 터지고 유례없는 대지진이 발생하며 국민의 불안감도 커졌다. 본지 취재 결과 국내 터널공사에서 사용하는 일부제품은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가 신기술로 지정한 ‘튜브형강관’은 재질표기가 제대로 되지 않아 가장 중요한 제품성능을 검증할 길이 없다. 이런 불량제품이 대기업의 입찰 가산점 제도에 의해 강매된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터널강관 안전문제. 계속 두고봐도 될까. <머니S>가 터널 전문가와 관련업계 종사자, 정부당국 관계자들을 통해 터널강관의 안전여부를 다각도로 짚어봤다.

<글 싣는 순서>
①검증없는 제품 무분별사용
②록볼트 시공, 해외는 어떨까
③하청업체에 부담 주는 신제품 비용
④논란 후 제품교체 속출


터널건설 과정에서 일부 시공사가 자사제품을 강요해 안전을 위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터널 암반을 지지하는 자재 중 하나인 록볼트는 시공환경과 설계에 따라 제품을 선택해야 함에도 기업들이 단순히 이권만을 추구하면서 여러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대기업이 입찰가산제도를 이용해 자사제품을 사용하도록 하면서 그 비용이 고스란히 하청업체에 전가되는 점도 문제로 지목된다.

송도 코오롱글로벌 본사. /사진제공=코오롱글로벌
송도 코오롱글로벌 본사. /사진제공=코오롱글로벌

◆대기업, 하청업체에 신제품 사용강요

국내 토목업계에 따르면 도로와 철도 터널공사에서 코오롱글로벌의 신제품 ‘튜브형강관 록볼트’가 차지하는 시장점유율은 10% 수준이다. 지금은 기존 록볼트제품의 시장점유율이 압도적으로 높지만 최근 튜브형강관의 성장세가 빨라지며 20%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일반록볼트는 시공방식이 완전히 다르고 대부분 국내 10개 업체에서 생산과 납품이 이뤄진다. 튜브형강관을 사용하는 현장은 함양-울산 고속도로 일부구간, 부산도시철도, 인천도시철도, 위례복정 지하차도 등이다.

튜브형강관은 국토교통부 신기술을 인증받아 납품 선정 시 가산점을 받는다. 이를테면 터널 시공사를 고르는 과정에서 특정제품인 코오롱글로벌의 튜브형강관을 사용하면 입찰특혜를 주는 것이다. 따라서 코오롱글로벌이 발주하거나 시공하는 현장에서는 튜브형강관이 사용될 확률이 높다.


이를 두고 하청업체들은 반발한다. 록볼트를 직접 생산하던 업체일 경우 매출타격을 입는 데다 신제품 가격이 기존제품 대비 고가이기 때문이다. 록볼트 생산업체 관계자는 “터널 지반이나 설계도에 상관없이 자사제품만을 사용하도록 하는 것은 강매나 다름없다”며 “법적인 잘못이 없더라도 건설안전을 위협하기 때문에 도의적 차원에서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코오롱글로벌 관계자는 “여전히 자사제품 대비 기존제품의 시장점유율이 높고 모든 발주현장에 적용하는 것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록볼트 선진국인 미국과 유럽에서는 발주사나 시공사가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현장전문가가 터널을 짓는 지반을 직접 살펴보고 안전상 가장 적합한 제품을 적용하기 때문에 국내 시스템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튜브형강관 록볼트 시공과정. /자료제공=테크비전
튜브형강관 록볼트 시공과정. /자료제공=테크비전

◆기존제품과 가격차이 2배… 하청 부담

코오롱글로벌은 중소기업 티에스테크노와 2011년 기술협약을 맺고 3년 만인 2014년 록볼트 신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기술적인 부분은 자회사 테크비전을 설립해 사업을 연계 중이다. 코오롱글로벌은 이 신기술로 장영실상을 수상했고 해외수출도 앞두고 있다.

코오롱글로벌이 튜브형강관을 개발하기 전 원천기술 보유자인 스웨덴 아트라스콥코의 제품은 일반록볼트 대비 가격이 2배가량 비쌌다. 터널강관 한개의 가격이 4m짜리 수입제품 기준 7만2000원 이상으로 1만개를 시공할 경우 제품구입에만 7억원가량이 든다. 터널 길이에 따라 다르지만 이런 록볼트가 현장마다 수만개씩 사용된다. 가격 차이가 큰 이유는 일반록볼트가 터널 암반에 철근을 심고 시멘트로 접합하는 반면 튜브형강관은 수압으로 팽창시키는 방식이어서 기계적 성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코오롱글로벌은 자사제품이 외국산에 비해 가격이 낮고 경제성이 있다고 주장하지만 하청업체들의 이야기는 다르다. 복수의 업계 관계자는 “입찰을 따내려면 울며 겨자 먹기로 코오롱글로벌 제품을 사용해야 하는데 비용마저 부담하다 보니 기존 록볼트업계가 생사기로에 놓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우리가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신기술을 사용하지 말자는 게 아니라 현장 상황과 설계도에 맞게 제한적으로 적용하고 전문 검증과 감리를 통해 결정해야 한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코오롱글로벌 측은 세계적으로 선진국일수록 신기술 사용이 늘고 있다는 입장이다. 시공이 빠르고 친환경적이라는 이유에서다. 반면 아트라스콥코 관계자는 “안전성 측면에서는 일반록볼트의 성능이 가장 뛰어나지만 두 제품 모두 터널공사에 필요하고 암반 상태나 설계도에 따르는 것이지 제품의 우열을 가릴 만한 문제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65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김노향
김노향 [email protected]

안녕하세요. 머니S 재테크부 김노향 기자입니다. 투자와 기업에 관련한 많은 제보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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