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포커S] 기로에 선 '게임 결제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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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 과천시에 사는 사업가 A씨(35·남)는 자타공인 게임 마니아다. 여가시간 대부분을 온라인게임으로 소비하는 A씨는 매월 게임 아이템을 결제하는 데 돈을 아끼지 않는다. 하지만 번번이 결제한도인 50만원에 막혀 구입하고 싶은 아이템을 사지 못하고 다음달에야 구입·결제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지곤 한다.

최근 게임 규제 개선 논의가 본격화되는 가운데 규제 개선을 위한 민관합동 협의체 출범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온라인 게임 결제한도 조정’은 이 협의체의 첫번째 안으로 상정될 가능성이 높다. 법 개정없이 당사자간 협의를 통해 규제를 개선할 수 있고 규제안이 현 상황에 적용하기 어려울 만큼 현실적이지 못하다는 이유에서다.

업계는 “이번에야말로 게임산업의 발목을 잡는 온라인 게임결제 한도가 폐지될 것”이라며 기대에 부풀었다. 그러나 일부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반대 의견도 상당해 양측 모두 만족할 수 있는 타협점을 찾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사진=뉴시스 유상우 기자
/사진=뉴시스 유상우 기자

◆근거 없는 규제 ‘게임 결제한도’

‘온라인게임 결제한도’는 성인의 경우 월 50만원, 청소년은 7만원 이상 결제하지 못하도록 한 제도다. 국내 게임업계 성장을 막아온 대표적 규제로 영상물등급위원회가 14년 전인 2003년 과소비 억제 차원에서 시행한 후 지금까지 이어져 왔다. 2009년 게임물등급위원회(현재 게임물관리위원회. 이하 게관위)가 한도를 30만원에서 현재의 결제한도인 50만원으로 한차례 높인 이후 8년째 아무런 변화가 없다.

게임산업협회는 게이머와 전문가, 언론 등의 의견을 수렴해 지난 5월 결제한도 규제를 자율에 맡기자는 방안을 제안했지만 게관위와 협의에 실패하면서 무산됐다.

온라인 게임결제 한도는 규정이나 명문화된 규제에 속하지 않아 명목상 게임업체가 자율적으로 시행하는 제도다. 하지만 월 결제한도를 넘는 게임은 게관위가 등급을 내주지 않아 실질적으로는 게관위의 관리 하에 유지·운영된다. 게관위가 등급을 부여하지 않는 게임은 서비스 자체를 할 수 없어 게임업체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이 제도를 따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간 게임업계는 “이 제도가 사실상 게임업체들의 최대 매출을 제한하고 있다”며 지속적으로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세계 어떤 나라, 어떤 산업을 찾아봐도 이 같은 규제는 없을 것”이라며 “EA·블리자드처럼 세계적인 게임기업이 탄생하지 않고 (국내 게임기업이) 전부 고만고만한 것은 다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 제도를 두고 “성인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한다”고 비판한다. 소비영역은 개인의 자율성에 기초해야 하며 어떤 것도 그 자유를 침해할 수 없다는 게 그들의 주장이다. 실제 해외에서 개인의 지출한도를 정부가 정한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다.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주장도 끝없이 제기된다. PC온라인게임을 주력으로 하는 게임업체의 한 관계자는 “콘솔게임이나 모바일게임의 경우 어떤 규제도 하지 않으면서 PC온라인게임만 규제하는 것은 부당한 처사”라며 “온라인게임 결제한도의 취지인 과소비 예방은 애초부터 잘못된 설정”이라고 주장했다.

그의 말대로 콘솔게임과 모바일게임은 결제한도가 없다. 개당 5만원하는 콘솔게임 타이틀을 한달에 100개이상 구매할 수도 있고 모바일게임도 구글 플레이스토어나 애플 앱스토어에서 수백만원어치를 결제해도 무방하다. 외국에 서버를 둔 세계 최대 게임플랫폼 ‘스팀’도 결제한도 제한에서 자유롭다.

원인은 결제방식의 차이에 있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콘솔게임의 경우 타이틀을 구매하는 방식이어서 소비자의 지출내역을 알 수 없고 모바일게임도 결제정보를 구글이나 애플이 가지고 있어 규제할 수 없다. 스팀도 마찬가지다.

역차별 논란을 제기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국내 게임업계는 “해외업체는 규제할 방안도 없으면서 국내 게임업체만 쥐어짠다”며 “법적인 근거도 없는 게임 결제한도가 국내 게임산업 전체의 발목을 잡고 있는 셈”이라고 토로했다.

◆결제한도 철폐, 성장 마중물 될 것

게임 결제한도가 폐지되면 업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대다수의 전문가들이 게임업체의 매출에는 당장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분석했다. 월 50만원 이상 게임을 결제하는 헤비유저가 많지 않을 뿐더러 현재 시장이 모바일 위주로 재편되고 있는 만큼 가시적인 효과가 미미할 것이라고 그들은 주장한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온라인게임을 비롯한 대부분의 PC게임은 결제한도가 없는 ‘스팀’으로 옮겨가고 있다”며 “여기에 모바일플랫폼으로 게임산업이 재편되고 있어 게임 결제한도 철폐가 매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게임업계 전문가들은 중장기적으로 업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한다. 강신철 게임산업협회장은 “게임 결제한도가 폐지되면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줄어들고 장기적으로 게임사의 자유로운 영업활동이 보장된다는 측면에서 성장기틀을 마련할 수 있다”며 “결제한도 폐지에 따른 부작용이 없도록 게임업체들이 책임감을 가지고 자율규제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498호(2017년 7월26일~8월1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박흥순
박흥순 [email protected]

<머니S> 산업1팀 IT담당 박흥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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