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은 ‘테크핀’(TechFin)의 해가 될 것이다.”

지난 13일 서울 종로구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열린 ‘2018 핀테크를 내다보다-테크핀의 부상’ 세미나에서 P2P대출업체 렌딧의 김성준 대표는 “테크핀은 핀테크(FinTech)와 태생은 물론 추구하는 방향도 다르다. 앞으로 금융이 아닌 기술을 기반으로 한 금융환경이 도래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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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기반의 핀테크 vs 기술기반의 테크핀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등장한 신조어인 테크핀은 기술 기반으로 설립된 회사가 선보인 혁신적인 금융서비스를 말한다. 기술이 아닌 금융 인프라를 기반으로 등장한 핀테크와 다른 점이다. 알리바바의 앤트파이낸셜, 카카오의 카카오뱅크가 대표적인 테크핀회사다.
김성준 대표는 “핀테크회사는 전통적인 금융모델에 가까운 영업을 하는 데 반해 테크핀회사는 ‘디지털 온리(dihital-only) 금융서비스’를 추구한다”며 “오프라인 접점 없이 고객의 일상에 금융서비스가 파고든다”고 말했다.

이를테면 시중은행이 핀테크 기술을 바탕으로 모바일 금융플랫폼 등의 서비스를 운영 중이지만 이는 오프라인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가 만든 부차서비스일 뿐이라는 것이다. 반면 테크핀 회사는 오프라인 기반의 영업구조를 갖고 있지 않아 중간 비용을 덜 수 있고 고객의 서비스 이용 편의성도 높일 수 있다고 김 대표는 설명했다.

테크핀은 이미 전세계에서 주목하고 있다. 내년 3월 13~15일 싱가포르에서 개최되는 국제 핀테크 컨퍼런스 ‘머니 2020’에서도 테크핀은 주요 화두가 될 전망된다. 콘퍼런스 1일차 오후 ‘실시간결제와 오픈플랫폼’의 주제로 세미나가 열리는 트랙룸1에선 고동준 삼성전자 사장이 연사로 나서는데 주제가 ‘핀테크 또는 테크핀으로’다. 지급결제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우고 있는 삼성페이의 기술과 미래 금융환경에 대한 얘기가 오갈 것으로 보인다.


◆“P2P업계, ‘개인신용대출’ 위주로 재편될 것”

P2P업계에선 내년부터 개인신용대출 상품 위주로 영업사업 포트폴리오가 바뀌기 시작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전체 상품 가운데 개인신용대출 상품비중이 50%를 상회하는 미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부동산대출 비중이 60%에 육박한다. 한국P2P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58개 회원사의 누적대출액(1조6516억원) 가운데 부동산담보대출은 26%(4300억원), 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싱(PF)은 33%(5554억원)다.

그러나 테크핀이 부상함에 따라 개인신용대출 상품 취급량이 증가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기존 금융권에서 하는 오프라인 상의 물건확인·담보설정보다 ‘디지털 컨슈머’를 확보하고 이를 기반으로 개인신용평가모델을 고도화하는 게 전통 금융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낫다는 것이다. 또 P2P업체라도 오프라인 접점이 불가피한 부동산대출 상품은 핀테크를, 그렇지 않은 개인신용대출 상품은 테크핀을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개인신용대출 위주로 P2P 업계의 취급 상품 비중이 바뀔 것이란 전망이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한킴 알토스벤처스 대표는 “앞으로는 단순히 새로운 서비스가 아닌, 기술을 기반으로 (핀테크보다) 훨씬 정확한 서비스를 내놓을 수 있는 금융서비스(테크핀)가 나올 것”이라며 “모바일 사용자 데이터가 축적됨에 따라 이(테크핀) 시장은 앞으로 엄청난 시장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