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 '카카오페이 사랑' 세가지 이유
보험사들이 인슈어테크를 강화하기 위해 간편인증 서비스를 앞다퉈 도입하고 있다. 특히 보험업계에서는 카카오페이와의 협업을 강화하고 나섰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생명·손해보험사들은 카카오페이를 통한 간편인증 서비스를 속속 도입 중이다. 현재 카카오페이 인증 미계약 보험사도 향후 협약을 진행할 것으로 보여 앞으로 이 서비스는 보험업권에서 대세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카카오페이는 어떻게 보험업계 '공식 공인인증서'가 됐을까.

◆업계 도입 '활발'… 공인인증서 완벽 대체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보, KB손보 등 생·손보사 20여개사는 카카오페이 간편인증을 활용한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삼성생명은 다이렉트보험 가입 시 카카오페이 인증 로그인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교보생명은 지난 5월 업계 최초로 보험계약대출을 받을 때 카카오페이 인증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간편인증을 활용해 대출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했다. 실제 대출까지 5분이면 충분하다.

DB손보는 지난 8월 손보업계 최초로 모바일 앱에서 카카오톡으로 본인인증이 가능한 카카오페이 인증 로그인 서비스를 시작했다.


카카오페이 인증 로그인은 카카오톡을 사용 고객이면 공인인증서 없이 누구나 사용할 수 있어 보험사들이 가장 많이 활용하는 서비스다.

카카오톡으로 수신된 본인확인 메시지에서 사전에 등록된 비밀번호나 지문으로 로그인할 수 있다. 이 서비스는 사용이 불편했던 기존 공인인증서를 적절히 대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밖에도 DB손보와 함께 KB손보는 카카오페이 인증을 활용한 '모바일등기서비스'를 내놨다. 이 서비스는 보험계약의 실효 안내 시 고객에게 카카오톡으로 모바일 등기우편을 보내는 방식이다. 기존에는 콜센터에서 안내를 받거나 우편을 집으로 발송했다.


모바일로 등기 메시지를 수신한 고객은 카카오페이 인증 비밀번호만 입력하면 우편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이밖에도 많은 보험사들이 카카오페이 인증을 활용해 고객정보변경, 환급금신청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교보생명-카카오페이 업무제휴 모습.
교보생명-카카오페이 업무제휴 모습.
KB손보 모바일등기우편서비스.
KB손보 모바일등기우편서비스.

◆인증서비스 '카카오'여야만 하는 이유
보험사들이 카카오페이와 손을 잡은 이유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보안성이 공인인증서보다 안전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블록체인 기술은 소비자 거래 내용을 중앙 특정 서버가 아닌 네트워크 참여자 전원에게 분산 저장해 위조나 해킹을 어렵게 만든다.

당초 일부 보험사들은 카카오페이 인증 보안성에 확신을 가지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형사 관계자는 "지난해만 해도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확신이 없었던 때"라며 "인증문제가 가벼운 부분이 아닌 만큼 신중한 선택이 필요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대형사를 중심으로 카카오페이 인증 도입이 활발해지고 별다른 문제점이 발견되지 않자 거부감이 사라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카카오페이 인증이 유일한 사설 인증서비스인 점도 주 요인이다. 올 3월 공인인증지정제도가 폐지되면서 금융사들은 새로운 인증 대안을 찾기 시작했다.

은행권에서는 현재 은행연합회가 출시한 '뱅크사인'을 주로 사용하지만 최근 소비자들이 불편함을 호소하는 등 문제점을 노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보험업권은 안전성과 공신력을 모두 갖춘 카카오페이 인증을 선호하고 있다. 

카카오톡이 보유한 수천만명의 고객도 보험사에게는 메리트다.

최근 보험업계는 불황이 이어지면서 보험해약이 늘고 신규고객 유치도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4300만명의 회원을 둔 카카오톡을 활용하면 자사 상품을 알리는 데 큰 도움이 된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카카오페이와의 협업은 잠재적인 고객 유치 차원에서 내부적으로 기대가 크다"면서 "앞으로 보험료를 카카오페이로 납부하는 등 특화서비스를 계속 도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