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이 든 성배’ 받아든 전략가

CEO In & Out / 권봉석 LG전자 HE·MC사업본부장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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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의 목소리에 더 귀 기울이겠다.” 권봉석 LG전자 사장이 15분기 연속 적자의 늪에 빠진 MC사업본부를 맡은 뒤 밝힌 포부다. 다양한 기능과 충실한 기본기를 동시에 원하는 소비자의 요구에 맞는 스마트폰을 출시해 위기에 빠진 LG전자의 MC사업본부를 이끌겠다는 각오다.

권 사장은 지난 2월15일 서울 강서구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2~3년 동안 LG전자의 스마트폰사업은 내부 효율성 개선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고 품질 개선을 위해 노력했다”며 “성과가 나왔다고 본다”고 자평했다.

동시에 권 사장은 “고객이 LG전자의 스마트폰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어떤 불만을 가지고 있으며 어떤 개선요구가 있는지 귀 기울이고 고객이 원하는 쪽으로 정체성을 일관성 있게 유지한다면 경영성과는 빠른 시일 내에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봉석 LG전자 HE·MC사업본부장 사장. /사진제공=LG전자
권봉석 LG전자 HE·MC사업본부장 사장. /사진제공=LG전자

◆9회말 등판한 구원투수, 이번엔…

LG전자의 스마트폰사업은 2015년 ‘LG G4’ 이후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LG전자는 프리미엄 제품군을 G시리즈와 V시리즈로 나누는 투트랙 전략을 펼쳤지만 G시리즈의 좋지 않은 이미지로 인해 V시리즈마저 번번이 흥행에 실패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LG전자의 새로운 스마트폰이 출시될 때마다 기대 섞인 반응을 내놨으나 실제 판매량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그로 인해 LG 스마트폰은 ‘온라인 최강폰’이라는 조롱섞인 별명도 얻었다.

지난해 4분기에는 기어이 15분기 연속적자라는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LG전자가 지난 2월1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LG전자의 스마트폰사업을 총괄하는 MC사업본부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41.6%(1조7082억원) 줄었고 영업적자도 322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00억원가량 더 늘었다.

LG전자는 4분기 실적 부진에 대해 “스마트폰 매출이 줄고 전략 스마트폰 판매 확대를 위한 마케팅 비용 증가로 영업손실이 컸다”면서도 “플랫폼화 및 모듈화 전략, 원가절감 등을 통한 사업구조 개선이 지속되고 제품 포트폴리오가 효율적으로 운영되며 시장에서도 제품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LG전자의 생각과 달리 냉랭하다. 경기 안산시에 사는 김천일씨는 “LG 스마트폰을 사용하다가 삼성 제품으로 바꿨는데 차이가 확실히 난다”며 “삼성 스마트폰은 기본이 탄탄한 반면 LG 스마트폰은 무언가 부족한 느낌”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가격 등 획기적인 유인책이 없다면 LG전자의 스마트폰을 살 계획은 없다”고 덧붙였다.

그간 LG전자 MC사업본부를 맡았던 최고경영자(CEO)들은 하나같이 고배를 마셨다. 조준호 사장은 세계 최초 ‘모듈폰’ G5의 기획을 진두지휘했으나 수율예측 실패와 제품의 부실한 마감으로 소비자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뒤를 이어 MC사업본부를 이끈 황정환 부사장은 G7과 V40을 출시하면서 “오디오, 배터리, 카메라, 디스플레이 등 ABCD로 대표되는 핵심 기능을 업그레이드하는 데 집중했다”며 “업계 관행에 맞춘 신제품 출시보다 잘 만든 제품의 품질을 계속 끌어올리면서 기능·색상을 추가하겠다”는 의지를 보였으나 가격이 비싸 시장의 외면을 받았다.

◆격변기, 난세의 영웅 될까

두번의 실패 끝에 LG전자는 HE사업본부에서 인상적인 성과를 거둔 권 사장에 주목했다. 권 사장은 MC상품기획그룹장으로 재직하던 당시 옵티머스G와 G2를 성공으로 이끈 이력이 빛난다. 2012년 MC상품기획그룹장을 맡은 권 사장은 현재 G시리즈의 모체라 할 수 있는 제품의 기획을 담당했고 LG전자의 스마트폰 전성기를 이끌었다. 당시 LG전자는 애플, 삼성전자에 이어 세계 스마트폰 점유율 3위에 이름을 올리며 북미시장에서 크게 선전했다.

디스플레이 전문가인 그는 2017년 OLED TV를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시키며 매출 18조6737억원, 영업이익 1조5667억원, 영업이익률 8.4%라는 놀라운 성과를 거뒀다. 이 성과는 권 사장이 HE사업본부를 이끌기 전인 2014년보다 영업이익은 218%, 영업이익률은 3배 이상 높아진 수치다.

LG전자는 권 사장의 뛰어난 전략적 사고와 분석력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일례로 권 사장은 2016년 세계 TV시장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던 당시 무의미한 점유율 경쟁보다 수익성이 높은 OLED TV에 화력을 집중했다. 그 결과 현재 LG전자의 TV는 세계시장에서 프리미엄 제품으로 취급된다. 5세대 이동통신(5G)과 폴더블폰 등 적극적인 시장 대응이 필요한 스마트폰시장에서 권 사장의 역량과 전략이 빛을 발할 것이라는 계산이다.

권 사장이 격변하는 스마트폰시장에서 사업방향을 확고하게 설정하고 시장의 요구를 제품에 적극 반영한다면 LG전자는 반전의 모멘텀을 맞을 수 있다. 이동통신업계 관계자는 “롤러블폰, 폴더블폰 등 하나의 스마트폰에 매진하겠다는 결의보다 시장이 원하는 방향으로 즉각 대응하는 유연성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은 무엇보다 시장의 지위를 회복하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프로필
▲1963년생 ▲서울대학교 전자공학 학사 ▲헬싱키대학교 경영대학원(MBA) ▲LG전자 DID경영기획그룹 디지털사이니지 기획 ▲모니터사업부장 ▲HE미디어사업부장 ▲MC상품기획그룹장 ▲㈜LG 시너지팀 ▲HE사업본부장 ▲HE 겸 MC사업본부장


☞ 본 기사는 <머니S> 제581호(2019년 2월26일~3월4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박흥순
박흥순 [email protected]

<머니S> 산업1팀 IT담당 박흥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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