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3일 일본 나고야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 회의에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인사한 왕이 중국 외교부장 모습. /사진=로이터
지난달 23일 일본 나고야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 회의에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인사한 왕이 중국 외교부장 모습. /사진=로이터

중국 왕이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4일부터 1박2일 일정으로 한국을 공식 방문하는 가운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과 사드 보복 조치인 한한령(한류 규제 명령) 해제와 관련 논의 여부가 주목된다. 외신들도 이번 방문에 관심을 표시하고 있다.
왕 위원의 한국 방문은 한중 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 이후 처음으로 특히 한·중 양자 차원에서는 2014년 5월 이후 5년 6개월 만이다. 이를 두고 미국의 CNBC는 한·중 관계가 복원될 수 있을지가 관심사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왕 위원은 이날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 뒤 당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강경화 장관과 양자회담을 열며 행보를 바로 개시한다. 회담 후에는 외교장관 공관에서 강 장관이 주최하는 만찬이 예정돼 있다.


양 장관은 이번 회담에서 ▲한중 양자관계 ▲한반도 정세 ▲지역 및 국제문제 등 외에 이달 말 쓰촨(四川)성 청두(成都)에서 열리는 한중일 3국 정상회의 관련 사전 협의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대미 대화 시한으로 설정한 연말이 다가오는 상황에서 비핵화 협상 관련 논의도 핵심 의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가장 주목되는 것은 올해 끝내 무산된 시 주석의 방한 관련 논의에 진전이 이뤄질지 여부다. 외신들도 무엇보다 관심이 있는 것은 사드 사태 이후 다소 소원해진 양국 관계를 복원할지 세계가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취임 직후인 2017년 12월 중국을 국빈 방문했으나, 시 주석은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4년 7월 이후 방한한 적이 없다. 시 주석이 방한하게 되면 2016년 사드 배치 이후 지속된 한·중 갈등이 완전히 해소되는 상징적 의미가 있다.


왕 위원은 이튿날에는 오후 3시쯤 청와대를 방문해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할 예정이다.

왕 위원의 이번 방한은 북미 비핵화 협상 교착과 함께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및 방위비 분담금 협의 과정에서 한미 동맹 관계의 균열이 드러난 시점과 맞물려 더 시선이 모아진다.

최근 국제 무대에서 미국과 패권 다툼을 치열하게 전개하고 있는 중국이 한미일 삼각 동맹 고리가 약화된 틈을 파고들려 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는 가운데 왕 위원의 이번 방한이 한중 간 관계 개선의 본격적인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