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감염된 환자들이 완치 후에도 휴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코로나19에 감염된 환자들이 완치 후에도 휴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들 가운데 일부가 완치 후에도 수개월째 후각 이상으로 고통스러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생선 썩는 냄새나 유황 냄새 등 역겨운 냄새가 난다고 말했다.
최근 영국 스카이뉴스 보도에 따르면 런던에 거주하는 은행원 다니엘 세이브스키(24)는 지난해 3월 코로나19에 감염된 후 2주 동안 미각과 후각을 잃었다. 9개월 넘게 후각 이상을 겪었던 그는 "나는 종종 쓰레기통에서 나는 냄새 혹은 탄내를 맡는다"며 "특정한 냄새를 맡을 수 없어 우울하고 음식 먹는 것을 즐길 수 없다"고 토로했다.

부동산 중개업자 린 코베트(52)도 코로나19 확진 후 지난해 3월부터 5월 말까지 아무 냄새도 맡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6월에 후각이 다시 돌아오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역겨운 냄새가 난다"며 "커피 중독이었던 자신이 이젠 커피에서 맥주나 휘발유 같은 냄새가 나서 마시기 힘들다"고 고개를 저었다.


코로나19 완치 판정 후에도 착후 증상으로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는 환자들이 나오고 있다. 착후란 실제로 냄새가 나지 않는데도 냄새가 난다고 느끼는 휴각 이상의 일종이다.

이에 대해 니르말 쿠마르 영국이비인후과의사협회장은 "코로나19는 신경성 바이러스다. 바이러스는 뇌 신경, 특히 후각을 담당하는 신경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후각뿐만 아니라 다른 신경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고 뇌로 메세지를 전달하는 메커니즘인 신경전달물질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일부 사람들은 환각이나 수면장애, 청력 변화 등의 증상이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후각 장애를 가진 사람을 지원하는 채리티 앱센트는 영국 비과학의협회와 영국이비인후과의사협회와 함께 수천 명의 착후 환자들의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 이들은 환자들에게 장미, 레몬, 유칼립투스 오일 냄새를 매일 20초 정도 맡도록 권고하고 있다.


쿠마르 교수는 "냄새 맡기 훈련이 환자들에게 도움이 된다는 보고가 있다"며 "대부분의 사람들이 정상 후각을 되찾게 될 것"이라며 희망을 전했다.

후각과 미각 이상 외에도 코로나19 후유증은 다양하다. 가장 흔하게 찾아볼 수 있는 특징은 피로감이고 숨 가쁨, 탈모, 근육통, 시각 장애, 피부 질환도 증상에 포함된다. 우울증과 불안 등 정신적 건강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

한국에선 부산 47번 환자인 박현 부산대 교수가 완치 후 5개월 동안 심각한 후유증에 시달렸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브레인 포그(Brain fog), 피부 변색, 가슴과 복부 통증 등의 증상으로 고통을 겪었다. 브레인 포그란 머리에 안개가 낀 것처럼 멍한 느낌이 지속돼 생각과 표현을 분명하게 하지 못하는 상태를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