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으로 모든 것을 살 수 있는 시대가 됐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161조1234억원으로 전년대비 19.1% 증가했다. 이처럼 온라인 쇼핑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유통업계에서 MD(상품기획자)의 역할 역시 중요해지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상품을 기획하고 배치하고 관리하는 모든 일을 하는 사람이 바로 MD이기 때문이다. MD는 '뭐(M)든지 다(D) 한다'의 약자라고 불릴 만큼 업무 범위가 상당히 넓은 편이다.
쇼핑몰의 정체성과 매출을 담당해 '유통의 꽃'이라고 불리는 MD. 큐레이션 특화로 역할이 더욱 중요해진 마켓컬리, 위메프, SSG닷컴의 MD들을 만나 그들의 세계를 들여다봤다.
트렌드 세터 그리고 협상의 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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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규빈 SSG닷컴 명품담당 MD가 'SSG 개런티'를 소개하고 있다./사진제공=SSG닷컴 |
박 MD는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플랫폼의 UI/UX 구성 및 차별화된 서비스가 있다면 파악하고 거기서 인사이트를 찾아 제 업무에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라고 말했다.
좋은 MD는 협상의 달인이기도 하다. 큰 프로젝트나 행사를 준비하다 보면 협력사 및 유관부서와 어려운 협상을 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는 경우가 있다. 박 MD는 가격을 조금 더 낮추고 고객에게 돌아가는 할인 혜택을 더 높여 매출을 높이고 싶다. 각자 이해관계가 다르다 보니 그것을 조율하는 과정이 쉽지 않지만 서로 원하는 것을 조율해가며 좋은 상품과 혜택 높은 행사를 선보여 '윈윈'을 이뤄낸다.
박 MD는 "매출 목표 달성이라는 보상을 받으면 힘든 것들을 다 잊고 다시 새로운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는 원동력을 얻는다"라고 말했다.
고객 대신 상품 검증하는 '기미상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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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태 위메프 맛신선TF 맛슐랭팀장이 회의에 참여하고 있다./사진제공=위메프 |
식품 카테고리는 오프라인 선호 현상이 있어 더 어렵다. 위메프에서 맛신선 프로젝트를 맡고 있는 김승태 위메프 맛신선TF 맛슐랭팀장은 '이 상품 진짜 너무 좋고 맛있는데 고객들이 알아주셨으면 좋겠다'는 마음에서 시작했다. 현재 맛신선은 위메프의 핵심 코너로 자리 잡고 있다.
맛신선에서 판매하는 모든 상품은 위메프 식품 전문 MD가 직접 전국을 돌며 철저한 검증 과정을 거친다. 온라인에서는 맛과 품질을 직접 확인하기 어려운 만큼 MD가 기준에 따라 직접 꼼꼼하게 따지고 비교한 식품을 엄선한다.
김승태 팀장은 "일주일에 1번은 신규 입점 되거나 신규 출시된 상품들을 모두 주문해 직접 시식하고 맛신선에 입점시킬 상품을 찾는다"며 주 2회는 출장을 다니며 고객이 먹는 제품이 안전하고 위생적으로 생산되는지 전국 공장을 다니며 점검한다"라고 말했다.
누구나 될 수 있지만 아무나 될 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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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생 마켓컬리 축산팀·HMR팀 리더./사진제공=컬리 |
서귀생 리더는 MD의 자질로 "세상 모든 일에 관심이 있는 사람"을 꼽았다. 서 리더는 "MD는 누구나 할 수 있는 직업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상품'이라는 본질에 관심과 애정이 있어야 하고 빠른 판단과 결단력이 중요한 것 같다"라며 "감각도 빠질 수 없다. 많은 것을 보고 상품과 연결할 수 있는 '열정광'이라면 훌륭한 MD가 될 것이라고 본다"라고 말했다.
앞으로의 MD의 전망은 어떨까. 최근 이커머스의 기조는 상품 수와 가격 경쟁이 심해져 때론 상품 기획력이 뒷순위로 밀리는 경향도 보이고 있만 이커머스의 정체성으로 큐레이션을 꼽는 곳도 많아지고 있다. 컬리 역시 2만개 안팎의 상품 수를 유지하며 MD의 역량 증진에 집중하고 있다.
서귀생 리더는 "MD에 관심이 있다면 물류센터에서 단 며칠이라도 아르바이트를 해보며 상품이 어떻게 입고·출고되는지 보면 도움이 될 것"이라며 "식품 카테고리를 맡고 싶다면 제철 음식과 원재료에 대한 지식이 도움이 된다. 예를 들면 우리나라에 수입되는 오렌지가 어떤 기간에 어떤 나라의 것이 들어오는지 알아두면 좋겠다"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