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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가 주가 부양에 팔을 걷었다. 카카오페이는 신원근 대표가 지난 3월 발표한 신뢰회복과 책임경영을 위한 실행안 약속 이행을 위해 회사 주식 1만 5000주를 매입했다고 16일 밝혔다.
신 대표의 이번 주식 매입 규모는 약 12억원이다. 신 대표는 작년 말 주식 매도로 생긴 차익 전액(세금 제외 약 32억원)을 올해 말까지 매 분기마다 회사 주식 매입에 사용할 계획이다. 다른 경영진 4명도 약속 이행을 위해 이달 중 회사 주식을 매입할 예정이다.
카카오페이는 지난해 12월 경영진이 대규모 주식을 매각한 '먹튀논란'이 제기되면서 주가가 급락해 공모가(9만원)를 하회하고 있다. 지난달 12일 저점 8만5000원을 기록한 뒤 이달 3일까지 약 3주새 26% 넘게 올랐으나 지난 7일부터 10일까지 한주 내내 하락 마감하며 21% 가량 빠졌다.
이날 카카오페이는 7만6300원으로 전일 대비 1800원(2.30%) 내렸다. 지난 7일에는 카카오페이의 2대주주인 알리페이가 보유 중인 지분 500만주를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로 매각하면서 주가 급락에 영향을 줬다.
알리페이는 당초 카카오페이 지분 38.52%에 달하는 5101만5205주를 보유하고 있었으나 지난달 상장 6개월을 맞아 보호예수가 전량 해제됐다. 해제된 물량은 카카오페이 전체 상장 주식 중 57.57%에 달한다.
카카오페이 공모 당시 우리사주조합 공모 청약에 나섰던 직원들은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카카오페이는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우리사주조합에 340만주, 총 3060억원 어치의 공모주를 배정한 바 있다. 카카오페이의 당시 직원수(기간제 제외)는 831명이다. 금액으로 보면 직원 1인당 3억6823만원에 달한다.
증권업계는 신 대표의 자사주 매입이 카카오페이 주가 상승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는 한편 경영진 '먹튀논란'과 '블록딜 매각'에 따른 잔여지분 관련 오버행 우려를 잠재우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엇갈린다. 삼성증권은 카카오페이 목표 주가를 기존 16만2000원에서 12만원으로 낮췄고 SK증권은 14만5000원에서 11만원으로 내렸다.
조아해 삼성증권 연구원은 "카카오페이의 이번 지분매각으로 알리페이가 보유한 잔여 지분과 관련된 오버행 우려가 불거졌다"며 "최근 글로벌 증시의 성장주 주가 조정에 따른 페이팔(PayPal), 블락(Block) 등 동종기업(peer)들의 밸류에이션 하락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