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달러 현상 심화에 한국의 외환보유액이 한달만에 94억3000만달러 급감했다. 사진은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화를 정리하는 모습./사진=뉴스1
강달러 현상 심화에 한국의 외환보유액이 한달만에 94억3000만달러 급감했다. 사진은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화를 정리하는 모습./사진=뉴스1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지난달 자이언트스텝(한번에 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밟으면서 강달러 기조가 심화하는 가운데 한국의 외환보유액이 한달만에 94억3000만달러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준은 이달에도 자이언트스텝을 밟을 것으로 예상돼 강달러 현상은 지속될 전망이다.

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6월 말 외환보유액'에 따르면 지난달말 기준 국내 외환보유액은 4382억8000만달러로 전월말(4477억1000만달러)과 비교해 94억3000만달러 줄었다. 이는 4개월 연속 감소세인 동시에 이같은 감소폭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 수준이다.


이는 미국이 기준금리 인상에 속도를 내면서 달러 강세가 지속되자 기타통화 외화자산 미달러 환산액이 감소한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한은은 외환보유액 규모를 추산하기 위해 유로·파운드·엔화 등 다른 외화 자산을 미 달러화로 환산하는데 미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면 다른 외화자산의 달러 환산 가치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여기에 외환당국의 변동성 완화 조치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6월말 주요 6개국 통화 대상 달러 인덱스인 미 달러화 지수는 105.11로 전월말(101.67)에 비해 3.4% 올랐다. 달러인덱스는 유로화 등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평가하는 지수를 말한다. 달러인덱스가 오르면 그만큼 달러 가치가 상승한다는 의미다.


외환보유액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국채, 정부기관채, 회사채, 자산유동화증권 등을 포함한 유가증권은 3952억7000만달러로 전월말대비 62억3000만달러 줄었다.

예치금은 전월말 대비 26억4000만달러 감소한 192억3000만달러로 집계됐다.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은 전월말대비 5억1000만달러 줄어든 145억7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외에 한국이 IMF 회원국으로서 낸 출자금 중 되찾을 수 있는 금액인 IMF포지션은 44억2000만달러로 전월말보다 6000만달러 줄었다. 금은 전월과 같은 47억9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주요국과의 순위를 비교하는 한국 외환보유액은 지난 5월말 기준 9위로 전월말 수준을 이어갔다.

국가별 순위를 살펴보면 1위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3조1278억달러, 2위 일본(1조3297억달러), 3위 스위스(1조411억달러), 4위 인도(6032억달러), 5위 러시아(5874억달러), 6위 대만(5489억달러), 7위 홍콩(4650억달러), 8위 사우디아라비아(4516억달러)에 이어 한국은 4477억달러로 9위를 기록했다. 싱가포르가 3453억달러로 10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