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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이 8일 단행한 2023년도 보험 계열사 사장 인사는 앞으로 닥쳐올 경영 불확실성에 대비해 안정을 추구하는 데 무게가 실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경영 안정에 방점을 둔 이재용 회장의 인사가 보험 계열사에 그대로 적용된 것이다.
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전영묵 대표는 이날 보험 계열사 사장단 인사에서 유임이 확정됐다. 삼성그룹은 내년 보험업계 불확실성이 아직 큰 데다 IFRS17가 시행되는 과도기인 만큼 무리한 변화를 주지 않기로 했다. 전영묵 대표는 삼성생명으로 입사해 사장에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삼성생명 자산운용본부장 등 주요 보직을 거쳤다. 이후 삼성증권 CFO(최고재무책임자), 삼성자산운용 CEO 등을 역임하며 능력을 인정받았다.
2020년 3월 선임된 그는 취임 후 역대 최대 실적을 이끌고 지난해에도 경영성과를 인정받아 3년째 삼성생명을 이끌고 있다. 전 대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서 변액보증손실 영향을 뛰어넘어 질적 성장을 이뤘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 삼성생명은 지난달 11일 컨퍼런스콜에서 4분기 손익이 6000억~7000억원 개선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는 전년동기대비 245.7% 증가한 수치다. 이번에 유임되면서 전 대표는 최소 4년은 삼성생명 수장을 맡게 됐다.
홍원학 삼성화재 대표도 유임이 확정됐다. 홍 대표는 지난해 선임된 만큼 이번 인사 대상에서는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홍 대표의 임기는 오는 2024년 3월까지다. 홍 대표 취임 후 삼성화재는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연결재무제표 기준) 1조101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1조0665억원) 대비 3.3%(353억8500만원) 증가한 실적을 보였다.
불확실한 경영환경을 이끌어가기 위해 삼성그룹은 큰 변화보다는 기존 장수에 한 번 더 힘을 실어주는 모습을 보였다. 삼성생명 경우 박종문 부사장이 자산운용부문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전영묵 대표의 짐을 덜어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생명에 따르면 박 사장은 2018년 12월 금융경쟁력제고 TF장으로 보임된 이후 중장기 사업전략 수립 지원, 금융 계열사 간 시너지 발굴 등을 통해 금융의 미래 먹거리 창출과 경쟁력 제고를 지원해 왔다.
삼성생명은 박 신임 사장이 불확실한 금융환경에 대응하고 미래 준비에 집중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실적보다는 안정화에 집중할 시기인 만큼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도 큰 변화를 주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