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부터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 끝나고 '노 마스크' 시대를 맞으면서 화장품 업계에도 봄바람이 불고 있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더 현대 서울 한 화장품 코너의 모습/사진=송은정 기자
2020년부터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 끝나고 '노 마스크' 시대를 맞으면서 화장품 업계에도 봄바람이 불고 있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더 현대 서울 한 화장품 코너의 모습/사진=송은정 기자

지난 2020년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마스크 착용이 필수가 되면서 메이크업을 생략하는 이른바 '쌩얼'(화장을 하지 않은 맨 얼굴)이 성행했다. 외출 시에도 마스크가 얼굴을 가릴 수 있어 자연스러움을 추구하는 '꾸안꾸'(꾸민 듯 안 꾸민 듯) 메이크업이 유행처럼 번졌다.

하지만 올 1월30일부터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없어지자 분위기가 달라졌다. 3년 만에 '노 마스크'로 봄을 맞게 되면서 립스틱 등 색조 화장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살아난 색조업계… 외모 가꾸기 관심 높아져

지난 3일 오후에 찾은 서울 여의도의 더 현대 서울 1층 화장품 매장. 그동안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로 전면 중단됐던 백화점 내 메이크업 시연 서비스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었다. 여러 제품을 직접 발라보고 어울리는 색상을 고르는 여성 고객들이 많았다.


더 현대 서울 Y매장 관계자는 "코로나19가 한참 성행할 때는 마스크 때문에 화장이 지워지다 보니 립 보다는 쿠션 등 베이스 메이크업의 수요가 많았다"며 "하지만 마스크 착용 해제 후 고객들이 립 제품을 많이 찾는다"고 설명했다.

색조 화장 매출액도 덩달아 껑충 뛰었다. 롯데백화점 본점에 위치한 C매장은 전년 동기 대비 색조화장품 매출이 17~18% 늘었다. 매장 관계자는 "화장품 테스터가 재개되면서 파운데이션, 컨실러를 찾는 수요도 많다"고 했다.

롯데백화점 본점 내 Y매장 역시 매출이 20% 이상 급등했다. 특히 하늘길이 뚫리면서 면세 고객과 외국인 고객의 수요가 늘었다. 매장 관계자는 "코로나19 이전엔 중국인들이 대부분이었다면 지금은 유럽 쪽 고객이 많다"며 "여행 제한이 풀리면서 면세 고객 효과도 톡톡히 보고 있다"고 귀띔했다.

화장품 수요 빠르게 증가… 가장 많이 찾는 제품군은?

오픈서베이가  발표한 '뷰티 트렌드 리포트 2023'에 따르면 실내 마스크 착용 해제 후 더 신경 쓸 것 같은 메이크업은 1위에는 '립 메이크업(71.6%)'이 가장 많이 꼽혔다./사진=오픈서베이  '뷰티 트렌드 리포트 2023' 캡처
오픈서베이가 발표한 '뷰티 트렌드 리포트 2023'에 따르면 실내 마스크 착용 해제 후 더 신경 쓸 것 같은 메이크업은 1위에는 '립 메이크업(71.6%)'이 가장 많이 꼽혔다./사진=오픈서베이 '뷰티 트렌드 리포트 2023' 캡처

소비자 데이터 플랫폼 오픈서베이가 지난 1월20~30일 한국·미국·일본의 만 20~59세 여성 3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2월 발표한 '뷰티 트렌드 리포트 2023'에 따르면 실내 마스크 착용 해제 후 '이전보다 메이크업을 더 자주 할 것 같다'고 답한 여성이 무려 68.0%로 조사됐다.


실내 마스크 착용 해제 후 더 신경 쓸 것 같은 메이크업엔 '립 메이크업'(71.6%)이 가장 많이 꼽혔다. 이어 ▲베이스 메이크업(65.0%) ▲아이 메이크업(24.3%) ▲치크 메이크업(17.2%) 등이 뒤를 이었다.

실제로 최근 들어 판매 증가세가 가장 두드러지는 제품군은 메이크업 상품이다. 특히 립 제품이 가장 많이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롯데백화점 본점 관계자는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면서 색조화장품, 립스틱 등의 매출이 급증하고 있다"며 "마스크 의무 착용 시기에 피부나 입술 등의 화장을 생략했던 이들이 다시 색조화장품을 구매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화장품 매장 한 코너에서 만난 40대 여성은 "노 마스크 시대가 시작되면서 미백이나 기미·잡티 등 피부과 시술을 받고 전체적인 화장을 다시 시작했다"며 "칙칙한 얼굴을 커버하거나 입술을 도드라지게 하는 등 얼굴을 화사하게 하는 화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 마스크 시대'… 요즘 유행하는 화장법은?

뷰티 업계 관계자들은 '노 마스크' 시대 메이크업 트렌드로 '톤 온 톤(tone-on-tone)' 메이크업과 자연스러운 피부를 표현하는 '네추럴 메이크업'을 꼽았다./사진=송은정 기자
뷰티 업계 관계자들은 '노 마스크' 시대 메이크업 트렌드로 '톤 온 톤(tone-on-tone)' 메이크업과 자연스러운 피부를 표현하는 '네추럴 메이크업'을 꼽았다./사진=송은정 기자

그렇다면 '노 마스크' 시대에 유행하는 화장법은 무엇일까. 뷰티업계 관계자들은 '톤 온 톤'(tone-on-tone)과 '네추럴' 메이크업을 꼽았다. '톤 온 톤(tone-on-tone)'은 한 가지의 톤으로 할 수 있는 메이크업을 말한다. 눈과 입을 통일하는 분위기 있고 자연스러운 메이크업이 특징이다.

톤 온 톤 메이크업에 색조 메이크업을 더할 경우 전체적인 조화로움에 포인트를 줘야 한다. 다양한 컬러를 사용하기보다는 본인에게 잘 어울리는 색을 연출하는 것이 좋다. 피부가 웜톤(노란빛이 도는 따뜻한 컬러)이라면 코랄이나 오렌지와 같은 따뜻한 컬러의 립을, 쿨톤(핑크빛이 돌면서 차가운 느낌이 나는 컬러)이라면 핑크나 버건디 컬러를 택하는 것이 피부 톤을 화사하게 밝혀줄 수 있다.

'네추럴' 메이크업은 자연스러운 피부를 표현하는 것이 특징이다. 단정하고 깔끔한 피부와 함께 인위적이지 않으면서 원래 내 얼굴 같은 메이크업을 말한다. 마스크 착용 의무가 풀리자 과하지 않은 자연스러운 메이크업을 선호하는 추세가 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사실상 엔데믹(풍토병) 시대 바뀐 메이크업 트렌드로는 (고객들이) 눈 화장을 진하게 하지 않고 네추럴한 메이크업을 선호한다"며 "봄을 맞아 화사한 메이크업도 유행"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