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전쟁? NO"… 조지아 야당 국회의원의 희망 [김태욱의 세계人터뷰]

하티아 데카노이제 야당 국회의원 단독 인터뷰… "조지아 총리는 러시아 하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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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S는 지난 13~14일(이하 현지시각) 조지아의 현 상황을 알아보기 위해 하티아 데카노이제 조지아 국회의원(통합민족운동당·비례대표)과 비대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은 지난 14일 머니S와 인터뷰 중인 데카노이제 의원(왼쪽)과 지난 2020년 조지아 총선 출마 당시 데카노이제 의원. /사진=김태욱 기자, 데카노이제 의원 제공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이어 조지아를 침공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조지아가 제2의 우크라이나로 지목된 이유는 조지아 여당이 러시아의 언론통제법과 유사한 '외국대리인법'의 채택을 추진했기 때문이다. 조지아 여당이 지난 9일(이하 현지시각) 대규모 시위와 반발에 못 이겨 법안을 철회했으나 조지아 내 반러 감정은 한껏 고조됐다.

이는 지난 2014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전 모습과 유사하다. 지난 2013년 빅토르 야누코비치 당시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유럽연합(EU) 가입 논의를 전면 중단하고 친러 정책을 천명하자 우크라이나 전역에선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이어졌다. 러시아는 이를 빌미로 지난 2014년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크름반도를 강제 병합했다.

우크라이나와 조지아 내 친러 분리주의 세력이 러시아 정부의 지원을 받는다는 점도 비슷하다. 러시아는 소련 붕괴 이후 줄곧 조지아 내 분리주의 세력인 압하지야와 남오세티야를 지원했다. 결국 압하지야와 남오세티야는 지난 2008년 조지아로부터 독립을 선언했다. 이는 러시아가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 침공 직전 도네츠크인민공화국과 루간스크인민공화국의 독립을 지원한 방식과 유사하다.

이색적인 정치 구조도 조지아가 주목받는 이유 중 하나다. 지난 2020년 총선을 기준으로 대통령제에서 의원 내각제로 전환한 조지아는 총리와 마지막 직선제 대통령이 연일 엇박자를 보이고 있다. 언론통제법에 대해서도 이라클리 가리바슈빌리 조지아 총리가 "환영한다"고 밝힌 반면 무소속 출신인 살로메 주라비쉬빌리 조지아 대통령은 "(법안이 의회를 통과하면) 거부권을 행사하겠다"며 여당과 대립각을 세웠다.

머니S는 정확한 조지아의 상황을 알아보기 위해 지난 13~14일 조지아 제1야당인 통합민족운동당(UNM) 대표(2021년 5월~ 지난 1월)와 교육부 장관(2012년 7월~2012년 10월)을 역임한 하티아 데카노이제 국회의원(UNM·비례대표)과 비대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조지아 현역 의원인 그는 우크라이나 경찰청장(2015년 11월~2016년 11월)을 역임한 독특한 이력의 보유자다.



"조지아 정부, 민심 반영 못해"


하티아 데카노이제 조지아 국회의원(통합민족운동당·비례대표)은 "조지아 여당과 정부는 친러 성향"이라며 "여당이 민심에 어긋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진은 조지아 여당의 '외국인대리인법'을 규탄하는 시위대 모습. /사진=로이터
- 조지아 여당인 '조지아의꿈'이 외국대리인법을 추진하자 이에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조지아의꿈은 연간 수입의 20%를 해외로부터 지원받는 언론사를 '외국 세력의 대행자'로 등록하는 법안을 추진했다. 이 법안은 지난 2012년 러시아가 제정한 '외국대행기관법'과 유사하다. 여당의 이 같은 입법은 조지아의 유럽연합(EU) 가입 움직임에 역행하는 행보다. 앞서 EU는 조지아를 '잠재 EU 가입 후보국'으로 분류했다. 조지아가 (잠재 후보국에서) 후보국 지위를 얻기 위해선 EU의 권고 사항을 착실히 이행해야 한다. 조지아 국민이 거리로 나온 이유다. 물론 시위대는 법안 외에도 정부·여당의 친러 행보를 비판하고자 거리에 나왔다. 경찰의 최루탄도 조지아 국민의 자유에 대한 열망을 꺾을 수 없었다. 결국 여당은 법안을 철회했다. 조지아 국민의 위대한 승리다.

- 조지아는 EU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가입 추진을 헌법에 명시했다. 여당의 최근 입법 움직임이 위헌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조지아의꿈은 당초 러시아 올리가르히(신흥 재벌)인 비지나 이바니슈빌리 전 총리(2012년 10월~2013년 11월)가 창당한 정당이다. 조지아의꿈은 자신들이 친러 성향의 정당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나토와 EU 가입을 희망한다는 것이 조지아의꿈의 공식 입장이다. 하지만 지난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여당의 실체가 드러났다. 조지아의꿈은 국제사회의 대러 제재에 동참하지 않는다. 이것이 친러 성향의 정당이 아니면 무엇인가. 조지아는 지난 2008년 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아픈 기억이 있다. 그럼에도 여당과 내각은 우크라이나 지원을 망설인다. 가장 중요한 점은 조지아 국민의 약 85%가 친서방 성향이라는 것이다. 여당이 민심에 어긋나는 행보를 보이는 셈이다.

- 방금 국민의 85%가 친서방 성향이라고 했는데 조지아의꿈은 지난 2012년과 2016년, 2020년 실시된 총선에서 모두 승리해 10년째 다수당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야당에도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

▶지난 2020년 총선은 부정선거였다. 지난 2020년 총선 당시 여당과 정부는 나의 선거사무실에 도청장치를 설치하려 했다. 경찰에 신고했으나 수사는 진행되지 않았다. 지난 2021년에는 (조지아) 쿠타이시 시장 선거에 출마했다. 하지만 선거 직후 개표소 전원이 돌연 꺼졌다. 과두제(소수의 사람이나 집단이 사회의 정치적·경제적 권력을 독점하고 행사하는 정치체제) 정치의 폐해다. 오늘날 미하일 사카쉬빌리 전 대통령(2004년 1월~2013년 11월)도 수감되지 않았나. 지난 2020년 총선 직전 조지아 정치 상황도 봐야 한다. 지난 2019년 반정부 시위가 일어나자 여당은 지난 2020년 총선에 100% 비례대표제를 실시하겠다며 민심을 달랬다. 하지만 그들은 약속을 어겼다. 그렇게 실시된 선거가 지난 2020년 총선이다. 지난 2020년 총선에서 조지아는 전체 의석(150석) 중 120석을 비례대표제로, 30석을 지역구제로 치렀다. 그 결과 30석 지역구를 모두 조지아의꿈이 차지했다. (지역구) 30석이 비례대표제로 선출됐다면 오늘날 조지아의꿈은 다수당의 지위를 유지하지 못했을 것이다.



"100% 비례대표제 절실"


하티아 데카노이제 조지아 국회의원(통합민족운동당·비례대표)은 "오는 2024년 총선은 100% 비례대표제로 치러진다"며 "오는 2024년 여당은 다수당 지위를 내려놓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진은 지난 15일(한국시각) 머니S와 인터뷰 중인 데카노이제 의원(왼쪽)과 지난 8일(현지시각) 조지아 수도 트빌리시 국회 밖에서 조지아 국기와 유럽연합(EU) 깃발을 펼친 한 시위 참가자. /사진=김태욱 기자, 로이터
- 지난 2019년 선거법 개정 당시 중대선거구제를 요구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가. 조지아는 지난 2020년 총선을 치름과 동시에 내각제로 전환했다. 중대선거구제를 도입하기 적합한 시기였던 것 아니었나.

▶소선거구제와 중대선거구제 모두 결국 여당에 유리하다. 조지아와 같은 과두제, 특히 올리가르히에 의해 정치가 좌우되는 국가에서 지역구제는 야당에 치명적이다. 이바니슈빌리 외에도 조지아 각 지역마다 작은 올리가르히가 존재한다. 이들은 압도적인 재력을 기반으로 선거를 치른다. 100% 비례대표제가 야당에는 최선이다. 다음 총선에서 조지아의꿈이 야당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 오는 2024년 조지아 총선은 100% 비례대표제로 치러지는 첫 선거다.

▶연립정부의 탄생을 기대하는 이유다. 지난 2020년 총선에서 조지아의꿈이 지역구 30석을 독차지하지 않았다면 여당은 결코 48.17%를 득표하지 못했을 것이다. 조지아는 40% 이상을 득표해야 정당이 단독으로 내각을 구성할 수 있다. 다음 총선에서 조지아의꿈이 다수당 지위를 내려놓으면 결국엔 현재와 같이 사법체계를 장악하지 못할 것이다. 자연스레 조지아의 야당 탄압도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 지난 2012년 총선은 77석 비례대표와 73석 지역구로 선거가 치러졌다. 그럼에도 여당은 전체 150석 중 85석을 차지했다. 100% 비례대표제로 선거를 치러도 야권의 승리를 점칠 수 없는 이유다. 100% 비례대표제가 아닌 비례대표제와 중대선거구제의 혼합형 제도가 야당에 유리한 것 아닌가.

▶중대선거구·비례 혼합형 제도는 여권만 이롭게 할 뿐이다. 중대선거구제도 결국에는 지역구제다. 조지아의 정치지형에서 지역구제는 양당의 공고화를 넘어 일당체제의 공고화, 즉 여당 장기집권의 길을 여는 셈이다. 지난 2016년까지 조지아 선거제의 문제는 득표율 하한선이 5%로 높았다는 것이다. 소수정당 입장에선 국회 진입이 어려웠다. 지난 2020년 총선부터 하한선이 1%로 낮아졌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조지아·러시아 전쟁 가능성 희박"


하티아 데카노이제 조지아 국회의원(통합민족운동당·비례대표)은 "머니S와의 인터뷰를 통해 다시 한번 살로메 주라비쉬빌리 조지아 대통령에게 촉구한다"며 "미하일 사카쉬빌리 전 (조지아) 대통령을 사면하라"고 강조했다. 사진은 지난 2018년 마지막 직선제 대통령으로 당선된 주라비쉬빌리 대통령. /사진=로이터
- 주라비쉬빌리 대통령이 미하일 사카쉬빌리 전 대통령의 건강이 악화됐음에도 사면권을 행사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조지아 정부는 사카쉬빌리 전 대통령에게 필요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 사카쉬빌리 전 대통령의 건강 악화는 사실 (최근이 아닌) 지난해부터 시작했다. 이번 머니S와의 인터뷰를 통해 다시 한번 주라비쉬빌리 대통령에게 촉구한다. 사카쉬빌리 전 대통령을 사면하라. 사카쉬빌리 전 대통령은 조지아가 아닌 제3국에서 의료 서비스를 제공받아야 한다.

- 현 조지아의 상황이 지난 2014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전과 비슷하다는 우려도 나온다. 러시아가 곧 조지아를 침공할 것으로 생각하는가.

▶조지아와 러시아의 전쟁 발발 가능성은 희박하다. 이유는 간단하다. 러시아가 전선을 확대할 능력이 없기 때문이다.

- 조지아 시위대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연대를 표하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시위대에 사의를 표했다. 이를 두고 이라클리 가리바슈빌리 조지아 총리가 젤렌스키 대통령을 비판하고 나섰다.

▶가리바슈빌리 총리는 우크라이나에 반감을 갖고 있다. 그는 우크라이나의 승리를 바라지 않는다. 우크라이나의 승리는 곧 러시아의 몰락이기 때문이다. 가리바슈빌리 총리에게 러시아의 몰락은 집권 종말을 의미한다. 마지막으로 가리바슈빌리 총리는 이바니시빌리 전 총리의 하수인에 불과하다.

- 조지아 교육부 장관을 지낸 이후 우크라이나 경찰청장을 역임하는 등 독특한 이력을 지녔다.

▶교육부 장관 이후 조지아에서 경찰 개혁에 앞장섰다. 이를 눈여겨본 페트로 포로셴코 당시 우크라이나 대통령(2014년 6월~2019년 5월)이 경찰 개혁을 위해 경찰청장 자리를 제안했다. 하지만 개혁은 결코 쉽지 않았다. 강한 저항에 부딪혔다. 포로셴코 당시 대통령도 나의 개혁을 적극 도와주지 못했다. 경찰청장 재임 당시에는 조지아 국적의 효력은 일시 중단된 상태였다. 지난 2018년 조지아 국적을 재취득했다. 우크라이나 국적은 현재 말소된 상태다.


 

김태욱
김태욱 taewook9703@mt.co.kr

김태욱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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