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뉴스1) 김도용 기자 = 황인범(올림피아코스)이 새로운 수장 밑에서도 여전히 공수에 걸친 존재감을 자랑, 한국 대표팀 중원의 사령관임을 재입증했다. 황인범은 클린스만 신임 감독 체제 하에서 더욱 공격적인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24일 울산 문수축구장에서 열린 콜롬비아와의 평가전에서 전반전 손흥민의 멀티골로 앞서다가 후반에 연속골을 허용해 2-2로 비겼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치른 첫 경기에서 승리를 노렸던 대표팀은 먼저 2골을 넣고도 리드를 지키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그러나 이날 2골을 넣은 손흥민(토트넘)과 부지런히 공수에 걸쳐 움직인 이재성(마인츠), 수비의 중심을 잡아준 김민재(나폴리), 후반에 교체 투입돼 번뜩이는 플레을 선보인 이강인(마요르카) 등은 나름 합격점을 받았다.

특히 이날 중앙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해 공격과 수비에 걸쳐 큰 영향력을 미친 황인범은 자신의 존재감을 진하게 드러냈다.

대표팀에 소집된 뒤 "지금까지 해왔던 플레이를 한다면 클린스만 감독님도 좋게 봐주실 것이란 자신감이 있다. 공수 연결고리 역할을 잘해내겠다"고 다짐했던 황인범은 자신이 뱉은 말을 지켰다.

황인범은 경기 시작부터 중원에서 오른발과 왼발을 가리지 않고 콜롬비아 수비 뒤 공간을 향해 정확한 패스를 보내며 팀 공격을 이끌었다. 또한 기회가 주어지면 과감한 중거리 슈팅을 시도하는 등 적극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경기 후 황인범은 "감독님께서 미드필더 진영에서 공격적인 터치와 빠른 템포를 주문하셨다. 또 미드필더가 더 공격적으로 플레이하고 과감하게 슈팅까지 이어가길 원하신다"며 이전보다 공격적인 역할을 부여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공격적인 모습만 부각된 것이 아니다. 카타르 월드컵에서 팀내 최다 활동량을 자랑했던 황인범은 이날도 한국 진영과 콜롬비아 진영을 부지런히 움직였다. 후반 39분에는 역습 상황에서 끝까지 수비에 가담해 상대 공격을 막아내는 등 경기가 끝날 때까지 왕성한 활동량을 자랑했다.

전반에 상대의 거친 파울 장면에서는 가장 먼저 상대와 신경전을 펼쳤고, 후반 초반에는 2연속 실점으로 흔들리는 동료들을 다독이는 등 리더의 모습도 보였다.

황인범은 전임 파울루 벤투 감독 시절 코칭스태프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으며 한국 대표팀의 주축으로 자리 잡았다. 벤투호 초반에는 감독이 유난히 선호하는 선수라는 색안경이 있었으나 당당한 실력을 앞세워 대표팀에 없어서는 안될 존재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했다.

황인범은 "전반은 원하는 경기를 쉽게 펼쳤다. 후반전을 앞두고 초반 10분 동안 집중하자고 했는데, 2실점 했다. 보완해야 할 부분"이라면서 "다행히 2실점 후 잘 정비해 남은 시간 경기를 치른 것은 고무적이다. 다음 경기까지 회복에 집중한 뒤 우루과이전(28일)에서 좋은 경기를 하도록 하겠다"고 팀을 독려했다.

이어 "선수들 모두 매 경기 승리를 위해 모든 것을 쏟아낸다. 많은 팬들이 오신 만큼 이기도록 노력하겠다"면서 "우루과이는 월드컵에서 대등하게 경기를 한 경험이 있다. 어려운 상대지만 잘 준비하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