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준 "2008 금융위기 아직 해결된 것 아냐…잠복 위기 언제 터질지 몰라"

"한국은 美·日과 달리 무역 의존도 높아…대외경제전략 같을 수 없어"
'장하준의 경제학 레시피' 출간 기념 기자 간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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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준 케임브리지대학 교수. 2023.3.27. ⓒ 뉴스1 김정한 기자
장하준 케임브리지대학 교수. 2023.3.27. ⓒ 뉴스1 김정한 기자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베스트셀러 '나쁜 사마리아인들'의 저자 장하준 케임브리지대학 교수가 2008년 금융위기는 끝나지 않고 이어졌으며 경제구조의 개혁과 새로운 시작도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장 교수는 27일 한국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장하준의 경제학 레시피' 출간 기념 기자 간담회에서 "2008년 금융위기 직후 근본적인 개혁 없이 기존의 틀을 유지하면서 은행의 자기자본 비율 강화 등 소극적인 조치뿐이었다"며 "돈을 풀어 유동성 문제 막기에 급급한 결과에 따른 엄청난 자산 거품이 잠복해 있다가 이제 하나둘씩 드러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여기에 코로나19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까지 이어지는 혼란 속에서 자본시장의 가장 중요한 속성인 금리를 10년 이상 묶어두는 바람에 '투자의 옥석'이 구분되지 않는 사태가 벌어졌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한 예로 실리콘밸리은행(SVB) 같은 경우 채권 투자에 집중하다가 최근 금리가 오르자 큰 손실을 보고 경영 압박을 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 어떤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불거져 나올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2024년 미국의 상업 부동산에 대란이 발생한다는 전망도 있다고 덧붙였다.

장 교수는 한국은 미국이나 일본과는 다른 높은 무역의존도를 지니고 있으므로 대외경제전략도 같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미·중 관계에서 미국처럼 '실용주의' 노선을 잘 활용해야 하고, '동아시아 한미공조론'에도 무작정 따라갈 것이 아니라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 논의되고 있는 노동시간 연장과 관련해서는 "이른바 '마음대로 일할 자유'를 거론하면서 노동시간을 '주69시간제'로 늘리겠다는 것은 사회과학 훈련을 받지 않고 '인간의 자유 의지'에 대한 개념을 모르는 시대 착오적 발상"이라며 "노동시간이 늘어서 생산성이 높아진 증거가 없으며, 이러한 사안이 어젠다로 논의되고 있다는 사실 그 자체가 경악스럽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정부는 진정으로 생산성을 높이는 일에 좀 더 몰두해야 한다"며 "그것은 기술개발, 교육훈련 투자, 창의성 발휘 여건 조성"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일할 시간을 늘리려고 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출산율을 높이겠다는 것은 말이 안 되는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기업들에 대해서는 감세정책과 관련, 중요한 논의사항은 '세율'이 아니라 '세금으로 마련된 재원이 적절하게 활용되고 있는지 여부'라고 말했다. 한마디로 세금 활용에 대한 가성비를 따져야 한다는 의미다.

장 교수는 신간을 집필하게 된 이유는 "지난 2006년 '나쁜 사마리아인' 출간 이후 음식과 경제를 점목해 실물 경제 이야기를 보다 더 쉽고 재미있게 들려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 책은 마늘에서 초콜릿까지 우리에게 친숙한 18가지 재료와 음식으로 가난과 부, 성장과 몰락, 자유와 보호, 공정과 불평등, 제조업과 서비스업, 민영화와 국영화, 규제 철폐와 제한, 금융 자유화와 금융 감독, 복지 확대와 복지 축소 등 우리에게 밀접한 경제 현안들을 풀어냈다.

장하준의 경제학 레시피(부키 제공)
장하준의 경제학 레시피(부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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