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P 상한제도 못막은 한전 정상화, 올바른 방안은

[머니S리포트 - 예고된 SMP 상한제의 덫] ③ 제도 없애자니 한전 적자 해소 방안 묘연… 정부도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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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한국전력공사의 적자를 줄이기 위해 도입된 전력도매가격(SMP) 상한제를 놓고 민간 발전사들의 반발이 거세다. 제도 시행 이후 3개월간 누적된 발전사들의 손실은 2조원을 넘어섰다. 한전을 살리기 위해 발전사들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는 비판에 힘이 실리고 있다. 발전사가 SMP 상한제의 즉각적인 폐지를 촉구하고 있지만, 마땅한 한전 정상화 대책이 없는 정부의 고민은 깊어진다. SMP 상한제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가. 한전을 살리기 위한 올바른 방법은 무엇일까.
전기요금 인상을 놓고 정부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사진은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한국전력공사 남서울본부. /사진=최유빈 기자
▶기사 게재 순서
①3개월간 발전사 2.1조 손실… SMP 상한제, 우려가 현실로
②치솟는 SMP, 한전 살리기 딜레마
③SMP 상한제도 못막은 한전 정상화, 올바른 방안은


지난해 한국전력이 사상 최대 적자를 기록하면서 정부가 고육지책으로 전력도매가(SMP) 상한제를 도입했다. SMP 상한제는 한전이 발전사에서 사 오는 전력 가격인 SMP에 상한을 두는 제도다. 그러나 제도 시행 이후 한전의 원가 부담은 지속됐으며 민간발전사들은 적자를 보는 등 부작용이 속출했다. 전문가들은 SMP 상한제를 비롯한 정부의 인위적인 시장 개입을 지양하고 세부 대책을 마련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SMP 상한제 도입 취지와 달리 제도 시행 후에도 한전의 전력 판매가격보다 구매가격이 더 비싼 역마진 구조가 지속된 것으로 조사됐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SMP 상한제가 처음 시행된 지난해 12월 한전은 킬로와트시(㎾h)당 177.7원에 전기를 구입해 37.3원 낮은 140.4원에 판매했다. 지난 1월엔 ㎾h당 164.2원에 전기를 사 147.0원에 팔았다.


SMP 상한제 시행 3개월 만에 발전업계 2.1조원 손실


SMP 상한제 시행 이후 발전사들의 부담은 커지고 있다. 발전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2월까지 3개월 동안 발전업계는 약 2조1000억원의 수익이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한전이 33조원에 육박하는 적자를 낸 것과 비교하면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비용이다. 한전의 전력비용 부담 완화 효과는 미미한 반면 중소 에너지사업자들은 SMP 상한제로 연료비 지급 불가와 채무불이행 위기에 놓여있다.

전문가들은 SMP 상한제로 인한 득보다 실이 더 많다고 지적한다. 초기 비용이 많이 드는 발전사업 특성상 이를 보전하기 위해 SMP 제도를 도입한 것이기 때문에 상한제를 도입한다면 발전사가 모든 부담을 떠안아야 한다는 것이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미래에너지융합학과 교수는 "SMP 상한제로 한전이 2조원의 전력구입비를 줄였지만, 민간발전사들은 마진을 줄이는 것을 넘어서 적자를 보고 있다"며 "지속해서 발전사들이 손해를 보게 된다면 전력공급 안전성이 훼손될 수 있고 전력산업 생태계가 위축돼 산업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전은 적자가 늘어나 봐야 조금 더 늘어난 수준이지만 발전사들은 한계에 내몰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일괄 적용' SMP 상한제 손 봐야… 손실 보전 방안도 오리무중


정승일 한국전력공사 대표이사 사장이 지난달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양이원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전의 적자를 줄이기 위해 SMP 상한제를 수정·보완해 실효성 있게 도입해야 한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SMP 상승으로 초과이익을 본 발전사와 아닌 발전사를 선별하지 않고 일괄 적용한 것이 과도하다는 지적이다.

SMP 상한제를 민간발전소가 아닌 재생에너지 분야에 적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현재 재생에너지 정산제도는 SMP와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를 통해 고정 가격 계약 형태로 운영된다. 신재생에너지 사업은 초기 투자 비용이 투입되기 때문에 고정 계약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해주겠다는 취지에서다.

정연제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에너지정책학과 조교수는 "SMP가 오르면서 재생에너지 특히 소규모 태양광 사업자들은 상당한 초과 수익을 얻고 있지만 이들은 SMP 상한제 적용 대상에서 제외됐다"며 "신재생에너지를 확대하는 목적은 재생에너지를 통해 전력생산 비용을 낮춰 전기요금을 절감하는 것이지만 현재는 재생에너지에 더 많은 돈이 들어가는 구조다"라고 짚었다. 이어 "SMP가 올라서 돈을 번 발전사들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발전사도 많은데 이를 선별하지 않고 SMP 상한제를 도입해 손실을 보는 발전사도 나오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SMP 상한제로 손해를 보는 부분을 보전하겠다고 약속했지만 현재까지 관련 대책은 나오지 않았다. 발전업계 관계자는 "규제개혁위원회의 권고에 의거해 전력시장운영규칙 개정위원회에 SMP 상한제로 인한 연료비 손실 보전을 요구했으나 정부가 고통 분담을 이유로 거부했다"고 토로했다.


여전히 미흡한 '한전 자구책'… 강도 높은 구조조정 이뤄져야


한전의 적자를 해결하기 위해선 전기요금 인상이 가장 확실하고 빠른 조치라는 것엔 이견이 없다. 그러나 이로 인한 물가상승 등 파급효과를 생각하면 전기료 인상이 능사는 아니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각종 자구책을 통해 스스로 경쟁력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 교수는 "한전 적자에 대해 시장 논리로만 접근할 뿐 한전의 자체적인 노력은 부족해 보인다"며 "일반기업의 경우 경영 정상화를 위해 급여 동결, 인원 감축, 불용 자산매각 등 다양한 조치를 취하지만 한전은 정부의 재정 투입만을 바라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일반기업이 대규모 누적 적자를 낼 경우 임원들은 자리를 보전하기 어렵고 회사 차원에서도 뼈를 깎는 고통을 감내하기 마련이지만 한전은 독점적 지위를 믿고 미흡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임원급 인사의 임금 인상분 반납에도 한전의 억대 연봉자는 늘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이주환 국민의힘 의원이 최근 한전으로부터 받은 공기업의 연도별 수익성 및 복리후생 현황 자료에 따르면 전체 한전 직원(2만3563명) 중 15.2%인 3589명이 억대 연봉자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해보다 301명 늘어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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