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말 국내 증권사의 부동산 PF 연체율은 10.4% 집계됐다. 사진은 서울 마포와 여의도 일대 아파트 단지./사진=임한별 기자
지난해 12월 말 국내 증권사의 부동산 PF 연체율은 10.4% 집계됐다. 사진은 서울 마포와 여의도 일대 아파트 단지./사진=임한별 기자

올해 1분기 증권사들이 개인투자자에게 거둔 이자수익 규모가 3000억원을 돌파했다. 연초 증시가 살아나자 '빚투'(빚내서 투자)에 나선 개인투자자에게 빌려준 이자 수요가 금리인하 효과를 상쇄한 것으로 풀이된다.

18일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 29개사가 올 1분기 신용거래 융자를 통해 얻은 이자수익은 3602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4분기 신용거래융자 이자수익(3502억원)보다 2.86% 증가한 규모다.


증권사별 신용거래융자 이자수익을 살펴보면 키움증권이 588억원을 기록해 가장 많았다. 이어 미래에셋증권(554억원), 삼성증권(545억원), NH투자증권(420억원), 한국투자증권(316억원) 순으로 집계됐다.

지난 2월 주요 증권사들이 고객들의 금융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을 잇달아 낮췄다. 하지만 주식시장이 반등장세를 보이면서 투자자들의 '빚투' 수요가 급증해 전체 수익은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문제는 증권사의 이자수익 증가에도 안심할 수 없는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연체율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국내 증권사의 부동산 PF 연체율은 10.4%로 지난해 9월 말 8.2%에서 2.2%포인트 늘었다. 1년 전인 2021년 말(3.71%)보다는 3배가량 급증한 셈이다.


금융당국은 증권사에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에 대한 빠른 상각 처리를 유도하는 방침을 발표할 계획이다. 금감원 '금융기관 채권 대손 인정 업무 세칙'에 따르면 금융회사가 보유한 채권은 '정상-요주의-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로 나뉜다. '추정손실'로 분류된 채권은 금감원장의 승인을 받아 상각 처리할 수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추정손실로 분류된 채권은 회수할 가능성이 없어서 이미 손실 추정액만큼 충당금 적립을 요구한 상태"라며 "연체율이 올라서 증권업계 신뢰도를 떨어뜨리지 않도록 조기 상각을 유도하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