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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게재 순서
①전기료 인상에 전기차도 경고등
②안전 사각지대 지하 전기차 충전소
③녹슬고 부족한 충전 인프라 개선 시급
①전기료 인상에 전기차도 경고등
②안전 사각지대 지하 전기차 충전소
③녹슬고 부족한 충전 인프라 개선 시급
"전기차 사려고 했는데 다시 생각해봐야겠어요."
출·퇴근용으로 10년가량 타던 휘발유 SUV를 처분하고 전기차를 사려고 한 직장인 A씨는 최근 고민에 빠졌다. 휘발유 차에 비해 유지비가 저렴한 것이 전기차의 장점이라 생각했는데 전기요금이 인상되면서 전기차 충전요금도 오를 수 밖에 없다는 전망이 나와서다.
배터리 소모가 빠른 겨울철에는 수시로 충전을 해야 해 유지비 부담은 더 커진다. 싼 줄로만 알았던 전기차 충전요금이 걱정거리가 되고 있다.
기름값보다 쌌는데… 장점 사라지는 충전요금
최근 한국전력이 전기요금을 1킬로와트시(㎾h)당 8.0원 인상하면서 전기차 소유주의 고민이 깊어진다. 전기차를 사려고 했던 이들은 구매를 망설이고 있다.전기요금이 오르면서 전기차 충전요금 인상도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2017년부터 시행된 한전의 '전기차 충전요금 특례할인 제도'도 지난해 6월 종료됐다.
전기차는 고유가 시대에 저렴한 유지비가 강점으로 부각됐지만 충전요금이 뛰면서 매력이 반감되고 있다.
환경부가 운영하는 전기차 충전소 요금 역시 해마다 오르고 있다. 얼마전에 한전이 전기요금을 올리면서 1년여 만에 인상될 가능성이 커졌다.
환경부의 전기차 급속충전 요금은 해마다 변동이 있다. 2016년 313.1원이던 금액은 2017년~2020년 6월 173.8원으로 내렸다가 2020년 7월~2021년 6월에는 255.7원으로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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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까지 환경부의 전기차 급속충전기는 50kW가 주를 이뤘고 100kw 충전기는 일부에 불과했다.
이후 100kw 충전기 보급이 크게 늘면서 2021년 7월~2022년 6월에는 각각 292.9원(50kW), 309.1원(100kW이상)으로 인상됐고 지난해 7월에는 324.4원(50kW), 347.2원(100kW이상)으로 인상됐다.
전기차 충전요금 인상에 대한 불만이 크지만 한전이 전기요금을 올렸고 전기차 충전요금 특례 할인도 종료돼 인상 요인은 충분하다. 지난해 각각 40원가량 올린 만큼 이번에도 같은 수준의 인상될 것으로 보여 전기차 충전요금은 ㎾h당 400원에 육박한다.
환경부 관계자는 "담당자가 관계 기관과 만나 요금 인상에 대한 논의를 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확실하게 정해진 바는 없다"고 말을 아꼈다.
시름 깊어지는 전기차 운전자
환경부는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이 없다고 하지만 논의에 들어간 것은 사실인 만큼 전기차 충전요금 인상은 시간문제다. 눈치를 보는 민간업체들은 환경부가 인상에 시동을 걸면 같이 올릴 속셈이다.윤석열정부의 입장 번복도 이 같은 가능성을 높인다. 후보 시절 윤석열 대통령은 전기차 충전요금을 5년 동안 1㎾당 300원대(환경부 급속충전기 기준)로 동결하겠다고 했지만 한전 적자 등 상황히 녹록지 않자 방향을 선회했다.
그동안 제공된 할인혜택이 끝나고 요금 정상화 수순이 진행되는 것이지만 전기차 운전자들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그 중에서도 운송업무에 사용되는 1t 전기트럭 운전자들의 걱정이 태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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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t 전기트럭의 완충 주행거리는 보통 100㎞ 남짓이지만 짐을 가득 담은 트럭의 주행거리는 이 보다 못하다. 시내 및 고속도로 급속충전소를 1t 전기트럭이 점령한 것도 이 같은 이유다.
전기트럭 운전자들은 짐을 싣고 곳곳을 돌아다녀야 하는 데 한번 충전에 이동할 수 있는 거리가 짧아 수시로 급속 충전을 해야 한다.
전기차 완충 시간은 충전기나 차에 따라 다르지만 대체로 완속충전기는 10시간 이상, 급속충전기는 1시간 정도다.
완속충전은 속도도 느리고 충전량도 적어 대체로 급속충전을 이용하는데 충전요금이 오르면 수시로 충전을 해야 하는 전기트럭 운전자 입장에서는 비용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전기차 배터리 소모량이 하절기보다 큰 겨울에는 유지비 부담이 더 늘어난다. 전기트럭 운전자뿐 아니라 전기 승용차 운전자도 마찬가지다.
전기차 충전요금이 계속 오르면 내연기관보다 저렴했던 유지비 장점이 사라지는 것과 같아 전기차 판매량 상승세에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