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초대석] 류진협 바이오오케스트라 대표 "한국의 노보 노디스크 꿈꾼다"

모더나 창립자도 '버선발'로… '기술수출의 힘' 尹 방미사절단 동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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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진협 바이오오케스트라 대표이사는 뇌혈관장벽(BBB)을 통과해 약물을 전달하는 플랫폼 기술 BDDS와 뇌질환 신약후보 물질 발굴 플랫폼 기술 BTRiN을 앞세워 퇴행성 뇌질환 신약 개발에 도전하고 있다. /사진=바이오오케스트라
지난 3월 제약바이오 업계를 깜짝 놀라게 한 기업이 있다. 조 단위 규모의 기술수출 성과를 낸 바이오오케스트라다.

바이오오케스트라는 약물전달 플랫폼 기술 BDDS를 글로벌 제약사에 최대 8억6100만달러(1조1050억원)에 기술수출했다. 올 들어 5월까지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단일 기술수출 계약 중 최대 규모다. 2016년 10월 바이오오케스트라를 창립해 이끌고 있는 류진협 대표를 만났다.



깜짝 '조 단위 기술수출', 바이오오케스트라의 강점


바이오오케스트라는 RNA(리보핵산)를 기반으로 퇴행성 뇌질환 신약을 개발하는 바이오테크다. 뇌혈관장벽(BBB)을 통과해 약물을 전달하는 플랫폼 기술 BDDS와 뇌질환 신약후보 물질 발굴 플랫폼 기술 BTRiN을 동시에 보유하고 있어 뇌질환 신약 개발에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류 대표는 "BDDS는 BBB가 선택적으로 투과시키는 필수 아미노산을 전달체 끝에 장착하는 방식을 활용한 것이다"며 "BBB를 통과할 뿐만 아니라 뇌세포에까지 약물을 전달해 주는데 이 부분이 생각보다 구현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바이오오케스트라는 이들 기술과 관련해 현재 등록했거나 출원 중인 특허는 160개가량이며 대부분 미국에 기반을 두고 있다.

이 같은 기술과 관련해 류 대표는 "이 특허들을 통해 후발 주자가 접근하기 어려운 기술장벽을 구축했고 최근 기술수출 계약 성과를 통해 플랫폼 기술의 경쟁력을 입증했다고 생각한다"며 "글로벌 제약사는 물론 국내 SK바이오팜과도 협력해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바이오오케스트라는 지난해 2월 SK바이오팜과 뇌전증 표적 RNA 치료제 공동 연구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류 대표는 BDDS와 BTRiN의 작용기전을 앞세워 근본적인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개발에 도전 중이다. 현재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를 개발하는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알츠하이머병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단백질 베타 아밀로이드 제거에 집중하고 있다.


이에 대해 류 대표는 이미 축적된 병리 단백질을 제거하는 것만으로 알츠하이머병을 완전히 치료할 수 없다고 보고 사망한 알츠하이머병 환자 뇌 조직에서 특이적으로 과발현된 작은 분자 miR-485-3p를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류 대표에 따르면 이 분자는 알츠하이머병을 유발하는 단백질을 축적하고 신경염증을 증가시킬 뿐만 아니라 인지기능을 손상시켜 알츠하이머병을 유발한다. 바이오오케스트라는 이 분자를 타깃하는 신약후보 물질 BMD-001을 개발 중이다. 설치류와 영장류 동물실험을 통해 효능을 확인했고 조만간 미국이나 유럽에서 임상시험에 진입할 예정이다.

BDDS는 약물을 전달하는 플랫폼 기술인 만큼 추가 기술수출 가능성도 높다. 류 대표는 "비밀유지의무로 인해 구체적으로 공개할 수는 없지만 글로벌 제약사와 기술수출을 염두한 원천기술 검증시험(FSA)계약, 물질이전(MTA) 계약 등을 체결했다"며 "추가 기술수출 성과를 앞당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류 대표는 올초 조 단위 규모의 기술수출 이후 바이오오케스트라를 향한 관심도가 높아진 것을 실감하며 추가 기술수출 성과를 올릴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을 다짐했다. /사진=바이오오케스트라


美 기반 탄탄… 尹 방미 경제사절단 합류


바이오오케스트라는 2021년 10월 미국 보스턴에 현지법인 바이오오케스트라US를 설립했다. 보스턴에 세계적 바이오클러스터가 위치한 만큼 류 대표는 바이오오케스트라US를 통해 홍보와 사업개발에 힘쓰고 있다.

류 대표는 "바이오오케스트라US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소통을 담당하고 있는데 철저한 검증을 통해 인재를 영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바이오오케스트라US 지사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한 모더나의 공동 창립자 중 한 명인 루이스 오데아 전 최고의학책임자(CMO)가 맡고 있다.

모더나 창립자를 영입하게 된 계기에 대해 류 대표는 오데아 지사장이 바이오오케스트라의 기술력과 연구개발에 헌신하는 임직원의 자세에 감명해 합류했다고 설명했다.

류 대표는 "오데아 지사장은 2달에 1번씩 대전을 방문할 정도로 높은 관심을 보여주고 있다. 바이오오케스트라가 모더나 이상의 기업이 될 수 있다고 말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류 대표는 지난 3월 기술수출 성과를 낸 이후 한달 만에 미국에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의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해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당시 122개 기업이 윤 대통령의 경제사절단에 참가했는데 제약바이오 기업은 셀트리온, HK이노엔, 보령 등 14곳이었다. 지난해까지 매출을 전혀 내지 못한 바이오오케스트라가 경제사절단에 포함된 것은 지난 3월 1조원이 넘는 기술수출 계약을 성사시킨 영향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기술수출 성사 이후 글로벌 제약바이오 업계의 주목도가 한층 높아졌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고 류 대표는 설명했다. 그는 "바이오오케스트라는 5월10~12일 서울서 열린 바이오코리아에 참석하지 못했지만 바이오코리아 참석차 방한했던 잠재적 고객사들이 대전까지 내려와 미팅했다"고 말했다.

류 대표는 경제사절단으로 미국에 방문했을 때 백악관 환영행사와 보스턴에서 열린 한미 클러스터 라운드 테이블에 참여했다.그는 "한미 클러스터 라운드 테이블에서 회사 소개를 발표했을 뿐만 아니라 미국에 기반을 둔 글로벌 제약사와 1대 1 미팅을 진행하는 등 회사 홍보를 진행했다"면서 "바이오오케스트라US를 통해 지속해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바이오오케스트라는 대전에 있는 DDS 공장(사진)에서 임상 시료를 생산하고 있다. /사진=최영찬 기자


IPO는 국내 먼저… 기회 된다면 美 나스닥도


바이오오케스트라는 2022년 2월 시리즈C 투자를 통해 545억원을 유치하는 등 지금까지 900억원 이상을 투자받았다. 국책과제 수행 등에 따른 정부와 지자체 보조금까지 더하면 1000억원이 넘지만 신약 개발을 위해서는 더 많은 연구개발(R&D) 자금이 필요한 상황이다.

바이오오케스트라는 2022년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 254억원에 단기금융상품 101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연구개발비로만 177억원을 사용해 자금 조달 필요성은 크다.

류 대표는 "신약을 하나 개발하려면 전 과정을 통틀어 1조2000억원 이상이 필요하고 개발 기간도 10년 이상 걸린다"면서 "이번 기술수출 계약 성사를 통해 투자에 관심을 보이는 곳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업공개(IPO)를 진행해 코스닥 기술특례상장을 추진 중이며 현재 기술평가 등급을 받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며 "기회가 된다면 미국 나스닥 상장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바이오오케스트라를 한국의 노보 노디스크로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노보 노디스크의 멈추지 않는 도전정신 때문이다. 그는 "글로벌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를 굉장히 좋아하는데 한국보다 작은 덴마크에서 그 정도 규모의 제약사가 나왔고 혁신 신약을 개발하기 위한 도전을 멈추지 않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고 강조했다.

노보 노디스크는 비만치료제 삭센다와 위고비, 당뇨치료제 리벨수스 등의 의약품을 보유 중이며 2022년 매출 250억5700만달러(33조원)를 올렸다. 지난 5월22일 기준 나스닥 시가총액은 2921억달러(385조원)에 이른다.

바이오오케스트라는 연구 단계에서 머물지 않고 고통받는 환자와 가족들에게 뇌질환 신약을 직접 제공하기 위해 출사표를 던졌다. 신약 개발의 지난한 과정을 넘어서기 위해 임직원들과 합주를 하겠다는 의미를 사명에 담았다. 뇌질환 환자와 가족, 나아가 보다 건강한 세상과의 협주를 위해 바이오오케스트라가 어떤 화음을 낼 지 주목된다.

◆류진협 바이오오케스트라 대표이사 프로필
▲1984년 부산 출생 ▲2013년 일본 츠쿠바대학교 생명환경과학 이학석사 ▲2014년 미국 하버드대학교 의과대학 매사추세츠종합병원(MGH) 연구원 ▲2016년 바이오오케스트라 창립 ▲2017년 일본 도쿄대학교 병리면역미생물학 의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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