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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은 기준금리 인상에서 촉발된 부동산 시장 한파에 매매와 전세 거래는 크게 줄었지만 월세 시장은 매우 활발하다. 올해 상반기 월세 100만원을 웃도는 서울 소형 오피스텔 거래가 처음으로 2000건을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다. 집값 하락 여파로 역전세 위험이 커진 데다 전세 사기가 극성을 부리면서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세입자들이 전세보다는 월세를 선택하는 것으로 보인다.
12일 부동산 정보제공 업체 '경제만랩'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 서울 전용면적 60㎡ 이하의 소형 오피스텔의 월세 거래 1만9169건 중 월 차임이 100만원 이상인 계약은 2032건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토부가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1년(상반기 기준)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월세 100만원 이상 서울 소형 오피스텔 거래는 2011년 상반기 47건에 불과했지만 2014년 113건으로 100건을 넘기더니 지난해에는 처음으로 1000건대에 진입했다.
소형 오피스텔 월세 거래 중 월세 100만원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상반기 3.5% ▲2021년 4.2% ▲2022년 5.8%로 꾸준히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10.6%로 치솟으며 통계 작성 이래 그 비중이 가장 큰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 25개 자치구에 월세 100만원 이상 소형 오피스텔 거래가 가장 많은 곳은 송파구로 313건이 계약됐다. 영등포(304건) 강남(272건) 서초(173건) 강서(148건) 마포(118건) 동대문(117건) 등이 뒤를 이었다.
올해 상반기 월세 가격이 가장 높은 소형 오피스텔은 영등포 신길동에 위치한 '클래시안 아이비' 전용 41.05㎡으로 지난 4월5일 전세보증금 1000만원, 월세 350만원(4층)에 계약이 이뤄졌다.
여의도동 '시그니티 여의도' 전용 45.23㎡은 지난달 9일 전세보증금 7000만원, 월세 300만원(7층)에 거래됐다. 당산동 '한강 더채움' 전용 57.69㎡도 지난 3월27일 전세보증금 5000만원, 월세 270만원(7층)에 새로운 세입자를 찾았다.
황한솔 경제만랩 리서치연구원은 "전 재산과 다름없는 전세보증금을 반환받지 못한 상황을 피하기 위해 전세보다는 안전한 월세를 택하는 수요가 생기면서 고액 월세 계약도 덩달아 늘어나고 있는 분위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