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18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와 관련해 '단식으로 인한 사법시스템 정지 선례'가 만들어지면 안 된다고 밝히자 민주당이 "악랄하다"고 비판했다. 사진은 한 장관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자리한 모습. /사진=뉴시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와 관련해 '단식으로 인한 사법시스템 정지 선례'가 만들어지면 안 된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이에 "일국의 장관을 자처한 사람이 참으로 교만하고 악랄하다"고 비판했다.

한 장관은 18일 오전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참석하기 전 기자들과 만나 "수사받던 피의자가 단식하며 자해한다고 해서 사법시스템이 정지되는 선례가 만들어지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19일째 단식 중인 이 대표는 이날 병원으로 이송됐고 검찰은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 및 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과 관련 이 대표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한 장관은 "과거 정치인들의 단식은 목표가 분명했지만 이번 단식은 본인도 이유를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본인들도 명분이 없다는 걸 아니까 손에 잡히는 물건을 아무거나 잡아서 집어던지듯이 단식 시작할 땐 없었던 총리 해임·탄핵 등 맥락 없는 얘기들을 쏟아내고 있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한 장관은 "지금처럼 소환 통보를 받고 나서 시작하는 단식은 나도 처음 봤다"고 언급했다. 그는 "과거에도 힘 있는 사람들이 죄 짓고 처벌을 피해 보려고 단식하고 입원하고 휠체어 타고 이런 사례가 많이 있었다"며 "그렇지만 성공하지 못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또한 "지금 사건은 정치 그리고 민주당과 전혀 무관한 이재명 개인의 성남시장, 경기지사 시절의 개인 범죄 혐의 수사"라며 "다수당 권력을 이용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개인 비리를 결사 옹호하는 건 국민께서 최악의 권력 남용이라 생각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이에 대해 "인면수심 정권의 법무부 장관답다"고 반발했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오후 브리핑을 통해 "이 대표가 병원에 실려간 와중에 검찰은 이 대표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했다"며 "군사 정권도 국민 앞에서 이렇게 인면수심의 행태를 보이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대변인은 "한 장관은 뻔뻔하게도 단식 끝에 병원으로 이송된 야당 대표를 조롱하고 단식의 의미를 폄훼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잡범들이 따라할 수 있다는 궤변까지 늘어놨다"며 "검사는 세상을 흑백과 선악으로 볼 수 있어도 대통령과 정부가 야당과 국민을 악으로 본다면 국민은 분열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계속 이렇게 가다간 대한민국 민주주의는 파괴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아울러 박 대변인은 "한 장관은 말끝마다 증거 차고 넘친다고 하면서 왜 구속에 매달리냐"며 "제대로된 증거 하나 없으니 구속영장 청구로 괴롭히고 망신 주려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병원에 실려간 제1야당 대표를 욕보이는 무도한 윤석열 정권과 비열한 법무부 장관을 국민과 함께 심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