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재섭 변호사 "투자 설명 의무 위반 땐 계약 취소 가능해"

[출구 없는 지옥 '생활숙박시설'(2-3)] 인터뷰/ 하재섭 법무법인 일신 강남분사무소 대표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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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법적 숙박시설로서 주거가 불가한 '생활숙박시설'(생숙)의 투자 피해가 수면 위로 드러났다. 정부는 다양한 해결 방안을 모색하려 하지만 보다 근본적으로 공급자(사업자)에 대한 제재가 약하고 투자자 개인이 소송과 재판을 통해 허위·과장광고에 따른 피해를 입증해야만 구제받을 수 있는 현행 체계가 개선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행업자들이 천문학적인 이익을 얻는 것에 비해 투자자는 소송을 통해 최소한의 피해 보상받는 것 조차 한계가 있다. 전문가들은 분양업자가 계약자를 고의로 속인 사기성 계약이 아닌 경우 현실적으로 보상 방안이 적은 만큼 계약서 내용에 없는 혜택 등의 홍보를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하재섭 법무법인 일신 강남분사무소 대표 변호사
◆기사 게재 순서
(1) 생숙 피해 소송·재판 통해서만 보상… "행정 제재 없어"
(2) '생숙 주거 가능', 계약서 명시 없어도 착오 일으킬 수 있다
(3) 하재섭 변호사 "투자 설명 의무 위반 땐 계약 취소 가능해"

법무법인 일신 강남분사무소는 최근 인천광역시 영종도에 위치한 생활숙박시설(이하 '생숙') 분양계약자 7명을 대리해 시행사와 신탁사를 상대로 분양계약 해제와 위약금 지급을 청구, 일부 승소 판결을 받아냈다. 사건을 담당한 하재섭 대표 변호사는 "해당 사건 조정결정에서 계약자 7인 모두 계약금의 약 70%를 돌려받았다"며 "각 호실마다 계약금이 달랐고 대략 1100만원 안팎이었는데 의뢰인 대부분 최소 2개에서 최대 4개를 분양받아 계약금 규모가 컸다. 양측이 상대 귀책사유로 계약이 해제됐다고 주장하면서 양보할 틈이 보이지 않았지만 재판부가 계약자 주장의 타당성을 인정해 조정을 권했고 계약자들도 빠른 해결을 원했기 때문에 조정절차를 택했다"고 설명했다.


신탁사 '부당이득 반환' 주장에도 계약자 피해 인정


A생숙은 분양 과정에서 복층이라고 광고했으나 실제론 다락으로 시공됐고 부실시공으로 인한 하자도 발견됐다. 정상 시공이 됐을 경우 기대할 수 있었던 공간 활용이 불가했고 이는 임대사업자와 세입자에게 큰 불편을 초래했다.

피해자들은 분양계약 해제와 함께 계약금으로 낸 금액(분양가의 10%)을 위약금으로 반환해 줄 것을 주장했지만 상대방이 중도금 등 채무불이행 책임을 이유로 반소 청구를 제기했다. 상대 신탁회사가 대납한 계약자의 중도금 대출이자와 잔금 등에 대해 지연손해금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하라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법원은 분양사업자가 허위·과장광고로 계약자를 속였고 투자 피해 사실이 있음을 인정해 계약금의 약 74%를 반환하도록 했다.

하 대표 변호사는 "분양계약 해제를 문의하는 의뢰인 중에는 계약금을 포기해도 좋으니 계약 해지만을 원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면서 "그만큼 계약 해지의 인정은 쉽지 않다는 점에서 이번 조정 결정이 얼마나 값진 결과인지 겪어보신 분이라면 공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생숙 피해 문의 '1주에 10건' 발생


법무법인 일신 강남분사무소에 따르면 생숙 투자 피해나 임대차계약 피해와 관련해 사건 의뢰와 문의를 받은 규모는 1주에 10건 안팎이 발생하고 있다. 현재는 생숙의 주거 사용이 한시적으로 허용됐지만 계약자들은 과거 주거형 오피스텔과 같이 영구적으로 주거를 인정하는 법 적용의 검토를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하재섭 대표 변호사는 "생숙은 숙박시설이기 때문에 건축법과 공중위생관리법의 적용을 받고 주거형 오피스텔과 형태가 비슷한 데다 분양 당시 주거시설과 다름없는 것처럼 홍보돼 많은 분들이 혼동하지만 주거용으론 사용할 수는 없다"면서 "오피스텔과 도시형생활주택도 건축법의 적용을 받지만 용도를 '숙박'으로 명시한 것은 생숙뿐"이라고 설명했다.

국토부는 오는 10월14일까지 생숙의 용도를 주거형 오피스텔로 변경할 수 있도록 일부 건축기준을 완화했지만 문제는 용도변경이 그렇게 간단한 일은 아니다. 하 대표 변호사는 "지역 특성과 계획 목적에 따라 건축물 용도와 규모를 정하는 지구단위계획을 확인해 오피스텔 건설을 허용하지 않는 필지의 경우 용도변경이 불가하다"면서 "정부가 생숙의 주거 사용 문제를 해결하고자 건축법 시행령을 개정하고 2년의 유예기간을 인정해 용도변경을 장려했지만 영구적인 주거 인정은 법적으로도 현실적으로도 쉽지 않다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계약자만 책임?… 공급업자와 함께 일부 지자체 책임도


일부 피해 사례에선 생숙의 전입신고가 가능했던 것으로 확인돼 지자체의 책임도 요구된다. 하 대표 변호사는 "실제 '해당 지자체가 주민을 찾아가는 행정서비스를 제공하고 전입신고를 독려했다'고 한 경우도 있었다"면서 "이때 지자체와 거주자 어느 한쪽에만 책임이 있다고 하기는 어렵고 주민등록법 제6조 제1항에 따라 30일 이상 거주 목적으로 전입신고하는 경우 이를 받아주도록 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문제가 된 지자체가 신고 수리를 했을 뿐 거부할 권한이 없다고 해명하고 있고 틀린 말은 아니지만 현실을 감안할 때 매우 괴리감이 느껴지는 반응인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나서서 사태를 진화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하지 않는 한 책임은 오로지 계약자가 질 수밖에 없다"면서 "생숙 피해자는 지금의 상황을 재난처럼 생각하기보다 시공 하자나 입주 지연 등 분양회사에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사유가 있을 시 계약 해지를 고려해보는 것이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하 대표 변호사는 "생숙 사태는 정부와 지자체 등의 사회적 책임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다만 투자자 역시 계약서에 서명하는 순간부터 법적 책임을 지게 되는 점을 잊지 말고 계약서 세부 내용의 확인은 물론 구두로 설명되는 혜택의 달콤한 유혹에 법적 문제가 없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노향
김노향 [email protected]

안녕하세요. 머니S 재테크부 김노향 기자입니다. 투자와 기업에 관련한 많은 제보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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