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이강준 기자
/그래픽=이강준 기자

▶기사 게재 순서
①YG엔터의 '오너 리스크'… IP 확장 발목 잡을까
②신사업 두드리는 YG엔터, 성과 있었나
③ '블랙핑크 재계약' 이룬 YG 경영 실적 전망은


블랙핑크의 뒤를 이어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를 이끌어갈 것으로 기대되는 차세대 걸그룹 베이비몬스터가 베일을 벗었다. 베이비몬스터는 2019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던 양현석 전 YG 대표가 총괄 프로듀서를 맡은 그룹으로 알려지며 팬들의 기대감이 높았다. 그러나 지난 11월 양 총괄 프로듀서가 최근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만큼 베이비몬스터의 향후 활동을 이끌어갈 수 있을지 의문이다.

연이은 악재에 그림자 드리운 YG

YG엔터테인먼트 차세대 걸그룹 베이비몬스터가 지난 11월27일 타이틀곡 배터업으로 데뷔했다. /사진=YG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 차세대 걸그룹 베이비몬스터가 지난 11월27일 타이틀곡 배터업으로 데뷔했다. /사진=YG엔터테인먼트

지난 11월27일 YG 신인 걸그룹 베이비몬스터가 데뷔했다. 타이틀곡 '배터 업'(Batter up)으로 데뷔한 베이비몬스터는 YG가 블랙핑크 이후 약 7년만에 새롭게 선보인 걸그룹으로 한국·일본· 태국 등 다국적 멤버들로 구성됐다.


'블랙핑크 동생 그룹'으로 업계 관심이 최고조에 달했던 베이비몬스터의 데뷔 일정은 2개월 미뤄졌다. 이와 관련 YG는 지난 10월 "최고의 결과물로 보답하고자 타이틀곡 선정에 신중을 기했고 그 과정으로 당초 말씀드린 9월보다 데뷔가 다소 늦어진 점 양해를 구한다"고 전했다.

이 과정에서 양현석 총괄 프로듀서가 다시 사법 리스크에 휘말리면서 '오너 리스크'가 아티스트 데뷔 공백 및 지식재산권(IP) 부족을 초래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지난 11월 양 총괄 프로듀서의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 항소심 기일이 열린 가운데 재판부는 무죄였던 원심을 깨고 징역 6개월, 집행유예 1년의 유죄 판결을 내렸다. 최근 양 총괄 프로듀서가 상고장을 제출하면서 대법원에서 최종 판단을 받게 됐다.


YG는 아티스트들이 잇따라 회사를 떠나는 악재도 겹쳤다. YG의 10년을 이끌어온 빅뱅 멤버들은 모두 재계약 없이 소속사를 떠났다. 군 입대로 공백기를 맞은 '위너', 전속계약 종류 이후 재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아이콘' 등도 있다. 지난 8월 전속계약 만료 후 재계약이 꾸준히 논의됐던 블랙핑크가 지난 12월6일 그룹 활동을 이어간다고 발표했지만 멤버 개개인의 YG 활동 여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베이비몬스터의 데뷔가 미뤄지는 과정에서 핵심 멤버로 꼽혔던 아현의 데뷔도 불발됐다. 아현은 데뷔 서바이벌에서 모습이 처음 공개된 이후 뛰어난 보컬, 춤, 랩 실력을 선보인 바 있어 데뷔 2주 전 전해진 소식은 팬들의 의아함을 자아냈다.

YG는 "아현을 베이비몬스터의 일원으로 소개해 드리지 못해 아쉬운 마음이 크지만 아티스트의 건강을 위해 이와 같은 결정을 내렸다"며 "아현이 충분히 회복하고 좋은 모습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YG 오너리스크, 신인 걸그룹 활동 독될까

양현석 전 YG 대표가 지난 8월25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마약 무마 혐의 항소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양현석 전 YG 대표가 지난 8월25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마약 무마 혐의 항소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2019년 클럽 '버닝썬' 성접대 의혹과 소속 아티스트 마약 투약 관련 보복 협박 혐의 등 논란으로 경영에서 물러난 전 양현석 대표는 현재 YG 최대주주와 총괄 프로듀서를 맡고 있다.

지난해 12월 마약 수사 무마 의혹 관련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양 총괄 프로듀서는 지난 1월 일선에 복귀했다. 베이비몬스터의 데뷔 프로젝트 역시 양 총괄 프로듀서가 이끌었다.

무죄를 선고받아 복귀했던 양 총괄 프로듀서가 최근 항소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으면서 회사 이미지와 더불어 갓 데뷔한 신인 그룹 이미지에도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양 총괄 프로듀서가 베이비몬스터의 데뷔 프로젝트를 전면에서 이끌어왔기 때문이다. YG내 의사 결정에서 최대주주 양 총괄 프로듀서의 영향력은 크다. 양 총괄 프로듀서는 현재 315만1188주를 보유, 지분율은 16.87%이다.

양 프로듀서의 사법리스크가 이어지는 만큼 베이비몬스터 활동에 빨간불이 켜질 것이란 관측이 있다. 베이비몬스터는 지난 11월말 데뷔 이후 유튜브를 통해 뮤직비디오, 안무 연습 영상, 콘텐츠 촬영 비하인드 영상 등을 공개하고는 있지만 데뷔 초기 활동인 음악 방송이나 쇼케이스 등에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아직 베이비몬스터의 쇼케이스 등 무대 계획과 관련해선 정해진 바가 없다"고 했다.

국내 음악 시장 반응도 미지근하다. 베이비몬스터는 미국 빌보드 글로벌 200·빌보드 글로벌 차트에서 각각 101위, 49위 등을 기록했지만 국내 음악 차트 멜론에선 순위권 밖이다. 지난 3월 발표된 블랙핑크 멤버 지수의 솔로곡 '꽃'이 9개월가량(지난 12월12일 기준) 멜론 및 바이브(VIBE) 톱100 차트에서 각각 98위, 77위를 기록하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