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22일부터 출시한 자사 가입자간 음성통화 무제한 요금제를 살펴보면 T끼리 요금제 가입자에 한해 망내 음성통화는 무료로 이용이 가능하며, 문자서비스는 이통사와 상관 없이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다.
또한 오는 27일부터는 LTE 데이터 함께쓰기 요금제에서 단말기 추가비용을 2개까지 무료화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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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22일 증권가에서는 리포트가 쏟아졌다. 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30분 현재 한국투자증권, 대신증권, 현대증권, IBK투자증권, HMC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 등 6개의 증권사에서 관련 리포트가 나왔다.
이를 살펴보면 내용은 조금씩 다르지만, 큰 영향은 없다는게 중론이다.
하지만 정작 이 시각 현재 SK텔레콤은 3.06%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전날 간신히 지켜냈던 18만원대가 무너지며 17만원 초중반대에서 움직이는 모습이다.
◆증권가, SK텔레콤 결정에 ‘호평 일색’
이날 나온 증권가의 리포트를 살펴보면 그야말로 호평이다.
양종인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SK텔레콤의 무제한 요금제 도입과 관련해 "점유율이 50%로 높아 망내 통화 무제한 요금제로 가입자 이탈이 줄고 마케팅 비용이 절감될 것이며, 기존의 LTE62요금제를 사용하는 가입자의 경우 월데이터 이용량이 5G로 같은 T끼리 65요금제로 바꾸려면 월 2250원을 더 내야한다"고 설명했다.
즉 마케팅비용이 줄면서도 요금은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김미송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요금 경쟁력 강화, 데이터 기반의 합리적 과금 환경 조성 등을 감안할때 SK텔레콤의 시장지배력이 강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황성진 HMC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러한 요금제의 신설 및 변화는 기존 보조금 위주의 가입자 모집 경쟁에서 탈피해 본격적인 서비스와 요금으로 경쟁의 패러다임을 바꾸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면서 "번호이동보다는 기변 위주의 정책을 실시하면서 불필요한 마케팅비 지출을 낮추고 기존 고객의 보유(Retention)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전반적으로 증권업계는 SK텔레콤의 이번 결정이 기업가치에 훼손이 아니라 되레 호재라고 분석하고 있는 것이다.
◆주가는 하락, 왜?
그럼에도 SK텔레콤의 주가가 2% 이상 급락세를 보인 이유는 무엇일까.
이 시각 현재 SK텔레콤의 주문 창구를 살펴보면 골드만삭스와 모간스탠리가 매수 상위에 위치해 있으며, 이들을 포함해 외국창구로 추정되는 매수세가 4만3808주나 된다.
매도 상위에도 모간스탠리, 도이치방크, UBS 등을 통해 총 4만1297주의 매도 주문이 출회됐다. 즉 외국계의 매도로 인한 감소라고 보기 힘들다.
업계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이 '무제한'이라는 부분에서 우려를 느꼈으며, 단기적인 매출 감소 발생 우려로 인한 것으로 분석한다. 당장 음성 통화량이 많은 가입자가 T끼리 요금제로 변경할 경우 매출 감소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증권업계에서는 SK텔레콤의 이번 결정이 장기적으로는 두마리 이상의 토끼를 잡는 좋은 선택이며, 호재라고 분석한다.
김회재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소비자들의 요금제 선택기준은 통화분수가 아닌 데이터 제공량"이라면서 "T끼리 55에서 제공하는 2G는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요금제의 하향보다는 유지, 또는 상향의 가능성이 더 높다"면서 고객들이 더 높은 요금제로 갈아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박종수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실질적으로 손익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는 판단"이라면서 "이미 데이터 중심으로 소비패턴이 변화하며 음성통화량이 감소하고 있고, 카카오톡과 라인 등 모바일 인터넷 전화(m-VoIP)가 활성화돼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 애널리스트는 "아직까지 통신사간의 서비스 차별화는 크지 않은 상황에서 여전히 보조금 중심으로 경쟁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T끼리 요금제가 효과를 발휘한다면 서비스 중심으로 경쟁 패러다임이 바뀌면서 SK텔레콤에 유리한 영업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고 판단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