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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머니위크 DB |
◆이재용 부회장 체제 가속화
삼성그룹은 3세 경영 승계작업이 한창이다. 이재용 부회장 ‘전자’, 이부진 사장 ‘화학’, 이서현 사장 ‘패션’으로 구분되는 삼각체제 작업이 구체화되고 있다.
그룹은 지난해 말 제일모직의 패션사업부문의 삼성에버랜드 이전을 시작으로 삼성에버랜드, 제일모직, 삼성SDI, 삼성종합화학, 삼성석유화학, 삼성생명 등 핵심계열사들의 합병·이전·인력감축 등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재계는 이 구조조정이 삼성가의 ‘삼각구도’ 후계작업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해석한다.
이어 지난 8일 삼성SDS가 연내 상장 방침을 밝히면서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자금 확보 역할을 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삼성SDS의 개인 최대주주인 이 부회장은 향후 상장을 통해 거액의 상장차익을 확보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은 경영권 승계를 위해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생명 등 핵심 계열사 지분율을 어떻게 끌어올리느냐가 관건이다. 따라서 이 부회장은 삼성SDS 상장을 통해 지배력 강화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할 것이라는 분석이 유력하다. 삼성SDS의 상장 방침은 ‘지분율 끌어올리기’를 위한 출발선으로 여겨진다.
◆경영공백 드러나자 시험대 오른 리더십
여기에 이 회장이 지난 11일 급성심근경색으로 입원했다. 빠르게 안정을 되찾고 차후 경영활동을 재개할 수도 있지만 올해 72세로 고령인 점을 고려할 때 당분간 그룹의 경영공백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룹은 계획했던 일정을 앞당기거나 일종의 비상계획을 내놓을 수 있다. 당초 의도했던 요건이 갖춰지지 않더라도 이 부회장 체제로의 전환이 이뤄질 수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삼성의 경영공백에 이상이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부회장은 이미 삼성의 의사 결정 대부분에 관여하고 있다. 이 회장이 입원했지만 이 부회장이 있기 때문에 경영공백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하지만 이 부회장 체제로 변경되는 시점이 빨라질수록 그에 맞는 결과물을 내놔야 하는 부담이 가중된다. 이 부회장은 이 회장의 공백을 메우면서 경영능력을 입증해야 한다. 이 부회장의 승계작업에 속도가 붙는 한편 그의 리더십도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른 것이다.
한편 삼성그룹은 이 회장의 건강악화에도 불구하고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업무를 이어가고 있다. 매주 월요일에 하는 팀별 주간회의를 그대로 진행했고 매주 수요일 열리는 사장단 회의 역시 예정대로 이어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