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억원짜리 집을 구입하기 위해 제1금융권에서 연 3.6%로 2억2000만원, 2금융권에서 연 7.5%의 이자로 3000만원의 담보대출을 받았습니다. 저축은행 금리가 너무 높아 시중은행에서 주택담보대출로 갈아타고 싶은데 방법이 있을까요?" (A씨)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지난 8월1일 총부채상환비율(DTI)과 주택담보인정비율(LTV) 규제를 완화하면서 이처럼 대출 갈아타기 방법을 묻는 문의가 은행창구마다 늘고 있다. 초저금리 시대를 맞아 조금이라도 낮은 이자를 선택해 가계부담을 줄이겠다는 의도다.

실제로 한국은행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8월 말 국내 시중은행의 가계대출은 536조8000억원으로 전달(7월)보다 4조6000억원 늘었다. 이는 올해 1∼7월 평균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인 1조5000억원보다 약 3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최근 주택담보대출 비중이 급격히 늘어난 주 요인은 신규 주택구입보다 제2금융권에서 제1금융권 대출로 갈아탄 영향이 컸다. 일반적으로 매년 8월에는 휴가철 등의 수요로 마이너스통장대출이 1조원가량 늘어나는데 올 8월에는 증가세가 멈췄다.

금융권 관계자는 "8월 주택매매시장은 소폭 오른 데 비해 주택담보대출 비중은 눈에 띄게 늘었다"며 "이는 고금리에서 저금리 대출로 갈아탄 수요가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대출 리모델링 시 부담 얼마나 줄어들까

그렇다면 대출 리모델링은 어떻게 해야 할까. 또한 제1금융권으로 갈아탄다면 실제 줄어드는 금융비용은 어느 정도일까.

우선 A씨의 사례를 살펴보자. 대출규제가 완화되기 이전 A씨가 5억원짜리 집을 구입할 때 연 3.6%짜리 고정금리(5년 고정후 변동금리)로 대출 가능한 최대한도는 2억2000만원. 하지만 정부가 대출규제를 완화하면서 현재는 2억56000만원까지 한도를 늘릴 수 있다. 저축은행에서 대출받은 금액 3000만원 전액을 1금융권으로 갈아탈 수 있는 셈이다.

이렇게 되면 매달 지출되는 이자부담도 덜 수 있다. 앞서 제1금융권과 제2금융권을 나눠서 대출을 받았을 때 매달 내야 할 금액은 원금 68만1423원(62만7245원+5만4178원)과 이자 84만7500원(66만원+18만7500원)을 합쳐 총 152만8923원(원리금 균등형)이었다. 그러나 3000만원을 1금융권 대출로 바꾸면 원금 71만2779원과 이자 75만원을 합쳐 146만2779만원만 내면 된다. 매달 6만6144원을 절약할 수 있다.

만약 위와 같은 조건으로 1억원 규모의 제2금융권 대출을 1금융권으로 옮긴다면 단순 계산으로 매달 10만~20만원가량 상환 부담을 덜 수 있다.

다만 대출을 갈아타기 전 꼭 따져봐야 할 것이 있다. 중도상환수수료다. 중도상환수수료는 은행과 각 상품마다 차이가 있지만 총 대출금액을 기준으로 통상 1년 1.5%, 1~2년 1%, 2~3년 0.7% 수준이다. 따라서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기간이 1~2년 미만이라면 갈아타기로 줄어드는 이자와 중도상환수수료를 비교해봐야 한다.

대출받은 기간이 3년이 넘어 중도상환수수료가 면제됐다면 변동금리와 고정금리 중 어떤 것이 유리한지 체크한 후 자신에게 맞는 대출상품을 선택하면 된다.

이밖에 주택구입 시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액이 부족해 신용대출을 받은 경우에도 갈아타기를 고려해볼 만하다. 신용대출은 대기업에 다니는 직장인이라 해도 대략 연 이자가 5∼5.5%에 이르기 때문이다.


 

'월20만원' 아끼는 주택담보대출 갈아타기

◆ 고정금리 vs 변동금리, 유리한 상품은?

2010년 정부는 이자가 낮은 변동금리 대출에 쏠리는 현상을 우려해 각 은행에 고정금리 비중을 높일 것을 적극 권고했다. 아울러 금리상승기로 돌아서면 변동금리보다는 고정금리가 유리하다고 안내해 많은 대출 수요자들이 고정금리를 택했다.

하지만 정부의 권고와는 달리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인하했고 금리하락기에 접어들면서 고정금리 대출자들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변동금리 선택자들은 금리인하 추세에 따라 점점 이자가 줄어드는 데 반해 고정금리 대출자들은 계속 높은 수준의 이자를 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은행이 연말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을 내비침에 따라 변동금리의 메리트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신규대출의 경우 여전히 변동금리보다는 고정금리가 유리할 수 있다고 말한다. 주택담보대출은 상환기간이 통상 10~20년 이상 걸리기 때문에 눈 앞의 이익만 보면 안된다는 것. 만약 시장의 예상과 달리 금리상승기에 접어든다면 오히려 변동금리보다 고정금리의 메리트가 커질 수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변동과 고정금리의 차이가 1%포인트 내외라면 금리하락기에 접어든다 하더라도 고정금리를 선택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유리할 수 있다"며 "다만 대출상환기간이 5년 이내로 짧고 금액이 크지 않다면 지금과 같이 금리인하 추세에서는 변동금리가 더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기존 대출상환 걱정 마세요"

대출상환을 계획 중인 사람이라면 가장 고민되는 점이 기존에 남아 있는 대출의 상환여부다. "대출 갈아타기 역시 새로운 대출을 받는 것인만큼 기존의 대출을 다 갚은 후에 가능한 것 아니냐"는 문의가 하루에도 수차례씩 걸려온다는 게 은행 관계자의 설명이다.

결론적으로는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기존 대출은 크게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 갚지 못한 대출은 갈아타기 신청을 받은 은행에서 자동으로 갚아주고 남은 돈을 고객의 통장 혹은 주택판매자에게 바로 입금해준다.

대출 갈아타기는 기본적으로 대출 은행만 바뀌는 것으로 생각하면 된다. 예컨대 A은행에서 B은행으로 갈아탈 경우 자격조건이 충족되면 B은행이 A은행에 알아서 빚을 갚아준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50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