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키제한 /사진=대한항공 제공
대한항공 키제한 /사진=대한항공 제공


'대한항공 키제한'
수년 전까지만 해도 항공승무원직에 지원하기 위해서는 일정한 키를 넘어야 했다. 하지만 최근 이러한 ‘키 제한’이 없어지고 있다.

3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지난 1990년 이후 적용해 왔던 '신장 162cm 이상' 지원 조건을 올해 객실 여승무원 채용부터 폐지했다. 대한항공은 올해 사상 최대인 900명의 객실승무원을 채용키로 하고 전날부터 1차 신입 객실여승무원 모집을 위한 지원서를 접수받고 있다. 앞서 대한항공은 지난해 남승무원의 신장제한 조건을 폐지하기도 했다.


대한항공의 이번 조치는 신체적 조건으로 지원 자격조차 박탈하는 것에 대한 사회적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2008년 국가인권위원회는 항공사에 승무원 키 제한을 없애라는 권고를 내린 바 있다. 인권위는 승무원 지망생들이 낸 진정서에 따라 조사를 거친 후 국내 항공사들의 키 제한에 대해 "합리적인 이유없는 평등권 침해의 차별행위에 해당한다"는 결론을 내리고 시정을 권고했다.

당초 승무원에 키 제한을 둔 명분은 200cm가 넘는 기내 적재함을 여닫거나 비상용품을 꺼내려면 승무원들이 어느 정도 신장이 돼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에 따라 절대적 키가 아닌 팔을 뻗은 높이, 즉 ‘암리치(Arm reach)' 기준을 적용하는 항공사도 있다.

인권위 권고 이후 국내 항공사 중 아시아나항공과 계열 저비용항공사(LCC)인 에어부산이 먼저 신장 제한 조건을 없앴다. 이번 대한항공의 제한 폐지로 자회사인 진에어도 키 제한 기준을 없앴다.


일각에서는 대한항공의 이러한 조치에 대해 ‘땅콩회항’ 사태로 무너진 이미지를 회복하기 위한 처사가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대한항공 측은 “지난해 남 승무원의 키 제한을 없앤 것에 이은 후속계획”이라며 “다른 배경은 없다”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