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뱃돈’

언제부터 시작된 풍습인지는 알 수 없으나 지금도 설이 되면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세배를 받고, 대신 세뱃돈을 쥐어준다. 이러한 풍습은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일본, 중국 등의 동북아국가와 베트남 등의 동남아시아에도 있으며, 프랑스와 벨기에에도 비슷한 풍습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세뱃돈을 줘야 하는 어른들에게는 '크게 돈이 나가는' 힘든 시기지만 아이들에게는 '공돈'이라 생각되는 현금을 얻을 수 있는 시기이기도 하다.

아이들 나름대로는 이러한 돈을 가지고 하고 싶은 일이 많을 것이다. 장난감을 사거나, 게임 아이템을 사거나 하는 식이다. 하지만 그런 것보다는 세뱃돈을 이용한 금융교육을 시도해보는 것은 어떨까.

워런 버핏은 어린시절 아버지에게 받은 돈을 가지고 11살에 주식을 매수해 전설적인 주식투자자로 거듭났다. 어린시절부터의 금융교육은 그만큼 중요하다.

그렇다면 어떤 종목을, 혹은 어떤 금융상품을 매입하는 것이 좋을까.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추천하는 세뱃돈으로 사면 좋을 주식과 상품을 소개한다.

◆ 어떤 종목이 좋을까

증권사의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종목 추천을 받기 전 우선 아이의 세뱃돈이 20만원이라고 가정했다.

세뱃돈의 평균치를 내기는 어렵다. 고심 끝에 최근 취업포털인 잡코리아가 비주얼다이브와 함께 직장인 728명을 대상으로 <설날 세뱃돈>에 관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직장인들은 올 설날 세뱃돈으로 평균 20만1456원을 지출할 계획이라고 답한 것을 감안해 20만원으로 정했다.

이를 바탕으로 국내 주요 8개 증권사를 대상으로 아이들이 세뱃돈을 가지고 투자할만한 종목 5개를 추천받았다. 그 결과 40개 종목(중복 종목 제외시 총 33개)의 종목을 받을 수 있었다.


 

[STOCK] 우리 아이 세뱃돈으로 사는 추천 종목



 

증권사들이 가장 많이 추천한 종목은 SK하이닉스였다. 신한금융투자, 현대증권, KB투자증권이 3곳이 세뱃돈으로 살만한 종목으로 SK하이닉스를 뽑았다.

증권사들이 공통적으로 SK하이닉스를 추천한 것은 안정적 이익 성장 기대감 때문이다. 김성노 KB투자증권 이사는 "안정적인 이익 성장이 기대되는 종목"이라며 SK하이닉스를 추천했고, 김철영 현대증권 연구위원 또한 "실적 사이클이 안정적으로 진입했으며, 재무구조가 개선돼 장기적으로 성장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설문에 참여한 증권사의 전문가들은 세뱃돈으로 아이들이 주식을 산다면 길게 투자할 수 있는 종목, 그리고 아이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사업을 진행하는 종목에 투자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혜경 NH투자증권 상계지점 대리는 "아이들에게는 장기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충분하기 때문에 성장성보다는 사업의 안정성을 갖춘 종목들을 권한다"면서 KT, 신한지주, 한국전력, 아이리버, 쌍용차를 추천했다.

이 대리는 "KT와 한국전력의 경우 경기변동성에 둔감한 통신과 전력업체로서 성장성보다는 안정성에 초점을 두고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며 "고령화시대에는 실제 노동가능 인구가 감소해 비 제조업인 금융업종인 신한지주도 포트폴리오에 넣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성장을 기대할 수 있는 기업 또한 잊지 말아야 한다"며 "아이리버와 쌍용차의 경우는 최근 대주주가 바뀐 기업인데, 안정적인 조직을 기반으로 제2의 성장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포트폴리오에 포함시키길 권유하겠다"고 덧붙였다.

이경민 대신증권 글로벌마켓전략실 연구위원은 "직접 보고 느끼고 생각하면서 주식투자를 경험하는 것이 최고의 교육이라 생각한다"면서 "아이의 눈높이에서 직접 경험하고 느낄 수 있는 종목에 투자하는 것이 좋아보인다. 이러한 관점에서 KB금융, 키움증권, 유진로봇, 웅진씽크빅, 코웨이를 추천한다"고 밝혔다.

KB금융과 키움증권의 경우 아이가 눈에 익은 은행과 증권사에 투자함으로써 금융에 대한 관심을 더욱 높일 수 있기 때문에 추천한다는 것이 이 연구위원의 설명이다. 또한 이들은 배당매력도가 높다는 점도 장기투자 성격에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유진로봇의 경우 집에서 볼수 있는 로봇청소기 업체라 주변에서 쉽게 접할수 있으며, 웅진씽크빅은 교육업체이기 때문에 공부하며 강의를 듣고 책을 사서 보며 눈에 익을 수 있어 추천했다.

코웨이의 경우 생활용품업체로 비데나 정수기 등등 집안에서 볼 수 있기 때문에 추천한다고 덧붙였다.

◆ 개별 종목 투자 곤란하다면?

개별 종목에 대한 투자가 너무 위험하다고 생각되면 간접투자상품은 무엇이 있을까.

증권 전문가들은 가입과 함께 금융교육을 시킬 수 있는 어린이펀드와 더불어 채권펀드, 배당펀드 등 안정적이면서도 꾸준한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펀드들을 추천했다.

어린이펀드의 경우 통상적으로 경제교육과 상해보험 등 다양한 부가혜택이 있는 경우가 많다. 수익률을 노리기보다는 금융교육을 시킨다면 어린이펀드가 좋다는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최광철 대신증권 상품기획부장은 투자와 경제교육을 동시에 진행할 수 있는 어린이펀드에 가입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며 '신한BNP엄마사랑어린이적립식펀드'를 추천했다.

최 부장은 "이 펀드는 일반의 펀드와는 달리 어린이, 또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경제교육 프로그램이 연계되어 있어 펀드투자로 수익률을 높이는 수단 외에도 아이들에게 자연스럽게 경제교육 또는 금융마인드를 가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며 "더불어 어린이펀드는 어린이에게 맞는 투자보고서 등이 제공되므로 자녀와 함께 어린이펀드를 운용하다보면 어린이들이 경제교육에 보다 쉽게 접근할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교육목적이라면 특정 상품보다는 투자에 대한 이해와 복리 수익률의 효과를 가르치기 위해 상품을 골라서 가입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는 조언도 있었다.

이혜경 대리는 "특별한 상품보다는 주식형펀드와 채권형펀드를 각각 1개씩 가입한 후 10년 후 이 상품들이 어떤 가격으로 변화하는지를 가르치는 것이 세뱃돈이 2배, 3배가 되는 것보다 좋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면서 NH-CA올셋국채10년인덱스펀드와 NH-CA올셋스마트베타+증권펀드를 추천했다.

이 대리는 "상품의 수익률을 보기보다는 1년마다 각 펀드의 가격변화를 보고 아이들에게 경제상식을 가르치기를 권유드린다"며 "채권형펀드의 수익률이 10%가 넘는 이유와 주식형펀드에서 발생하는 배당이라는 것은 무엇인가 등을 질문하며 스스로 고민하게 하면 추후 아이들이 성인이 됐을때 본인의 자산을 관리하는데 도움이 되는 경제상식을 경험으로 가르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