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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유로존의 양적완화(QE)와 일본의 아베노믹스 등 글로벌 유동성 장세가 오히려 수출 위주의 자동차 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일제히 현대차의 목표주가를 내리고 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전일 대비 19.94포인트(0.94%) 상승한 2139.9에 장을 마감하며 3년8개월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시가총액 상위권 종목들도 현대차와 기아차를 제외하고 대부분 오름세를 보였다. 현대차는 이날 0.59% 하락해 약보합권에 머물렀다.
연초부터 코스피지수는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는 반면 현대차의 주가는 역행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까지 코스피지수는 11.79% 상승했지만 현대차는 오히려 0.59% 떨어졌다.
현대차의 시가총액도 현저히 줄어들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세계 시가총액 500대 기업 가운데 현대차의 순위는 지난해 201위에서 360위로 추락했다. 시총은 501억달러(54조5000억원)에서 342억달러(37조2000억원)로 지난해보다 159억달러(17조3000억원) 줄었다.
현대차의 주가가 상승세를 타지 못하는 이유는 주요 국가의 통화가치가 떨어지며 수출 실적이 부진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유로화 환율은 전년 대비 14.5% 하락했고 러시아 루블화와 브라질 헤알화도 같은 기간 달러 대비 82.3%, 16.6% 각각 절상됐다.
또한 현대차는 세계적으로 판매가 부진하자 재고를 소진하기 위해 인센티브를 제공했다. 이에 따라 비용이 증가하고 출고판매 마저 줄어들어 올해 1분기 실적도 양호한 성적을 기대하긴 힘들다는 진단이다.
이정훈 이베스트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글로벌 재고 소진 작업에 따라 출고판매가 상대적으로 부진해 1분기 기준 금융위기 이후 첫 역성장을 기록했다”며 “유로화와 신흥국 통화 약세의 악영향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따라 이 애널리스트는 현대차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을 11조5455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2%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영업이익은 5022억원으로 집계돼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7%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2분기부터는 현대차가 다시 살아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성장 동력을 다시 찾는 것일 뿐 실제로 양호한 성적표를 기록하는 시점은 하반기가 될 것이라는 의견이다.
최원경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2분기부터 재고에 대한 부담이 완화되고 성수기 효과로 공장 출하가 증가세로 반전될 것”이라며 “다만 당장 성장률은 높지 않을 것으로 보여 환율의 움직임이 매출액 증가폭을 실질적으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신차출시에 따른 효과도 크지 않을 것으로 보여 전년보다 영업이익이 증가할 수 있는 모멘텀은 강하지 않다”고 분석하며 목표주가를 기존 23만원에서 22만원으로 하향 제시했다.
이윤석 SK증권 애널리스트는 “2분기부터는 재고소진이 진행되고 투싼이 판매를 견인할 것”이라며 “주요 국가들의 환율이 우호적으로 움직일 것으로 예상돼 1분기보다는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큰 폭의 주가 하락은 제한적이지만 올해 주당순이익(EPS)는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며 목표주가를 종전 25만원에서 21만원으로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