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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리드 ‘연비 끝판왕’으로 평가받는 프리우스가 가족을 위해 덩치를 키웠다.
기자는 지난 서울모터쇼에서 프리우스V를 처음보고는 막연히 ‘Van’을 뜻하는 V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만큼 기존 프리우스에 비해 차체를 많이 키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동차 업계의 작명은 그리 단순하지 않았다. 토요타 측에 따르면 V라는 이름은 ‘다재다능’을 뜻하는 단어 ‘Versatility’에서 따왔다고 한다. 하이브리드 차량의 높은 연비와 넓은 공간을 갖췄기 때문이다.
23일 한국토요타는 서울모터쇼를 통해 국내 시판을 알린 프리우스V 하이브리드 모델의 미디어 시승행사를 가졌다.
이날 시승은 잠실에 위치한 토요타 복합문화공간 ‘CONNET TO’에서 춘천에 위치한 제이드 가든을 왕복하는 약 127km의 코스로 이뤄졌다.
▲넓은 차체에 개방감, 세련미까지 갖춰
실제로 탑승해본 프리우스V는 기존 프리우스에 비해 정말 많이 커졌다. 수치상으로 살펴보면 전장이 165mm, 전고가 95mm, 전폭이 25mm 늘었다. 특히 뒷좌석 공간과 직접 관련된 축간거리가 80mm 길어졌다.
레그룸도 커졌다. 186cm의 기자가 뒷좌석에 앉았을 때 약간의 공간이 남았다. 트렁크는 한눈에 봐도 커졌다. 곳곳의 숨은 수납공간들이 있는 점도 장점이다.
외모는 최근 발매되는 토요타의 패밀리룩 ‘킨 룩’(keen look)이 적용됐다. 특히 LED주간주행등이 프런트 범퍼에 세로로 길게 배치돼 미래지향적인 느낌을 준다.
커진 몸집은 전면보다는 측면에서 봤을 때 더 강하게 느낄 수 있었다. 전폭보다는 전고와 전장이 많이 커졌기 때문이다. 후면부는 루프스포일러가 채택돼 세련된 외관과 공기역학적 성능을 배가시킨다.
토요타 측에 따르면 프리우스V의 디자인은 공기역학적 성능을 높이는데 집중했다. 공기역학적 성능은 주행성능은 물론 프리우스의 상징인 연비에 특히 중요하기 때문이다.
실내로 들어서서 가장 먼저 느낀 장점은 ‘개방감’이다. 차문 뿐 아니라 문의 앞과 뒤에는 작은 창이 나있는데 이러한 창이 주는 시각적 효과는 놀라웠다. 개인의 취향에 따라 단점이 될 수도 있겠지만 적용된 파노라마 선루프까지 여니 따사로운 4월의 햇살이 차 안 구석구석에 들어온다.
센터페시아의 디자인은 신선하다. 우선 계기판을 대시보드 중앙 윗부분으로 끌어온 것이 인상깊다. 하이브리드 차답게 디지털 계기판이 적용됐다. 스티어링휠에서 한 뼘 정도 거리에 위치한 변속레버도 인상 깊다. 익숙하지 않아 불편했지만 익숙해진다면 충분히 편리하게 느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이나믹 주행’은 없어도 ‘소소한 재미’
넓은 실내공간에 조수석과 뒷좌석의 가족들의 만족도는 높겠지만 운전자는 다소 답답할 수 있겠다. 프리우스 자체가 연비에 집중하다 보니 출력이 높지 않은데다가 차체가 작은 프리우스의 파워트레인을 그대로 가져온 만큼 주행능력에 있어서는 높은 점수를 주기 힘들다.
1798㏄ 4기통 가솔린 엔진에 최대 82마력의 전기모터가 결합돼 내연기관과 전기모터의 시스템 총 출력은 136마력이다.
잠실에서 출발해 춘천을 향하는 동안 주행능력을 집중 점검했다. 기본 에코모드로 주행 시에는 다소 힘이 부족한 느낌이다. 특히 시속 80km를 넘은 상태의 가속에서 약간의 답답함을 느꼈다. 가속 패달을 끝까지 밟으면 엔진음은 커지지만 박차고 나간다는 느낌은 받을 수 없다.
주행모드를 변경해 파워 모드로 설정하면 확연히 다른 가속능력을 체감할 수 있다. 다만 수치상 제원의 한계를 벗어날 정도는 아니고 ‘연비’의 메리트를 상실하게 된다.
춘천에서 다시 잠실로 돌아오는 길에는 ‘소소한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앞서 주행에서 충전된 배터리를 통한 EV모드 주행과 에코모드로 연비에 집중해 운전을 했기 때문이다.
EV모드를 선택하면 엔진을 가동하지 않은 채 전기모터만으로 주행한다. 시속 40~50km를 넘어서면 자동으로 다시 엔진이 가동돼 큰 쓸모가 없을 것처럼 여겨졌지만 다시 서울로 돌아왔을 때의 정체된 도심주행에서는 EV모드가 해제될 일이 없었다. 다만 EV 주행시 배터리가 소모되는 속도는 생각보다 빨랐다.
이날 시승행사에서는 한국토요타 측은 시승에 참가한 기자들의 연비를 측정했다. 오전에 진행된 시승에서 가장 높았던 연비는 24km/ℓ로 프리우스V의 공인연비인 17.9km/ℓ 보다 상당히 높았다.
운전 방식에 따라 공인연비보다 훨씬 높은 연비를 기록할 수 있는 것이다. 다만 많은 구간을 파워모드로 주행한 경우 공인연비를 밑돌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