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별풍선' 모아 억대 버는 BJ들

일부 1인 콘텐츠제작자들이 연간 수억원을 벌어들인다는 보도가 나왔다. 아프리카TV에서 활동하는 인기 BJ들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어떤 방법으로 그렇게 많은 수익을 올리는 것일까.


◆유튜브와는 다른 아프리카TV의 수익구조
1인 콘텐츠제작자가 인기를 끄는 것은 비단 우리나라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전세계적으로 수많은 콘텐츠제작자가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자신의 콘텐츠를 선보이고 수익을 올린다. 대표적인 플랫폼은 단연 ‘유튜브’다.
유튜브의 경우 구글의 애드센스와의 연동을 통해 광고수익을 창출하는데, 모집한 광고주가 지불하는 광고금액을 콘텐츠 제작자와 유튜브가 55대 45로 분할하는 구조다.

물론 이는 수익창출을 원하는 제작자에 한정된다. 유튜브 계정설정에서 ‘수익창출’ 항목을 ‘사용’으로 선택하거나 동영상을 게시하며 ‘광고로 수익창출’이라는 항목을 체크하면 해당 영상에서 발생하는 광고수익이 배분된다.


일례로 미국 순위집계사이트 더리치스트에 따르면 유튜브를 통해 가장 많은 수익을 올린 사람은 ‘디즈니콜렉터BR’이라는 닉네임의 유저로 디즈니 만화에 등장하는 캐릭터 등 장난감을 이용해 촬영한 동영상을 올려 4년 동안 1300만달러(한화 약 151억원)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유튜브는 광고수익뿐 아니라 자신의 채널을 유료화해 월간 혹은 연간 구독요금을 지불하는 유료시청자에게만 방송을 볼 수 있도록 하는 폐쇄형 수익창출 방법도 제공한다. 유료채널을 만들기 위해서는 1000명 이상의 구독자를 보유해야 한다.

우리나라에도 유튜브와 비슷한 형식의 수익구조를 갖춘 플랫폼이 있다. 지난 1999년 서비스를 론칭한 ‘판도라TV’는 제작자뿐 아니라 타 사이트에 영상을 공유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사이버머니인 ‘큐피’를 적립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1인 제작 콘텐츠를 선보이는 가장 대표적인 플랫폼은 ‘아프리카TV’다. 아프리카TV의 경우 유튜브와는 다르게 시청자가 제작자에게 직접 선물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제작자의 수익을 창출한다.

시청자는 아프리카TV에서 이른바 ‘별풍선’이라는 아이템을 구매해 콘텐츠제작자인 BJ에게 선물할 수 있다. 별풍선 가격은 한개에 100원, 부가세를 포함해 110원이다. BJ는 자신이 받은 별풍선을 아프리카TV를 통해 현금으로 환산받을 수 있는데 일반 BJ의 경우 아프리카TV 측이 현금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40%의 수수료를 가져간다.

아프리카TV에서 가져가는 수수료는 BJ의 등급에 따라 달라진다. 어느 정도의 팬을 확보하고 꾸준히 방송을 실시하는 BJ의 경우 신청을 통해 베스트BJ, 파트너BJ가 될 수 있는데 베스트는 약 30%, 파트너는 약 20%의 수수료를 뗀 수입을 벌어들인다.

최근 아프리카TV에서 활동하는 한 BJ는 자신의 열혈팬으로부터 38만개의 별풍선을 단번에 선물받아 화제가 됐는데 38만개의 별풍선을 현금으로 환산하면 3800만원. 해당 BJ가 베스트등급의 BJ인 점을 감안하면 70%에 해당하는 2660만원을 순식간에 벌어들인 셈이다. 원천징수되는 세금 3.3%(85만8000원)를 제외한 실수입은 2574만2000원이다.

아프리카TV 별풍선 구매화면.  /사진=아프리카TV 홈페이지 캡처
아프리카TV 별풍선 구매화면. /사진=아프리카TV 홈페이지 캡처
유튜브 광고화면. /사진=유튜브 홈페이지 캡처
유튜브 광고화면. /사진=유튜브 홈페이지 캡처
[커버스토리] '별풍선' 모아 억대 버는 BJ들

◆아프리카 BJ, ‘별풍선’ 어떻게 받나
그렇다면 왜 시청자들은 BJ에게 별풍선을 선물하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생긴다. 굳이 별풍선을 주지 않더라도 해당방송을 감상하는 데는 아무런 제약이 없기 때문이다.

이는 아프리카TV가 기본적으로 생방송인 만큼 시청자와 BJ가 채팅을 통해 실시간으로 직접 교류하면서 BJ가 별풍선을 이끌어내기 때문인 것으로 여겨진다. 시청자는 별풍선 선물을 통해 자신의 닉네임이 방송에서 언급되며 주목받고 이제는 연예인처럼 여겨지는 BJ가 자신을 기억하는 걸 즐긴다. 수익구조 자체가 ‘선물’에 집중되다 보니 BJ가 제작하는 콘텐츠가 별풍선에 집중되는 경향을 보이기도 한다.

일례로 기자가 시청한 한 ‘먹방’(먹는 방송)에서 한 BJ는 7종류의 배달음식을 다 먹은 뒤 배가 불러 고통스러워하면서도 “별풍선 500개를 쏴주면 짜장면 하나를 더 먹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시청자들이 10~100개씩 별풍선을 선물해 500개가 되자 구토를 할 듯 고통스러워하면서도 음식을 더 먹었다.

19세 미만 시청불가 등급 방송의 경우 이 같은 경향이 더 두드러진다. 한 여성 BJ는 “가장 많은 별풍선을 선물한 사람의 노예가 돼 시키는 것을 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우며 시청자의 별풍선 선물에 경쟁을 붙였다.

물론 이를 모든 BJ로 일반화할 수는 없다. 6개월째 꾸준히 기타강좌 방송을 하는 한 BJ는 “언론에서 알려진 것과는 달리 ‘떼돈’을 버는 것은 극히 일부 BJ에 한정된다”며 “별풍선을 끌어낼 만한 자극적인 방송을 하지 않으면 많은 사람이 시청하더라도 방송을 통해 돈을 버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애교나 섹시댄스, 욕설이나 음담패설 등 자극적인 방송으로 많은 별풍선을 받는 방송을 보면 질투가 나기도 한다”면서도 “하지만 내 얼굴을 내놓고 그런 방송을 하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아프리카TV 측에서도 별풍선으로 인한 수익구조 탓에 발생하는 여러 문제들을 인지하고 콘텐츠의 질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강구했다. 지난 2013년 8월 ‘애드타임’을 통해 BJ와 광고수익을 공유하는 시스템을 만들었지만 광고주와 BJ 간 의견이 조율되지 않아 크게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아프리카TV 관계자는 “방송 중간에 잠시 광고를 상영하는 형식의 시스템을 구축했지만 광고주가 원하는 BJ가 한정돼 있어 지금은 많이 활용되지 않는다”며 “아직 초기 단계이므로 점차 시스템을 개선해 방송의 질적 향상에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95호에 실린 기사입니다.